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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익도의 밴드유랑)백예린과 더발룬티어스 “조금 더 과감하고, 자유롭게”
셀프타이틀 데뷔 앨범 ‘The Volunteers’ 인터뷰②
2021-06-21 11:50:47 2021-06-21 11:50:47
[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대중음악신의 ‘찬란한 광휘’를 위해 한결같이 앨범을 만들고, 공연을 하고, 구슬땀을 흘리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럼에도 TV, 차트를 가득 메우는 음악 포화에 그들은 묻혀지고, 사라진다. ‘죽어버린 밴드의 시대’라는 한 록 밴드 보컬의 넋두리처럼, 오늘날 한국 음악계는 실험성과 다양성이 소멸해 버린 지 오래다. ‘권익도의 밴드유랑’ 코너에서는 이런 슬픈 상황에서도 ‘밝게 빛나는’ 뮤지션들을 유랑자의 마음으로 산책하듯 살펴본다. (편집자 주)
 
밴드 더발룬티어스. 왼쪽 앞부터 시계 방향으로 고형석, 김치헌, 백예린, Jonny. 사진/블루바이닐
 
알은 하나의 세계고, 태어나려는 자는 그 세계를 깨뜨려야만 한다. 록 밴드의 보컬이자 프론트맨을 선언한 백예린은 지금 하나의 세계를 깨뜨리고 있다.
 
‘Square’, ‘그건 아마 우리의 잘못은 아닐 거야’로 한국 대중음악의 새 지평을 열었던 백예린이 밴드 ‘더 발룬티어스’(The Volunteers, TVT)로 돌아왔다. 지난달 27일 발매된 셀프타이틀 데뷔 앨범은 ‘록의 심장’ 영국 런던 한복판에서 울려 퍼져도 딱히 이질감이 없을 정도다.
 
텅 빈 공간에 드럼을 크게 쿵쿵 찍고 시작하는 첫 곡 ‘Violet’부터 록적인 선언이다. 이내 지글거리는 기타리프 덩어리들이 가세하며 앨범 전체를 송두리째 휘감고 뒤흔든다. 
 
선 굵은 파워코드 중심의 배킹 기타 위로 백예린의 멜로디와 보컬은 ‘요술 가루’처럼 반짝인다. 귀에 확확 감기는 직선적 선율, 아름다운 화성, 유려한 비브라토 고음은 단순히 시애틀사운드로만 규정할 수 없다. 록시타부터 크랜베리스, 시네이드 오코너에 이르는 환영의 일렁임. 신비롭고 부드러운 유러피안 색채는 거친 질감의 록 사운드와 범벅 돼 미학적 균형을 이룬다. [참고기사, (권익도의 밴드유랑)백예린과 더발룬티어스 ‘우리가 예외를 만들어야지’]
 
최근 밴드가 직접 꾸린 스튜디오 ‘TVT 클럽’에서 ‘더 발룬티어스’ 네 멤버, 백예린(보컬·기타), 고형석(베이스), Jonny(기타), 김치헌(드럼)을 만났다. 오아시스와 울프앨리스를 듣고 꿈꾸던 이들의 언어는 어느새 그들이 바라던 자유와 닿아있었다. 사회 시스템이 정해 놓은 질서에 물음표를 던진 뒤, 새 세계를 향한 날개를 펴고 있었다. 
 
조금 더 과감하고, 자유롭게…‘집단의식’ 공유하는 ‘TVT 클럽’
 
- 이 곳 ‘TVT 클럽’에 대해 설명을 해주신다면요. 음향, 녹음 장비가 널려 있는 공간이 러프한 밴드의 사운드 질감과 닮아있는 듯해요.
 
형석: 2017년 결성 무렵엔 망원동 제 개인 작업실에서 진행이 됐어요. 그때는 지금처럼 넓은 공간이나 다양한 장비를 가지고 있지 않을 때라 잡히는 대로 곡들을 만들고 사운드클라우드(음원플랫폼)에 올렸었죠. 이 곳은 물론 전문 스튜디오에 비해 녹음에 100% 최적화된 공간은 아니지만, 우리만의 공간이기에 ‘집단의식’ 같은 게 생기는 것은 있어요.
 
