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국민은행이 상반기에만 최대 1조원에 달하는 후순위채권(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 발행 계획을 세웠다. 지난해 잇단 해외은행 인수로 몸집 확대에는 성공했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되레 악재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 자본 여력을 확대하려는 시도로 분석된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지난 20일 이사회를 열고 3500억원 상당의 후순위채권 발행을 결정했다. 향후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5000억원까지 증액할 수 있다. 올 2월 후순위채권 5000억원을 발행했는데, 이를 합하면 상반기에만 최대 1조원을 조달하는 셈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채권 발행은 국제결재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제고를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후순위채권은 영구채보다 금리가 높지만 자본으로 인정되는 효과가 있다. 은행들은 지난해 코로나 대출을 위한 재원과 자본적정성 관리를 위해 잇따라 발행을 늘린 바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지주사 중간배당(6000억원), 캄보디아 여신전문금융사 프라삭과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 지분을 인수(약 1조원) 등을 위해 네 차례에 걸쳐 1조7500억원에 달하는 후순위채를 조달했다.
반면 올해는 자금 지출 이슈가 상대적으로 줄어들었는데도 지난해와 비슷한 조달 계획을 실행하고 있다. 자본적정성도 업계 최고 수준이다. 1분기말 국민은행의 BIS비율은 18.53%로 직전분기 대비 0.75%p 올랐으며, 신한은행과 비교해 0.53%p 높다. 만기가 도래하는 후순위채권이 내년 3월(7000억원), 9월(5000억원)으로 당장 대환 계획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조달에 나서는 건 그만큼 코로나에 따른 자금유출을 경계하고 있는 상황인 탓으로 풀이된다. 은행들은 대출 재원이 넉넉한 1분기에 연간 목표한 대출 계획을 최대한 실행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국민은행은 1분기 원화대출 성장률을 0.4%로 제한하면서 질적 개선을 노렸다. 같은 기간 타행들은 2.1~2.5%대 성장률을 기록했다. 위험가중자산은 181조416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2조원 줄였다.
커진 몸집에 대한 후불 청구서도 상당하다. 프라삭과 부코핀은행 인수로 점진적으로 감가할 신규 무형자산(영업권)이 지난해 말 기준 4366억원 발생했다. 또한 1분기 해외 법인 순이익이 전년 동기(23억6500만원) 대비 5.4배(150억8500만원) 증가했지만, 코로나 여파로 부코핀 은행에서 약 365억원 손실이 발생하는 등 리스크 변수가 함께 늘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연간 기준으로 이자수익 규모를 최대로 하기 위해선 연초에 대출이 많이 실행할수록 유리하다"면서 "수익성보다 건전성에 보다 신경을 써야한다는 내부 판단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국민은행이 상반기 최대 1조원 규모의 후순위채권 발행 계획을 세워 코로나19 장기화에 대한 대비책을 강화한 가운데 사진은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국민은행 본점 모습. 사진/국민은행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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