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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플' 마케팅이 뜬다…MZ세대 공략하는 '한정판'
선착순 대신 '무작위 추첨' 판매…스포츠 의류에서 향수까지 도입
2021-02-03 16:09:34 2021-02-03 16:09:34
아모레퍼시픽이 오프화이트와 협업해 출시한 한정판 '프로텍션 박스'. 사진/아모레퍼시픽
 
 
[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래플(Raffle) 판매 마케팅이 패션업계에서 화장품업계까지 확대되고 있다. 래플은 응모자를 대상으로 무작위 추첨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는 방식이다. MZ세대(밀레니얼세대와 Z세대, 20~30대)의 한정판 상품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스포츠 의류브랜드는 물론 화장품업계에서도 래플 판매에 나섰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세계적인 패션 브랜드 '오프화이트'와 협업해 출시한 '프로텍션 박스'를 드로우(제비뽑기) 방식으로 판매했다. 지난 1일 오전부터 하루 동안 응모를 받아 2일 오후 당첨자를 발표하자마자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에는 프로텍션 박스 재판매 게시물이 수십건 올라왔다. 이번 상품이 추첨 방식으로 판매돼 당첨된 사람에게만 구매 기회가 있기 때문에 한정판 제품을 사고 싶은 소비자들이 중고거래 사이트로 몰리고 있다.
 
MZ세대를 중심으로 한정판 상품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업계는 상품을 무작위 추첨으로 판매하는 래플 방식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기존 한정판 상품 판매는 선착순으로 진행돼 매장 앞에 밤새 줄을 서는 일이 많았지만 국내에도 래플 판매가 도입되면서 선착순보다 공정하다는 반응에 다수의 기업들이 래플 판매를 적용중이다. 
 
국내에서 래플 판매는 나이키 등 스포츠 브랜드를 중심으로 시작됐다. 나이키의 한정판 운동화는 되팔아 시세차익을 낼 수 있어 '스니커 테크'라고 불릴 만큼 인기가 뜨거운데, 한정판 상품을 사기 위해 매장 앞에 텐트를 놓고 밤을 새는 상황까지 벌어지자 온라인 래플 판매를 도입한 것이다. 나이키 에어조던과 디올의 협업 상품인 '에어 디올'은 8000족 래플 판매에 응모한 인원이 500만명에 달해 당첨 확률이 0.16%일 정도로 인기가 뜨거웠다.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도 래플 판매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무신사는 운동화부터 의류, 명품 판매까지 래플 방식을 확대했다. 특히 무신사가 진행하는 래플 상품은 실시간 검색어에 오를 정도로 화제성이 높다. 지난해 무신사가 단독으로 래플 판매한 '컨버스X피어 오브 갓 에센셜 척70'은 3일 동안 12만명이 응모에 참여한 바 있다. 
 
최근에는 향수 판매에도 래플이 도입됐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수입·판매하는 니치향수 바이레도는 힙합 뮤지션 트래비스 스캇과 협업한 '스페이스 레이지 오 드 퍼퓸'을 래플로 판매한다. 오는 7일까지 온라인몰을 통해 응모한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해 판매하는 방식으로, 국내에서 향수가 래플로 판매된 것은 바이레도가 최초 사례다. 이번 한정판 상품의 희소성이 높고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돼 래플 판매를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바이레도 관계자는 "래플은 고객들의 흥미와 기대감을 유발하는 것은 물론 선착순 판매 방식보다 공정해 업계 최초로 도입하게 됐다"며 "MZ세대의 흥미를 끌 수 있는 다양한 프로모션을 지속적으로 기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수입·판매하는 '바이레도'가 트래비스 스캇과 협업한 한정판 '스페이스 레이지 오 드 퍼퓸'을 래플(추첨)방식으로 판매한다. 사진/신세계인터내셔날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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