예린: 실질적으로 합주도 하고, 공연 준비도 하고, 녹음도 하는 공간이에요. 외부 스튜디오 없이 우리가 편하게 작업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보고 싶었어요. 1집 ‘The Volunteers’ 중 새로 녹음된 곡들(‘PINKTOP’, ‘Let me go!’, ‘Time to fight back in my way’, ‘Medicine’)은 기타, 드럼 같은 악기부터 보컬까지 전부 이 곳에서 녹음됐어요.
 
-녹음에 100% 최적화된 공간이 아니라고 하신 이유는 무엇일까요.
 
형석: 아리아나 그란데나 위켄드 같은 다듬어지고 정갈한 사운드를 제 스스로는 ‘할리우드 방식’이라 하는데요. 저희는 그렇게 소스 하나하나가 완벽한 상태의 사운드를 지향하고 있진 않아요. 조금은 러프하고 인디펜던트 느낌이 있다고 보는 편이 맞을 거예요. 흔히 ‘영국스러운 사운드’라 하면 개러지(차고) 같은데서 녹음하는 방식을 일컫잖아요. 이 공간도 마찬가지에요. 낮은 천장에서 녹음할 때 일어나는 음향적인 일들이 담겼다고 보시면 됩니다. 
 
-모든 밴드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밴드라면 음악만 같이 만드는 것이 아닌, 태도를 공유해야 좋은 결과물을 낼 수 있다고 합니다. 앨범 작업 기간 동안 어떤 것들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진 것들이 있을까요.
 
예린: 개인적으로는 솔로활동을 길게 하다보니까, 그룹으로서 밴드로서 사람들 앞에 서는 것에 대한 마음은 편해진 부분이 있어요. 그 부분이 밴드의 태도와도 관련되는데, 오빠들이 ‘조금 더 과감하게 해도 돼’ 얘기를 해주거든요. 저도 그 부분을 해보고 싶고. 그래서 밴드로서의 태도는 러프함인 것 같아요. 조금 더 과감하게 해보려 하고, 조금 더 자유롭게 해보려 하고.
 
형석: 좋은 음악을 하자 해서 결성됐다기보다는 애초 친한 사람들끼리 재밌고 즐거운 상태를 유지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거든요. 솔로 아티스트로서의 태도 역시 여기서 조금 희석된 것이 아닐까.
 
예린: 억지로 좋은 태도를 공유했다기보다는 편안한 분위기에서 서로 융화가 잘 되고 있는 것 같아요. 평소에 같이 술도 마시고요. TV도 보고 카드 게임도 하면서 놀아요.
 
형석: 녹음, 합주 외에도 이 공간은 술집이 됩니다. 
 
Jonny, 치헌: 준코 느낌의 아지트랄까.
 
멤버들: 하하하.
 
-태도와 연관시켜보면 The Volunteers 앨범의 ‘Let me go!’ 뮤직비디오는 스매싱펌킨스의 ‘1979’를 연상시키더군요. 록의 자유분방함이 느껴지는... 관련해서 만약 어떤 장소에서 인터뷰를 했다고 가정한다면, 어디로 꼽아보고 싶은가요.
 
예린: 제가 오빠들이랑 The Volunteers라는 팀명을 정하게 된 것도, 사실은 일본 여행 때였어요. 비행기보다는 열차 같은데서 했다면 여행 분위기도 나고 좋았을 것 같아요.
 
형석: 의자 돌려서 도시락도 먹고? (웃음) 근데 사실 일본 갔을 때 밴드에 대한 구상은 없었던 것 같고... 
 
Jonny: 술만 먹은 거 아니야?
 
형석: 사실 밴드하자 해서 모인 게 아니에요. 정말 우린 놀면서 시작이 됐어요. 
 
더발룬티어스 고형석(베이스·프로듀서). 사진/블루바이닐
 
○ ‘우리의 길을 걸어가는 한, 문제 될 것은 없어’
 
-앨범 소개를 한 문장으로 요약한 (핑크탑의 가사이기도 한) ‘As long as we walk our path-honey, it don't matter’라는 대목은 어딘가 목적지를 향해 걸어가는 느낌을 줍니다. ‘The Volunteers’라는 이름으로 구상했던, 가고자했던 길은 무엇이었던 것 같습니까.
 
