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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세대 실손보험 확정)②"손해율 줄이자" 실손보험 비급여 대수술
과잉진료 등 도덕적해이 방지…"상품 개정보단 의료계 협의 우선" 지적도
2021-01-18 15:03:36 2021-01-18 15:03:36
[뉴스토마토 권유승 기자] 금융당국과 보험업계가 4세대 실손의료보험 출시 준비에 한창이다. 공·사의료보험 연계 작업을 추진하는가 하면 의료 이용량에 따라 보험료를 차등 적용한 4세대 실손보험 출시를 예고하면서 비급여 관리를 통한 손해율(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 비율) 관리에 열을 올리고 있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부와 보험업계는 실손보험 비급여 관리를 위한 체계 도입에 나섰다. 금융위원회와 보건복지부는 최근 국민 의료비와 보험료 부담을 적정화하기 위해 국민건강보험과 실손보험을 연계해 관리 할 수 있도록 공사·의료보험 연계심의위원회(이하 연계위원회)를 신설할 방침이다. 공사보험 관리를 연계해 불필요한 의료비 누수를 막는 다는 점이 이번 정책의 골자다. 특히 금융당국은 대대적인 실손보험 상품구조 개편을 추진하면서 과잉진료 등 도덕적 해이 방지에 나섰다. 
 
내년 7월 출시 예정인 4세대 실손보험은 보험료를 차등 적용했다는 점이 핵심이다. 의료 이용량에 따라 보험료가 할인되거나 할증되는 식이다. 급여치료와 비급여치료의 자기부담률을 높이고 연간 보장상한 수준도 하향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사실상 실손보험이 보험사들에게 수익을 안겨다 주는 상품은 아니다"면서 "4세대 실손보험은 손해율을 낮추기 위해 제도 정비를 통해 개발된 상품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고 각 보험사들마다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보험은 아닌 만큼 가이드라인에 맞춰 해당 시기에 관련 상품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과 보험사들이 4세대 실손보험 등 비급여 관리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은 치솟는 손해율을 잡기 위한 측면이 크다. 가입자 3800만명 달하며 제2의 건강보험으로 불리는 실손보험 손해율은 지난해 상반기 131.7%로 1조4000억원의 위험손실이 발생했다. 손해율이 100% 이상이면 보험사 입장에서는 손해다.
 
 
실손보험 손해율 주범으로는 과잉진료가 꼽히지만 애꿎은 보험상품 개정으로 비급여 관리에 나서는 것은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4세대 실손보험의 골자는 보장성을 줄이고 보험료를 차등 적용하겠다는 것인데, 이는 예기치 못한 사고나 질병에 대비하기 위한 보장이라는 보험 본연의 기능에 반한다는 설명이다. 상품 개정보다는 비급여 체계를 관리 할 수 있도록 의료계와의 협의가 우선돼야 한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강조한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금까지 실손보험이 수 차례 개정됐지만 여전히 손해율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면서 "이번 방안이 보험사기 등을 일삼는 가입자들에게는 제재조치가 될 수 있겠지만, 대다수의 선량한 고객 입장에서 보면 억울하다고 느낄 수도 있기 때문에 기존 실손보험의 취지와는 멀어지는 게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당장의 보험료 조정보다는 여러가지 제도를 연구해서 의료기관과의 협조를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권유승 기자 ky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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