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빌라 소유주 찾아요"…'신통기획' 시행에 동의서 확보전 치열
자치구 별 재개발 구역 지정 가능성 높이기 경쟁
5평 빌라 기본 6억…다음 공모 노리고 매물 거둬들이기도
신축 빌라 투자 리스크에 기존 빌라 희소성 더 커
입력 : 2021-09-26 15:15:54 수정 : 2021-09-26 15:16:38
[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빌라 소유주세요? 저희가 애타게 찾고 있습니다. 사무실 나오셔서 설명 좀 들어보세요."
 
"지금부터 준비하면 내년부터는 (재개발 구역 지정) 가능성이 있으니 지금은 투자하셔도 돼요. 지금 5.5평에 6억2000만원짜리 매물 있어요. 이것도 겨우 나온 매물이에요."
 
오세훈표 재개발 사업인 '신속통합기획' 공모가 지난 23일부터 시작되자 서울 노후 저층주거지 밀집지역이 바빠졌다. 같은 자치구 내에서 선정 가능성을 더 높이기 위해 추진 주최측들이 동의서 확보 경쟁을 하거나 빌라 소유주들이 다음 공모를 노리고 비싼 가격에 매물을 내놓는 사례다.
 
지난 24일 기자가 찾은 광진구 자양4동은 1구역과 2구역으로 나뉘어 재개발을 추진하고 있었다. 이들은 서로 주민 동의율을 더 높이기 위해 발품을 팔아 빌라 소유주를 찾는 등 '눈치작전'이 한창이다. 서울시가 올해 25개의 신규 재개발 구역을 지정하겠다고 발표했는데, 하나의 자치구에서 중복으로 구역이 지정될 가능성 보다는 서울 내 25개 자치구에서 골고루 선정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자양4동 1구역의 경우는 재개발 주친 주체가 세 군데로 나뉘어 이해관계가 복잡한 상태였다. 준공 15년으로 노후도가 낮은 광진한화꿈에그린아파트와 인근 신축빌라를 재개발 구역에 포함하자는 곳과, 노후도를 최대한 올리기 위해 해당 구역을 빼자는 곳, 그리고 지역주택조합이 있다. 재개발 가능성이 없다며 신축 빌라 분양을 홍보하는 곳도 있었다.
 
자양4동 재개발 추진준비위원회 관계자는 "재개발 구역 지정이 늦어질수록 신축 빌라가 들어설 가능성이 높다"며 "이로 인해 노후도가 낮아지고 지분 쪼개기로 소유주가 많아지게 되면 사업은 계속해서 표류한다"고 우려했다.
 
은평구 일대도 비슷한 분위기였다. 증산3구역의 경우는 내년 공모를 목표로 지금부터 동의서를 징구하고 있었다. 공모가 확실해져 투자가치가 더 올라갈 경우를 대비해 빌라 매매 물건은 자취를 감췄다. 인근에 기존 재개발 추진 단지인 불광동 보다도 매물이 더욱 없어서 부르는 게 값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신축 보다는 기존 빌라의 가치가 더 높은 분위기다. 신축을 분양 받았다가 권리산정일 이전에 등기를 못 하게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권리산정일은 향후 재개발 구역으로 지정될 경우 공모일을 기준으로 소급 적용되는데, 이렇게 되면 공모일 이후 등기를 하게 되면 입주권을 못 받는 리스크가 있다.
 
증산동 한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올해 구역 지정이 안되면 공공재개발에도 도전하자는 주민들도 많기 때문에 재개발 추진은 계속될 것"이라며 "때문에 신축 빌라를 분양 받는건 추천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마포구 대흥5구역(가칭)은 주변이 모두 신축 아파트에 둘러싸인 곳이다. 재개발 추진준비위원회가 신속통합기획서 신청 동의서를 접수한다는 내용의 현수막도 붙었다.
 
신축이 많은 편이라 재개발을 위한 준비는 이제 시작이라는 분위기지만 빌라 시세는 웬만한 재개발 구역 못지 않다. 5평 가량의 매물은 6억원이 넘지만 전세 보증금은 2억5000만원에 그쳤다. 통상 서울의 빌라 전세가율이 매매가의 90% 수준을 웃도는 점을 감안하면 빌라가격에 거품이 많이 낀 셈이다.
 
신속통합기획 공모를 위해 지난 24일 동의서 신청 접수가 이뤄지고 있는 마포구 대흥동 일대 저층주거지 모습. 사진/윤민영 기자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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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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