예린: 저는 처음 대형기획사에 속하다보니 자유롭게 내 뜻대로만 할 수 없는 것들이 많았어요. ‘바이바이 배드맨(고형석, Jonny가 활동하던 밴드)’을 좋아해 공연을 자주 보러 갔는데, 무대 위의 자유로운 모습들을 동경했던 것 같아요. 밴드명 ‘The Volunteers’도 시스템 안에서 방황하던 저를 아무런 대가 없이 도와주던 오빠들에 착안해서 지은 것이고요. 음악적 목표를 정해놓은 건 아니지만, 사회에 메시지를 많이 던지는 록 밴드의 이미지를 생각하면서 가사를 쓰는 부분은 분명 있는 것 같아요. 
 
-사실 구상하던 다른 밴드명도 있었다면서요.
 
예린: ‘No Distraction’도 있었고. ‘No Government’ 있었고. 으하. 그 당시 제가 화가 많이 나 있었나 봐요.
 
-예린님은 오아시스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슈퍼소닉’, 영국 밴드울프 앨리스를 접하며 록에 관심을 높여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공통적으로 자유분방하고 자신의 정체성을 거리낌 없이 표현하는 팀들이죠. 구체적으로 가장 임팩트가 컸던,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장면, 즉 한 신(Scene)을 꼽는다면 무엇일까요. 
 
예린: 정말이지 오아시스 다큐를 보고는 ‘저렇게 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싶었어요. 대중이 자기를 인정 안 해도 신경조차 안 쓸 수 있다는 게 충격적이었어요. 나 자신을 조금 내려 놓아도 되는구나, 사람들 앞에 보여 지는 것에 대해.. 물론 과거 영국 밴드신처럼 사람들을 불편하게 하는 태도로 임할 순 없겠지만, 시선에서 자유로운 것은 닮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멤버 분들이 영향을 많이 받은, 혹은 즐겨듣는 음악가가 누구일지도 궁금합니다. 흔히 자신들이 듣는 음악이 새로운 창조의 근간, 토양이 되기도 하니까요. 범위는 상관없을 듯합니다. 최소 해외 1팀, 국내 1팀.
 
치헌: 국내 한 팀은, 근 몇 년 간 검정치마를 많이 들었어요. 해외 한 팀은, 더화이티스트보이얼라이브. 담백한 음악들을 많이 듣게 되더라고요. 귀가 그런 톤에 적응을 하다보니 드럼도 더 그렇게 치려고 하게 되는 것도 있고. 
 
Jonny: 해외는 비틀스를 제일 많이 듣고 지금도 많이 듣고요. 국내는... 
 
예린: 백예린? 들어주세요. 저작권 좀 많이 많이 들어오게...
 
멤버들: 하하. 오케이!
 
Jonny: 산울림. 딱히 기타 톤을 생각하면서 듣는다기보다는 전체적인 음악 느낌을 듣는 편이에요. 기타 영역으로 따지면 에릭 클랩튼 영향을 많이 받았지만, 전체적으로는 비틀스 영향을 받은 것 같아요. 최근에는 애비로드 앨범을 제일 많이 듣긴 했어요. 
 
예린: 저는 에이브릴 라빈. 2000년대 MTV 바이브가 주는 추억이 있는 것 같아요. 한국 팀으로는 최근에는 빛과 소금.
 
형석: 해외는 시이나 링고 제일 많이 들었고요. 국내는 피터팬컴플렉스. 시이나의 악기 배열법이라든지, 음을 쓰는 법, 그리고 편곡이 제 취향을 관통하는 게 있어요. 실제로는 믹스 스타일부터 거의 모든 작업 스타일이 저와는 상당히 다른데도... 피터팬컴플렉스는 데뷔 때부터 앨범 스타일의 변화가 완벽에 가까웠다고 봐요. 펑크로 시작해서 전자음악까지, 사운드가 계속해서 변모해왔죠. 저 역시 그런 부분에 영향을 받은 건 분명히 있어요.
 
