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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핵심관계자 검열 의도라면 만날 계획 없다"
"윤석열, 의제 조율해야만 만날 수 있나…윤핵관 당 쑥대밭 만들어"
2021-12-03 14:25:57 2021-12-03 14:25:57
[제주=뉴스토마토 민영빈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3일 윤석열 후보와 제주도 만남이 불발된 배경에 대해 "후보 측에서 저희 관계자에게 만나자는 제안을 하면서 의제를 사전 조율해야지만 만날 수 있다고 했다고 한다"며 "굉장한 당혹감을 느낀다"고 강한 불쾌감을 토로했다. 
 
이 대표는 이날 제주 시내 모 카페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 대표와 후보가 만나는데 의제를 사전 조율하지 않아서 만날 수 없다고 하는 것은, 제가 누군가에게 그걸 왜 사전에 제출해서 검열을 받아야 되는가에 대한 강한 문제의식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당 대표와 만나는 자리에 후보가 직접 나오지 못하고, 만약 핵심 관계자의 검열을 거치려는 의도라고 한다면 저는 절대 만날 계획이 없다"고 못 박았다. 또 "윤 후보와 만난 뒤에 후보와 상의해서 결정했던 일들이 전혀 통보받지 못한 상황에서 나중에 뒤집히는 경우가 꽤 있었다"고 폭로했다.
 
이 대표는 "그게 아니라면 저는 당연히 허심탄회하게 후보를 만나서 100% 상의할 의사가 있다고 어제 밝혔는데, 오늘 아침에 이뤄진 조율이라는 것은 실망감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고 재차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이준석이 홍보비를 해먹으려 한다'는 자신의 주장과 관련해 윤 후보가 '그런 얘기를 들은 적 없다'고 반응하자  "그러면 그 핵심 관계자는 더 큰 책임을 져야겠다"며 "그거야말로 이간 행위가 실제로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이게 더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윤핵관'(윤석열 후보 핵심 관계자)을 겨냥해 "굉장히 큰 문제인 게 핵심 관계자라는 사람이 당을 쑥대밭으로 만들어 놓고 있어도 아무도 문제의식을 가지지 못했다는 것"이라며 "후보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고 직격했다.
 
그는 "이수정 교수를 임명할 때도 후보가 임명 의지를 밝혔고 임명하시면 된다. 다만 공식적으로 내가 반대의견 남겼다는 건 밝혀주시라고 얘기했다"면서 "그런데 저에게 래디컬 페미니즘을 가르쳐 주겠다느니, 도대체 얼마나 후보 측이 기고만장하면 당대표에게 가르치겠다고 하고 앉아있냐"고 따졌다.
 
이 대표는 '윤 후보가 다른 사람들 통화하지 않고 직접 연락이 와서 만나자고 하면 지금이라도 만날 의향이 있냐'는 질문에 "저는 의제를 조율할 생각이 없다. 후보가 만나자고 하면 제가 올라가겠다"며 "지금 후보 주변에서 아주 잘못된 조언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는 윤 후보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자신을 백 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한 젊은 당대표로 추켜세운 데 대해선 "저를 대단한 인물을 알고 있으면 계속 만나고 싶어하고 진짜 상의하고 싶어할 것"이라며 "대단한 인물이 있는데 상의는 별로 하고 싶지 않다는 걸 뭘로 받아들일지는 잘 모르겠다"고 비꼬았다.
 
또 이 대표는 "울산에 갈 것"이라며 "원래 계획된 일정이었고, 울산에 가야 할 이유가 있다"고 했다. 다만 울산에 가는 이유와 만날 사람에 대해선 함구했다.
 
당무를 거부하고 전국 순회일정을 돌고 있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3일 오전 제주시 연동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제주=민영빈 기자 0empt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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