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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홍준표·유승민·김종인에 이준석까지…윤석열의 '마이웨이'
윤석열, 몇몇 측근에만 의존…거듭된 패싱 논란에 이준석 잠적
2021-11-30 15:24:08 2021-11-30 20:33:46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마이웨이를 고집, 계속된 충돌과 갈등만 재생산하고 있다. 몇몇 측근에만 의존, 화합과 포용의 리더십 또한 보여주지 못한다는 평가다. 경선 경쟁자였던 홍준표·유승민, 두 사람의 지원이 요원해진 상황에서 대선 필승카드로 여겼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합류마저 무산됐다. 여기에 이준석 대표는 거듭된 '패싱' 논란에 당무를 보이콧한 상황. 총체적인 난국이다. 
 
'패싱' 논란에 종적 감춘 이준석…상임선대위원장 사퇴?
 
이 대표가 급기야 30일 종적을 감추는 등 당내 혼돈이 극에 달했다. 당사로 출근하지 않았고 전화기도 꺼져있다. 예정된 일정도 모두 취소됐다. 앞서 이 대표는 윤 후보와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 간 면담과 기자간담회, 선거대책위원회 청년위 출범, 윤 후보의 충청 유세 일정 등을 사전에 알지 못했다. 자신과 상의도 없이 윤 후보의 충청 일정에 동행하다고 언론에 알려지자 "적어도 이준석 일정은 이준석에게 물어보고 결정해달라"고까지 했다.
 
조수진 선대위 공보단장이 "선대위가 닻을 올리면 최고위원 등 직함은 활동이 중단되는 것으로 봐야 한다. 이것은 이 대표를 포함한 모두에게 적용된다"고 언급한 것도 이 대표를 불쾌하게 만들었다. 특히 강하게 영입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혔던 이수정 경기대 교수가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선임되자 이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그렇다면 여기까지입니다"라는 글에 이어 '^_^p'는 이모티콘을 올렸다. 이모티콘의 영어 소문자 'p'는 '엄지척'의 엄지를 거꾸로 든 모양으로, 대결 상대를 향한 경고의 의미를 담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사진/뉴시스
  
당 안팎에서는 윤 후보와 이 대표 간 갈등이 노골화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윤 후보는 권성동 사무총장에게 사태를 파악할 것을 지시했다. 여러 채널을 통해 이 대표에게 접촉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도 전해졌다. 반면 이 대표는 당분간 선대위 활동 보이콧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상임선대위원장 사퇴 얘기도 나돌고 있다. 당원들이 선출한 당대표 직만 수행하겠다는 의미다. 
 
윤 후보 측에선 이를 돌발행동으로 규정, 주도권 싸움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이 대표가 윤 후보를 향해 "정치를 잘 모른다"며 조언의 필요성 등을 언급한 것에 대해 "뒤끝"이라는 맞대응 식의 반응도 나왔다. "후보가 중심이 돼야 하는 대선 판에서 당대표가 주연이 되려고 한다", "당대표가 후보를 흔들고 있다"는 얘기도 공공연하게 흘러나왔다. 이미 적신호가 켜졌다. 
 
홍준표 날선 관전평… 윤석열, 김종인과 결별 시인 
 
경선 경쟁자였던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의 합류도 요원하다. 여전히 2030 구심점을 자임하고 있는 홍 의원은 장외에서 대선 관전평을 이어가고 있다. 윤 후보에 대한 비판도 서슴지 않는다. 홍 의원은 자신의 온라인 플랫폼 '청년의꿈'에 "이상한 사람들이 설쳐서 대선 캠프가 잡탕이 됐다"고 지적했다. '윤 후보가 당대표를 내치려 한다'는 또 다른 질문에는 "당대표를 겉돌게 하면 대선을 망친다"고 답했다. 또 "지난 당대표 선거에서 떨어진 중진들이 몰려다니며 대표를 저렇게 몰아세우니 당이 산으로 간다"고 했다. 당내 최고의 정책통인 유 전 의원은 일찌감치 윤 후보와 접촉을 끊고 잠행을 이어가고 있다. 
 
윤 후보는 총괄선대위원장으로 내정됐던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과의 결별도 시사했다. 윤 후보는 전날 대전 유성구에서 청년들과 만나 "킹메이커는 국민이다. 그리고 2030 여러분"이라고 했다. 표면적으로는 '킹메이커'인 김 전 위원장의 자리를 비워놓으며 합류를 고대한다면서, 현실적으로는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 체제에 힘을 실으며 대선 강행 의지를 분명히 했다. 결국 '내 뜻대로 움직이는 사람들'로만 채워지게 됐다는 평가다. 
 
당 관계자는 "윤 후보가 주장이 더 강해졌다. 권성동과 장제원 등 핵심 측근 말만 듣는다. 문고리 3인방 얘기도 다시 나오고 당이 엉망이다"면서 "대선은 후보 혼자서 치를 수 없다. 생각이 좀 달라도 역량 있는 사람들이 함께 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원내대책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선대위 구성을 포함해서 당이 새로운 모습으로 국민들께 다가가는 데 대해 그렇게 성공적이지 못하다는 비판을 아프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이대로 가면 결국 대선 필패로 이어지고 당 전체가 타격을 입게 된다. 후보 주위에서 캠프가 잘못하는 부분을 계속 지적해 줘야 한다"며 "민주당이 개선하고 쇄신했듯이, 그렇게 해야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사진/뉴시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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