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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등교 확대 반갑지만, 집단 감염 어쩌나"
2학기 등교수업 60.6%→78.3%로
급식 실시로 고학년·저학년 동선 겹쳐
'거리 두기'로 시간 지체…방역인력도 절대 부족
"27~28명 규모 학급, 거리두기 사실상 불가능"
2021-09-07 17:01:13 2021-09-07 19:09:53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이번주부터 등교 확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교육 현장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대면 수업의 필요성은 인정하더라도 코로나19 방역이 걱정된다는 것이다. 대면 수업 취지를 제대로 달성하고 있는지 의문이라는 시각도 있었다.
 
7일 교육부에 따르면, 본격적인 2학기 등교 확대 첫날인 지난 6일 전국 학교 2만446곳 중 96.6%인 1만9753곳이 등교 수업을 실시했다. 등교 수업에 참여한 학생 비중은 60.6%에서 78.3%로 늘었다. 지난 1일보다 17.7%P 증가한 수치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 6일부터 거리두기 3단계에서 전면등교, 수도권 등 거리두기 4단계 지역의 경우 초등학교와 중학교 최대 3분의 2, 고등학교는 전면등교까지 가능하게 했다.
 
학부모들은 대면 수업이 필요하다고 보면서도 방역을 걱정했다. 서울 지역 초등학교 1학년 학부모 이모씨는 "등교 확대로 고학년이 급식실에서 식사하면서 저학년과 동선이 겹치니 염려가 된다"며 "주변 학교들을 보면 다른 학년보다 5~6학년에서 확진자가 나오더라"고 말했다.
 
심중섭 세현고등학교 교장은 "전면등교하면서 중식이 가장 힘들다"며 "거리두기하면서 먹느라 기존 점심 시간보다 많이 걸리는데다, 소독하고 학생을 내보내는 과정을 반복할만한 급식 보조요원이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학생들의 교실 사용 빈도가 높아져 역시 방역 인력지원이 필요하다"며 "교육부나 서울시교육청이 지원한다고 했지만 아직 실제로 인력 추가가 이뤄지지 않아 기다리는 중이다. 급식 등 방역 인력 추가가 당장 필요하다"고 발을 동동 굴렀다.
 
B중학교의 김모 교사는 "최근 일주일 사이에 학교에서 확진자가 5명 정도 발생했다"며 "최초 확진 학생과 같이 어울리고 농구하고 노래방에 가다가 감염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학교는 학생이 많은 학급이 27~28명으로 거리두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단기적으로는 교직원 회의나 교장 선생이 판단해 단위 학교에서 등교 여부를 판단하는 재량권을 많이 주고, 중장기적으로는 학급당 학생 수를 20명 이하로 줄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 2일부터 6일까지 전국 고등학교 이하 학교급에서 학생과 교직원 신규 확진자는 총 842명이었다. 지난 6일에도 151명을 기록했다.
 
이외에 학교가 교과서 위주로만 수업을 할 경우 대면 수업 취지를 달성하지 못한다는 비판도 있덨다. 6학년 학부모 박모씨는 "딸이 일기장 반페이지를 게임으로 채우더라"며 "최대한 체험이나 힐링, 예술, 신체 활동을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정서 활동에 대한 정책을 내놨다고 하는데 전혀 체감을 못하겠다"며 "소독제 뿌리는 것만이 방역이 아니라 '정서 방역'이라고 생각해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양대 교원단체인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이날 논평에서 △적극적 방역 지원 △교사로부터 방역 업무 분리 △거대학교도 급식소 조리 음식을 최장 2시간에 배식 완료하도록 하는 법령 손질 △학급당 학생 수 20명 상한 △행정업무 부담 완화 등을 촉구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의 조성철 대변인도 "백신 접종 등으로 초등 돌봄 인력에서 공백이 생겼을 경우 대체 인력 찾기가 어렵고, 못 구할 경우 교사가 '땜빵'을 해야 하는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6일 오전 서울 강북구 번동초등학교에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사진=뉴시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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