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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하는 신용대출)②주식·부동산 올해도 '불장'…낮은 금리 탓
1월 주식거래대금, 보름새 전년비 400% 증가
가계대출=부동산 가격상승 이어져…"완만한 상승세 지속" 전망
2021-01-14 06:00:00 2021-01-14 06:00:00
[뉴스토마토 김보선 기자] #고액 자산가 A씨는 지난해 1년 만기로 가입한 은행 정기예금을 해지하고 이를 주식에 투자하기로 했다. 여윳돈으로 넣어둔 자금이지만 실질금리가 0%인 상품에 왜 돈을 묶어두냐는 생각에 프라이빗뱅커(PB)에게 주식투자를 문의하면서다. 
 
저금리가 이어지면서 유동성은 주식과 부동산 등 가격 상승세인 자산으로 유입, 각종 지표를 경신 중이다. 김현섭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도곡스타PB센터 부센터장은 13일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고액의 자금을 주식에 투자해달라는 고객문의가 여전히 많다"며 "뭉칫돈을 넣기에는 부담스러운 만큼 시기를 나눠서 일부씩 분산투자하시길 권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대출 창구에서 대출 희망자가 서류 등을 작성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금융감독원 통합 비교공시를 보면, 1000만원을 1년 만기로 가입할 때 연 2% 이상 금리를 주는 은행의 정기예금 비중은 0%다. 최고 이율이 케이뱅크 '코드K정기예금'(1.30%·세전)이다. 유동자금 상당부분이 주식시장으로 이동하는 이유다. 
 
지난해 동학개미 열풍으로 코스피는 30.75%나 급등했는데, 새해 들어 추가로 8.79% 상승(12일 종가기준)했다. 삼성전자(005930)가 11.85% 오른 것을 비롯해 SK하이닉스(000660)(8.86%), LG화학(051910)(16.75%), 현대차(005380)(35.94%) 등 시가총액 상위기업들이 줄줄이 급등했다. 코스피는 2007년 이후 지난 13년간 넘지 못한 상단 2100포인트를 강하게 돌파해 3000포인트에 도달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코스닥 합산 국내 주식시장의 1월 일평균거래대금은 전날까지 50조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일평균거래대금인 23조원의 2배 이상이고, 지난해 1월(11조8000억)에 비해선 4배 급등한 수준이다. 대기자금도 풍부하다. 증시 대기자금 성격인 투자자예탁금은 70조원을 넘었는데 이 역시 사상 최대치다. 
 
부동산으로의 유동성 유입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직방의 '주택시장 매매거래 총액'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총액이 360조원(1월7일 공개기준)을 기록했다. 이 중 아파트가 282조원이다. 이 수치가 300조원을 넘긴 것은 2006년 이후 처음이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가계대출이 증가세인데, 이것이 곧 부동산 가격 상승과 맞물리는 만큼 새해에도 부동산으로의 유동성 유입은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며 "올해 급등세는 아니겠지만, 완만한 폭의 가격 상승은 이어질 걸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 PB센터에는 여전히 부동산을 최선호 자산으로 선택하는 투자자들이 많다. 이로 인한 부동산 관련 세무 상담도 크게 늘었다고 한다. KB경영연구소 관계자는 "부동산중개업소, 전문가, PB를 대상으로 시장분석한 결과 올해 전국 주택매매가격도 상승 전망이 우세했고, 상승폭은 지난해보다 낮을 걸로 예측했다"고 말했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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