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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가풍경)팬데믹 시대, 공존의 메시지 '퓰리처 사진전'
2021-02-22 15:59:57 2021-02-22 15:59:57
 
[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존레존의 '이매진'이 울려 퍼집니다.
 
가운데 정면에는 2005년 퓰리처상 수상 사진가인 안야 니드링 하우스의 글귀가 걸려 있습니다.
 
"그가 방아쇠를 당기는 순간, 나는 셔터를 눌렀다."
 
끝모를 전쟁의 소용돌이를 그대로 담은 사진들이 관객들의 발걸음을 멈춰세웁니다.
 
현재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는 '퓰리처상 사진전 앵콜전시'가 열리고 있습니다.
 
지난해 여름, 사회적 거리두기로 관람하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다시 진행되고 있는 전시는 1942년부터 지난해까지의 퓰리처상 보도부문 수상작들을 전시 중입니다.
 
[양승모 퓰리처사진전 기획자] "수상작들은 전쟁이나 재난, 난민 같은 세계사적 사건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다만 코로나를 겪고 있는 우리들이 지구편 바로 옆나라를 보는 것 같이, 그 시대 사람들에게는 오늘의 이야기와 같았을 겁니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과거라 관심을 갖지 않았던 일에 대해 조금 더 관심을 갖기를 바랍니다."
 
전시는 미국 디트로이트 포드 자동차 공장 앞의 격렬한 파업 시위를 시작으로 시간 여행을 떠납니다.
 
6.25 전쟁 피난민들과 베트남 전쟁, 베를린 장벽의 붕괴와 9.11테러... 아름다움보다 피로 기록되는 일이 많던 인류사는 오늘날 우리에게도 화합과 공존에 관한 질문을 떠올려보게 합니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한국인 최초 사진 부문 퓰리처상을 수상한 김경훈 기자의 작품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작품은 멕시코 티후아나를 지나 미국 샌디에이고 국경으로 향하는 마리아 메자 가족의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최루탄이 쏟아지는 가운데 디즈니 캐릭터 옷과 기저귀를 차고 뛰어다니는 이들의 모습에선 이민자들에 대한 편견이 일거에 사라집니다.
 
로이터통신 기자단에 소속돼 이 사진을 찍은 김경훈 기자는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갱단'으로 규정했던 중남미 카라반들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됐다"고 말합니다.
 
전쟁, 평화와 같은 거대 담론뿐 아니라 우리들의 아름다운 일상을 포착한 작품들도 볼 수 있습니다. 소떼를 모는 카우보이나 미식축구 현장, 올림픽 마라톤 육상선수들의 모습까지 인류사가 누려온 기쁨과 환희의 순간들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양승모 퓰리처사진전 기획자] "퓰리처 사진전은 연대기별로 전시가 되고 있습니다. 당시 촬영했던 기자들의 인터뷰 텍스트와 영상 아카이브는 역사와 사진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될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팬데믹으로 세계가 분열된 지금, 공존과 화합의 의의를 돌아볼 수 있는 전시입니다. 오는 28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진행됩니다.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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