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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왕좌 카카오 VS 네이버, 달아오르는 시총 3위 경쟁
카카오, 종가 기준 네이버 제치고 시총 3위 등극
시총 차이 5700억…증권가 "향후 치열한 각축전 예상"
2021-06-15 15:42:47 2021-06-15 15:42:47
[뉴스토마토 최성남 기자] 대형 플랫폼 기업인 NAVER(035420)(네이버)와 카카오(035720)가 국내 증시 시가총액 3위 자리를 두고 격전을 벌이고 있다. 코로나 팬더믹 시대를 업고 언택트(비대면) 관련 최고 수혜주로 분류되면서 상승세를 탔던 두 회사는 이제 본격적인 라이벌 구도를 펼치는 형국이다.
 
증권가에서는 실적 측면에서는 카카오가 네이버에 뒤지고 있지만, 잠재적인 측면에서는 카카오의 성장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는 현재 국면에서 향후에도 두 회사의 주가는 치열한 각축전이 예상된다는 진단을 내놨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는 2000원(1.40%) 오른 14만4500원에 마감했다. 시가총액은 64조1400억원으로 집계됐다. 네이버는 500원(0.13%) 오른 38만7500원에 장을 마쳤다. 네이버 시총은 63조6500억원으로 두 기업의 시총 차이는 5700억원 가량으로 나타났다.
 
카카오 시총은 다음과 합병했던 2014년 10월에만 해도 네이버의 31.5% 수준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코로나 팬더믹 상황에서 글로벌 상위권 플랫폼 업체들이 언택트(비대면) 수혜주로 분류되면서 가파른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지난해 상승률은 카카오 153%, 네이버 56%로 나타났다.
 
카카오는 네이버보다 훨씬 빠른 상승세를 타면서 전날 종가 기준으로 카카오 시총은 63조2600억원, 네이버 시총은 63억5699억원으로 3000억원 정도의 차이로 좁혀졌다. 이날 네이버가 주춤한 틈을 타 카카오가 재차 상승하면서 시총 차이를 5700억원 가량으로 벌리며 사상 처음으로 시총 3위 자리를 꿰찬 것이다.
 
두 회사의 주가 상승 탄력이 다른 이유에 대해서는 플랫폼 사업과 관련한 전략 차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광고 중심 기존 사업에서 커머스, 콘텐츠, 테크핀 등 핵심 플랫폼 사업 경영을 진행했지만 카카오의 경우 인터넷전문은행 사업 참여에 대한 과감한 의사결정, 플랫폼 중심의 신사업 분사 및 기업공개(IPO) 추진 등을 통해 직접적인 기업 가치 성장을 위해 적극적인 행보에 나섰다는 것.
 
하지만 여전히 실적 측면에서 카카오는 네이버에 열세다. 지난해 네이버의 매출은 5조3041억원, 영업이익은 1조2153억원을 기록한 반면 카카오는 매출 4조1568억원, 영업이익 4559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률의 경우 네이버가 23%, 카카오는 11% 수준에 그치고 있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 실적 규모에선 카카오가 네이버 시총을 역전하는 현상에 대해선 부담스런 측면이 있지만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등 하반기 상장하는 테크핀 업체들의 공모가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및 상장 초기 주가 흐름에 따라서 상당 수준의 시총 역전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선 거대 플랫폼 기업의 가파른 주가 상승에 대해 'PDR(price to dream ratio)'이라는 개념으로 풀이하는 시각도 있다. 전통적인 기업 분석 기법인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순자산비율(PBR)로는 설명할 수 없는 높은 주가를 설명하는데 사용되는 PDR은 꿈, 희망 등이 반영된 기업가치를 설명할 때 사용한다. 즉, 투자자들의 관심이 꿈과 성장이 있는 기업으로 쏠리는 현상을 일컫는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연구원은 "젊은 세대에게 일명 '꿈의 직장'이라고 불리던 네이버의 경우 최근 직장내 괴롭힘에 의한 자살 사고 등이 발생하면서 기업 가치에 타격을 입었다"면서 "카카오에서도 고성과자 대상의 선별복지에 대한 잡음이 나오고 있지만 현재 주가적인 측면에서는 네이버의 타격이 훨씬 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PDR 개념이 지금까지 두 회사의 가파른 주가 상승에 대한 정당화의 원리로 설명됐다"면서도 "현재 상황에서 추가적인 주가 상승을 위해서라면 회사의 잘못된 기업문화를 바로 잡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최성남 기자 drks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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