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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집 너무 비싸”…30대 ‘탈서울’, 지난해 50% 육박
30대 순유출, 전 연령 중 최다…“탈서울 행렬 계속될 것”
2021-01-19 16:00:00 2021-01-19 16:00:00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30대의 ‘탈서울’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서울을 빠져나간 순이동 인구 중 30대의 비중이 절반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연령대보다 높은 수치다. 서울의 집값에 부담을 느낀 30대가 자금 마련의 어려움이 덜한 경기도나 인천에서 내 집 마련에 나서며 이 같은 양상이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서울의 순이동 인구 중 30대는 2만4709명이었다. 전 연령대의 순이동 인구 5만37116명 중 절반에 가까운 45.9%를 30대가 차지했다. 순이동 인구는 전입인구에서 전출인구를 뺀 값이다. 순이동 인구의 숫자가 높을수록 해당 지역에 이사온 사람보다 빠져나간 이들이 더 많다는 의미다. 
 
30대의 순이동 비중은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았고, 다른 연령대보다도 최소 10%포인트 이상 차이 났다. 30대 다음으로 순이동 비중이 높은 나이는 40대였는데 이들은 34.6%를 차지했다. 이외에 50대 33.8%, 60대 28%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개월간의 30대 순이동 비중은 2019년보다 낮았지만 예년보다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었다. 2018년 순이동 인구 중 30대는 38.5%였고 2017년에는 37%였다. 2010년부터 2018년까지는 30대의 순이동 비중이 45%를 넘긴 적이 없었다. 
 
서울을 빠져나가는 30대의 비중이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건 서울 집값의 부담이 크기 때문으로 보인다.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멈추지 않고, 중저가 아파트가 몰려있는 서울 외곽마저도 집값이 뛰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외곽 지역인 성북구는 지난해 12월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6억700만원이었다. 은평구는 6억1900만원이었고 구로구 5억7900만원, 금천구 5억2700만원으로 나타났다. 4억원대인 지역은 노원구와 중랑구, 도봉구 단 3곳이었다. 
 
이에 아예 경기도와 인천으로 발을 돌리는 30대가 나오고 있다. 실제 지난해 말 경기 의정부에 아파트를 산 30대 A씨는 “서울 외곽에서 전세살이를 하던 중에 집값이 가파르게 뛰었다”라며 “더 오르기 전에 집을 사야겠다 생각해 자금 압박이 덜한 경기도에 아파트를 샀다”라고 토로했다. 
 
서울에 직장을 둔 30대 초 B씨도 탈서울을 계획하고 있다. B씨는 “올해 결혼 예정으로 집을 마련해야 하는데, 서울은 가격이 비싸 어려울 것 같다”라며 “배우자의 본가가 있는 인천에서 아파트를 구매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양상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전셋값 부담 확대와 이에 따른 집값 상승 등 부동산 시장의 불안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공급 대책에 힘을 주고 있지만 실질 공급까지 시간이 걸려 단기적인 약발은 떨어진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공급 대책이 효과가 나타나려면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라며 “전월세와 매매가격 부담이 커진 30대가 서울을 나가는 현상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시 내 아파트 모습. 사진/뉴시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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