더발룬티어스 백예린(보컬·기타). 사진/블루바이닐
 
“The Volunteers, 록적인 선언 맞습니다”
 
-1집 앨범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가보겠습니다. 1990년대 얼터너티브 록의 질감이 돋보이는 앨범입니다. 기타 사운드는 실제 말씀하셨던 소닉유스나 너바나도 연상되고요. 90년대 이 팀들이 왕성하게 활동할 때 즐겨듣던 세대는 아니었을 듯한데, 왜 이런 사운드의 앨범을 내놓으셨는지.
 
Jonny: 그 당시에 즐겨듣던 세대가 아닌 것은 맞아요. 그래도 록 음악을 접하는 흐름은 다들 비슷한 것 같아요. 너바나는 일단 베이스니까. 처음 록 음악을 들은 것도, CD를 산 것도 너바나였어요. 
 
형석: 중고교 시절 폴아웃보이나 마이케미컬로맨스 같은 펑크와 코어가 인기였죠. 그러다가 메탈 찍고, J-Rock 마스터 하고. 
 
Jonny: 다시 나뉘는 거죠. 브리티시 록이냐 아님 LA 메탈이냐. 
 
형석: 결과적으로는 밴드 할 때 되니 다들 취향이 한 군데로 모인 것 같아요. 우리 음악은 정돈을 너무 많이 하면 멋없는 음악인 것은 사실이죠.
 
치헌, Jonny: 기타 튜닝 안 된 상태로 하던 너바나 ‘Come As You Are’영상 봤어요? 음이 안 맞는데도 그냥 노래를 질러 버리더라고요. 우리 공연 때도 그렇게 해보는 것 좋을 것 같아.
 
-개인적으로는 텅 빈 공간에 드럼을 크게 쿵쿵 찍고 시작하는 첫 곡 ‘Violet’부터 록적인 선언 같이 느껴졌습니다. 이번 앨범에서 독특한 기타나 드럼 사운드를 잡기 위해 노력한 부분이 있나요. 기타는 ‘깁슨 레스폴’, 앰프 ‘오렌지’와 ‘퍼즈(fuzz)’ 이펙터, 드럼은 ‘C&C’와 ‘Q’라는 브랜드를 썼다고 봤습니다.
 
치헌: 록적인 선언 맞습니다. (웃음) 드럼 톤 같은 경우는 앨범 전체적으로 묵직한 느낌이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Q’라는 브랜드 역시 엄청 시원시원하고 힘 있는 사운드가 특징이죠. ‘Violet’, ‘Let me go’, ‘Crap’은 다 그걸로 녹음했고요. C&C라는 브랜드도 사용했는데 그건 서스테인(소리가 끊어지지 않고 일정하게 유지되는 상태)이 짧아요. 울림의 유지 간격이 짧은 대신 단단한 소리 질감을 주죠.
 
Jonny: 기타는 레스폴을 제일 많이 쓰긴 했고요. 앰프는 오렌지보다는 사실 팬더 엠프 많이 썼습니다. 퍼즈 이펙터로는 시끄러운 ‘더러운’ 소리들을 주로 만들었던 것 같아요.
 
-음악가들은 어떤 악기를 쓰느냐도 중요하지만, 어떤 장비를 물리느냐, 즉 ‘시그널 체인’도 중요하다고 말하는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또 고형석님은 앨범 전체를 프로듀싱하는 과정에서 고려했던 점이 있으셨나요.
 
형석: 프로 엔지니어가 다루는 영역까지 이해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다만 어쨌든 녹음 과정에서 마이크로 들어오기 전 각 소스들은 이미 완성이 돼야한다는 원칙은 있어요. 결론적으로는 시그널 체인을 생각하기에 앞서 드럼과 기타 소리가 좋게 나오는 것이 우선순위였어요. 그래서 각 악기들의 연주도 하고 싶은 대로 진행했던 것이고. 전체적으로 우리의 연주 소스들은 고역대가 많이 없는 성향인데, 제 취향이 많이 반영됐다고 생각해요.
 
