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칼럼) 신용이 좋아 특혜대출 아니라는 국세청장
입력 : 2021-10-13 06:00:00 수정 : 2021-10-13 06:00:00
김의중 금융부장
“2013년 당시에 8개 시중은행으로부터 여러 가지 지원서를 받았고, 저희 직원대표위원회에서 그 당시 공정하고 투명하게 선정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금리는 아마 해당 은행에서 연체율이라든지, 신용도를 감안해서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김대지 국세청장이 지난 8일 국세청 국정감사에서 금리 1%대 특혜대출 의혹에 대해 내놓은 답이다.
 
본지 보도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지난 2018년 8월 국세청과 2013년 맺은 금융협약을 재연장했다. 국세청 직원에 대한 전용 신용대출 상품을 협약한 것으로, 최대한도는 2억원, 최저금리는 1.84%다. 당시 시중은행 금리는 4% 정도였다. 
 
특히 이 협약을 맺은 시점이 의심스럽다. 신한은행이 정기 세무조사를 받은 2018년 7월 직후라는 점에서다. 대가성 의혹이 생기는 이유다. 국세청의 수상한 대출 협약은 2013년에도 있었다. 해당 신용대출 상품 협약을 처음 맺은 해다. 국세청은 그해 7월부터 10월4일까지 4개월간 신한은행에 대해 세무조사를 실시했다. 이후 같은 해 10월27일 신한은행을 금융협약 대상 은행으로 선정해 이 상품을 출시한 것이다. 
 
두 번의 세무조사와 두 번의 대출 협약이 우연의 일치라 하더라도 낮은 금리 자체는 설명할 길이 없다. 김대지 국세청장은 국세청 직원들의 신용이 우수해 이런 대출금리가 산정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일반인이었다면 아무리 소득이 많고 신용이 좋아도 절대 받을 수 없는 저금리라는 점에서 황당한 답일 뿐이다. 
 
사실 공무원 특혜대출은 국세청에 국한된 얘기는 아니다. 농협 등 타행에서도 경찰공무원과 서울시 등 지자체 공무원 등에게 1%대 금리로 돈을 빌려준다. 집값을 잡겠다며 금융당국이 대출규제를 강화하기 직전인 지난해 하반기까지만 해도 공무원 사이에서 1%대 신용대출은 흔한 일이었다. 한도도 넉넉해 당시 연봉이 5000만원 수준의 지자체 공무원은 1억5000만원까지 대출이 됐다. 전세대출에도 우대금리는 여지없이 작용했다. 
 
은행권에선 공무원의 신분이 확실하고 직장도 안정적이어서 일반인보다 리스크가 작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실제 대출을 받은 공무원 중에는 별정직, 임기제 같은 임시직급 공무원들도 다수다. 이들의 상환능력이나 리스크가 일반 직장인보다 낫다고 장담할 수 없다.
 
은행들의 공무원 특혜대출 행태는 이런 협약 상품이 아니더라도 일상에서 빈번이 일어난다. 한 은행 직원은 “대출에 있어 우대금리 혜택은 정해져 있지만, 은행 재량권으로 공무원에게는 우대를 해주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최근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로 공무원들의 대출 한도 역시 줄긴 했지만, 금리 등 특혜는 계속되고 있다. 실수요자마저 돈 빌릴 곳이 없어 대부업계까지 떠밀리는 일반인들의 입장에선 여전히 딴 세상 얘기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유동성 축소를 통한 금융건정성 확보가 작금의 대출 조이기 목표라면 공무원이라고 해서 열외가 있을 수는 없다. 특혜성 금리를 주는 상품은 빠르게 폐지하고, 한도나 금리에 있어서도 일반인과 형평성을 맞춰야 한다. 그러지 않고서는 금융당국의 규제는 이중적일 수밖에 없고, 대출을 필요로 하는 국민들의 원망만 깊어질 뿐이다.
 
김의중 금융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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