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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뉴딜에서 새 먹거리 찾는다"…친환경 속도 내는 건설업계
풍력사업실 만든 한화, ‘탈석탄’ 선언 삼성…’그린’ 먹거리 찾아나서
친환경 에너지 분야 핵심 사업 선정, 경쟁력 강화…ESG 경영 '가속'
2021-01-26 16:00:00 2021-01-26 16:00:00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건설사들의 친환경 사업 진출에 속도가 붙고 있다. 정부가 그린뉴딜을 강조하는 시점에서, 건설산업의 먹거리난을 타개할 수 있는 분야라는 판단이다. 아울러 세계적인 추세로 자리잡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에 동참하겠다는 의지도 엿보인다.
 
한화건설이 준공한 경북 영양 풍력발전단지. 사진/한화건설
 
2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각 건설사들은 친환경 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대우조선해양건설 컨소시엄은 이달 새만금 해상풍력단지 조성 공사를 수주했다. 새만금 공유수면 일대에 해상풍력발전 단지를 구축하는 사업으로, 총 사업비는 4800억원이다. 
 
한화건설은 경북 영천, 강원도 영월 등에 풍력발전단지 조성을 위한 사업을 개발하고 있다. 회사는 영양 풍력발전단지와 제주 수망 풍력발전단지를 이미 준공한 바 있다. 전남 신안 우이 해상풍력사업 개발도 주관하고 있다. 한화건설은 지난해 말 풍력사업실을 신설했고 이를 중심으로 친환경 에너지 사업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SK건설도 친환경 사업 확장에 적극적이다. 회사는 이달 IBK캐피탈, LX인베스트먼트와 친환경 사업 투자를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세 회사는 △친환경 기업 투자를 위한 펀드 조성 △친환경 사업 추진 관련 금융지원 △기존 친환경 기업의 사업 활성화 지원 등을 협력한다. 
 
SK건설은 지난해에도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국내외 관련업체와 기술 개발 및 협력에 관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뿐만 아니라 친환경사업부문을 신설하고, 에너지기술부문을 신에너지사업부문으로 조정하는 등 조직개편도 단행한 바 있다.
 
이외에도 현대건설은 오는 2025년까지 수소연료발전과 해상풍력, 태양광, 바이오가스 등 신재생 및 친환경 신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탈석탄’을 선언한 삼성물산도 친환경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건설업계가 이처럼 친환경 사업 확장에 나서는 건 새 먹거리를 발굴하기 위해서다. 토목과 플랜트 일감이 예년보다 크게 줄었고, 주택사업도 일감이 더 나오길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분양가 규제로 정비사업이나 아파트 건설 시행사의 수익성이 감소해 사업추진이 더뎌지고 있어서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친환경 중심으로 산업 구조를 재편하는 그린뉴딜을 발표하며 2025년까지 70조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건설사들이 관련분야에 적극 뛰어들어 경험과 노하우를 쌓으며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지난해 서울 동대문구에서 열린 그린뉴딜엑스포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SG경영이 세계적인 트렌드로 자리잡는 경향도 친환경 사업 진출에 반영되는 분위기다. ESG는 기업의 친환경, 사회적 책임 경영, 투명 경영 등 비재무적 성과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지표다. 외국의 대형 자산운용사들은 ESG 점수를 매겨 투자할 때 반영하곤 한다. 
 
국내에선 ESG 공시가 의무화되도록 제도가 바뀐다. 금융위원회는 2030년부터 모든 코스피 상장사가 지속가능경영보고서와 같은 ESG홛동 내역을 의무적으로 공시하도록 관련 제도를 단계적으로 개선한다고 이달 발표했다. 상장 건설사거나 상장을 준비 중인 건설사라면 친환경 사업에 무게를 둬야할 이유가 추가로 생긴 것이다. 
 
건설사의 ESG경영에 관한 보고서를 내놓은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전 세계적으로 지속가능경영이 규범화 추세를 보이면서 국내 건설기업도 지속가능경영의 이행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라며 “자연환경 파괴적인 건설기업의 지속가능경영 실천은 기업의 평판과 이미지를 개선해 고객과 투자자 신뢰도를 높이고 기업 성과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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