-예린님은 기타연주를 배운 시간들 속에서 어떤 것들을 느끼셨나요. 또 앞으로는 어떤 연주를 해내고 싶으신가요.
 
예린: 기타는 그 전까지도 아버지께 배우기는 했었어요. 엄청 프로페셔널하게까지는 못쳤지만. 밴드를 결성하고 나서부터 페달보드도 새로 맞추고, 어떻게 밟느냐에 따라 다른 소리가 난다는 게 너무 재미있고 신기했어요. 나중에 제 솔로 곡을 쓰는 방식에도 영향을 미칠 것 같아요. 
 
Jonny: 잘 쳐요. 가능성이 있어요.
 
-개인적으로는 예린님의 멜로디와 보컬은 확실히, 거친 록 사운드를 브릿팝적인 색채로 바꿔주는 ‘요술가루’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또 예린님은 쓸 때 ‘팝적인가 록적인가’를 두고 고민도 많다고 하셨는데, 어떤 점을 염두에 두고 멜로디를 쓰셨는지요.
 
치헌: 요술가루 같아요.
 
예린: 정말? 진심 느낀 걸 얘기하라고!
 
치헌: 저 역시 예린이 목소리를 듣는 리스너로서, 예린이가 그대로 했을 때 좋은 것 같아요. 본인이 어떤 고민을 하는지 모르겠으나.
 
Jonny: 예린이가 쓴 멜로디는 우리의 러프한 사운드를 완화시켜주는 느낌이 분명 있는 것 같아요. 올드 록 느낌을 주지 않는 것 같아서 좋은 것 같더라고요.
 
고형석: 저는 록적이라는 말 자체가 모호하다고 생각해요. 록 음악을 쓰는 사람들 중에 어느 정도 팝 성향이 있으면 싫어하는 분들도 계시고, 그게 또 아닌 분들도 계시니까. 그냥 우리 안에서 편하게 자유롭게 나왔을 때 좋으면 그거면 되는 것 같아요. 록적 팝적 구분보다는요. 지금이 딱 좋은 밸런스라고 생각을 합니다.
 
예린: 저는 생의 절반 기간 R&B를 부르며 자라왔기 때문에 사실 멜로디가 팝쪽으로 가긴 하는 것 같은데요. 어떤 노래에서는 제가 오빠들 따라 록 음악 듣고 거기서 영향 받아서 쓰는 것도 있어요. 지금 내가 쓰는 멜로디가 좋다고 의견 줘서, 팝스럽든 록스럽든 편하게 생각하고 가고 있어요. 피아노 앞에 앉아서 작곡하고 그러진 않아요. 멜로디는 보통 오빠들 합주를 보다보면 그냥 머릿속에서 나와요. 가사나 주제는 평소 생각해 두는 편이고요.
 
-솔로로서, 밴드로서 보컬의 발성과 창법에 어떤 차이가 있었는지, 밴드 사운드와 목소리 간 밸러스를 어떻게 조율하려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또 멤버들은 백예린씨의 보컬과 더발룬티어스 사운드의 밸런스에 관해 개인적으로 어떻게 생각하고 계신지도요.
 
예린: 솔로 아티스트로 활동할 때는, 질감으로 말하면 조금 더 부드럽다고 해야 할까요. 기술적으로도 더블링이 많지 않아서 거의 제 목소리 솔로로 가요. 밴드로 할 때는 솔로 트랙을 나눠서 이중인격 같은 느낌을 주죠. 낮은 목소리처럼도 해보고 미친 사람처럼 소리를 질러 보기도 하고. 그렇게 쌓아서(더블링), 도전적인 느낌이 있어요. 솔로로 하던 R&B 팝 장르는 어느 정도 룰이 있고, 거기 안에서 유영하는 느낌이라면, 밴드로서는 특정 룰이 없고 제가 하고 싶은 대로 하고 그 뒤에 멤버들 의견을 조율해서 다듬으면 돼요. 오히려 재미있고 쉬운 것 같아요. 그냥 뱉는 대로, 나오는 대로 하면 돼요.
 
더발룬티어스. 사진/블루바이닐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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