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 인선안에 대해 "형식만 있고 내용이 없다. 나는 안본 걸로 하겠다"고 거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복수의 핵심 관계자들에 따르면, 윤 후보는 이날 김 전 위원장을 만나 자신이 마련한 선대위 인선안을 내밀었지만 김 전 위원장의 반대로 최종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윤 후보는 김 전 위원장과의 비공개 회동 이후 주위에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다만, 김 전 위원장에 대한 존중과 예우 차원에서 다시 인선안을 마련, 설득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김한길-김병준-주호영-장제원 인선에 '비토'
윤 후보가 가져간 선대위 인선안에는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를 비롯해 주호영, 김태호, 장제원 의원과 나경원 전 의원 등이 담겼다고 한다. 물론 김 전 위원장은 예상대로 총괄 선대위원장에 이름을 올렸다.
김 전 위원장은 "형식만 있고 내용이 없다. 안본 걸로 하겠다"며 사실상 인선안을 뒤엎었다. 이준석 대표와 이양수 수석대변인이 두 사람의 만남을 확인해줬음에도 김 전 위원장이 만남 자체를 부인한 것은 선대위 인선을 둘러싼 파열음 때문으로 보인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왼쪽)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사진/뉴시스
김종인 예우하되, 김한길 카드 의지 완고
윤 후보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김한길, 김병준 카드에 대한 의지는 확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날 오후 이양수 수석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낸 배경에 윤 후보의 지시가 있었다는 후문이다.
이 수석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후보는 김 전 위원장이 생각하는 정책의 방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새로운 조직의 필요성에 공감했고 준비할 예정"이라면서도 "김한길 전 대표와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으로부터도 많은 조언과 도움을 받았다. 이 분들의 의견도 잘 수렴해 선대위 구성을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했다.
한 관계자는 "이 수석대변인의 브리핑에 모든 게 담겼다"면서 "김 전 위원장에게 존중의 뜻을 담아 예우를 차리면서도 김 전 대표와 김 교수를 모실 뜻도 고수했다. 윤 후보의 의지"라고 귀띔했다.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사진/뉴시스
윤석열, 김한길에 "기다려달라" 양해 구해
이에 따라 윤 후보와 김 전 대표의 만찬 자리도 좋은 분위기가 아니었다. 두 사람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의 한 음식점에서 만났다.
윤 후보는 이 자리에서 김 전 대표에게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고 양해를 구했다. 김 전 대표는 불쾌한 듯 만찬 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통합위원장으로 선대위 합류를 검토 중이냐'는 거듭된 질문에도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당 안팎에선 김 전 위원장이 김 전 대표나 김 교수를 자신의 견제용으로 의식해 비토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하고 있다. 앞서 김 전 위원장은 "허수아비 노릇은 하지 않겠다"며 사실상 전권을 요구해 왔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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