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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지마 청약?'…지역마다 경쟁률 천차만별
청약통장 가입자 역대 최대…똘똘한 한 채 현상 영향
2020-12-21 13:18:46 2020-12-21 13:18:46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아파트 가격 급등으로 분양시장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분양시장 양극화’는 더욱 심화하는 모습이다.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지역에 따라 수백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곳과 미달사태를 보이는 곳으로 분위기가 갈리지고 있다. 청약통장은 당첨 후 재사용이 어렵다는 점에서 일명 ‘똘똘한 한 채’ 현상이 분양시장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아파트 가격 상승으로 주변 시세보다 싼 가격에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는 분양시장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국토교통부 청약홈에 따르면 올해 11월 말 기준 전국 청약통장 가입자(주택청약종합저축, 청약저축, 청약예금, 청약부금)는 2710만2693명으로 집계됐다. 가입자 증가 속도도 더욱 빨라지고 있다. 올해 4월 2600만9813명을 기록하며 2600만명을 돌파한 이후 7개월 만에 100만명이 늘었다.
 
청약통장 신규 가입이 계속 늘어나는 이유는 기존 재고 주택 가격이 크게 올라 매매가 쉽지 않아졌기 때문이다. 반면, 분양 아파트는 기본적으로 정부가 주택도시보증공사(HUG)를 통해 분양가를 통제하고 있기 때문에 주변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분양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올해 8월부터 공공분양에만 적용되던 분양가상한제가 민간분양까지 확대되면서 ‘로또아파트’라는 말이 크게 유행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모든 지역에서 분양 아파트에 대한 인기가 높은 것은 아니다. 지역에 따라, 혹은 아파트 브랜드에 따라 청약 경쟁률은 크게 달라진다. 아파트 매매보다 분양을 받는 것이 장점이 많다고 하지만, 여전히 실제 청약시장에서는 양극화가 심화되는 모습이다. 이는 한번 당첨되면 청약통장 재사용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분양시장에서도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실거주도 중요하지만, 향후 집값이 크게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단지에 청약통장을 쓰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지난 10일 청약을 마친 ‘망우역 신원아침도시’는 신원종합개발이라는 중소 건설사가 짓는 단지임에도 불구하고, 서울 망우역 근처라는 지리적 이점 때문에 최고 613대 1이라는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반면, 지난 14일 청약을 마친 ‘힐스테이트포항’은 현대건설 브랜드를 달았음에도 포항 남구라는 입지가 크게 힘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6개 타입 중 2개 타입에서 1순위 청약 미달이 발생해 2순위 모집으로 분양자를 채웠다. 반도건설이 짓고 있는 ‘양평 다문지구 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에서는 2순위에서도 미달이 발생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집값이 크게 오르는 상황을 몇 년 직접 겪고 있고, 인근 시세와 분양가의 가격 차이가 현격한 로또아파트를 분양 받기 위해 청약통장 가입자 수가 크게 늘고 있다”라며 “다만, 입지에 따라 아파트 가치가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지방 비인기 지역을 중심으로 미달이 나올 수 있다”라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뉴시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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