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주요 은행의 5월 신용대출 잔액이 실질적으로 50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공모주 환불액은 제외하고 집계한 수치다. 횡보 중인 증시와 연이은 악재로 기세가 꺾인 암호화폐 시장에 대출수요가 줄어든 양상이다. 다만 은행들은 7월 대출 규제가 본격화하는 만큼 이달 마지막 '영끌'을 시도하려는 차주들이 늘 것으로 판단해 긴장을 놓지 않고 있다.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이 1일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이들 은행의 5월말 신용대출 잔액은 138조4911억원으로 전달 142조2278억원 보다 3조7367억원 감소했다.
다만 실질적인 4월말 잔액은 138조0033억원으로 판단돼 한 달 사이 주요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4878억원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4월말 잔액에는 SKIET 공모주 청약(4월28일, 29일) 영향으로 월말에 신용대출이 한꺼번에 쏠렸기 때문이다. 청약에 실패한 증거금들이 반환되면서 잔액이 집계되는 5월 첫 영업일(5월3일) 기준 이들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4조2245억원 줄었다.
이런 일회성 요인을 감안해 볼 때, 올해 은행 신용대출 잔액 월별 순증 추이는 1월 1조5981억원, 2월 -556억원, 3월 2033억원, 4월 2조6156억원, 5월 4878억원이다. 4월을 제외하고는 금융감독원이 은행들에게 주문한 월 2조원대 잔액 증가폭이 올 들어 지켜지는 양상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5월에는 주식 시장도 작년과 같은 활황세를 띄지 않는 데다 암호화폐도 투자가 식는 양상을 보이면서 사실상 대출이 증가할 요인이 적었다"면서도 "수요를 이끌만한 것은 7월 대출 규제뿐"이라고 설명했다.
다음달 1일부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를 차주별로 적용하고, DSR에 적용하는 신용대출의 만기 기준은 10년에서 7년으로 줄어든다. 내년에는 만기 기준이 5년까지 줄어든다. 은행들은 이번 대책이 모든 차주에게 신용대출로 집을 사지 말라는 정부 방침으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 연 8000만원 이상 소득자에게 DSR 40% 기준이 먼저 적용된 지난해 11월은 27∼30일 나흘간 신용대출 잔액이 2조원이나 뛰었다. 아파트값 오름세도 여전하다. 국민은행 리브부동산이 발표한 '월간KB주택시장동향'에 따르면 5월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전달 대비 1252만원 오른 11억2375만원으로 나타났다. 1년 전인 지난해 5월 9억1530만원 대비 2억원이 넘게 올랐다.
5월은 규제 적용까지 두 달이라는 시간이 남았었기도 해 은행들은 이번 6월에 필요한 돈을 먼저 빌리는 가수요가 클 것으로 관측, 갑작스러운 대출 증가에 대한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한편 증시와 암호화폐로의 투자 심리가 줄어들면서 정기예금으로 수신액 쏠림 현상이 발생했다. 5대 은행의 5월말 정기예금 잔액은 624조3555억원으로 전달 대비 9조5564억원 급증했다. 잔액이 지난해 11월말 이후 6개월 만의 상승 반전이다. 반대로 투자처를 찾기 위해 잠시 머물던 수시입출금 잔액(MMDA 미포함)은 602조3844억원으로 5조2229억원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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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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