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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차 탄 신용대출 몰릴라…은행들 금리·한도 축소 대응
2020-11-22 12:00:00 2020-11-22 12:00:00
[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은행권이 고소득자의 신용대출 규제를 앞두고 대출을 미리 받아놓으려는 '막차'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속도 조절에 나섰다. 고신용등급 대상으로 제공하던 우대금리를 폐지하는가 하면 대출한도를 기존보다 절반 가까이 축소하기도 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지난 20일부터 '올원 직장인대출', '올원 마이너스대출' 우대금리 한도를 직전 0.50%에서 0.30%로 0.20%포인트 낮췄다. 고신용등급 고객에게 제공하던 0.10%의 우대금리는 아예 폐지됐다. 두 상품의 우대금리 한도 하향은 올 들어 세 번째로, 직전 금리 조정 이후 9일 만의 추가 인하다.
 
우리은행은 '우리주거래직장인대출' 등 4종 신용대출 상품의 대출 한도를 기존 2~3억원에서 1억원으로 축소한다. 대면 채널은 오는 20일부터 적용했고, 비대면 채널은 오는 23일부터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타행수준으로 조정한 것"이라면서 "연장·재연장 고객은 해당사항이 없다"고 설명했다. 
 
은행들의 조치는 정부가 지난 13일 신용대출 자금의 주택 유입을 막기 위해 강화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발표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오는 30일부터는 연소득 8000만원을 넘는 고소득자가 받는 신용대출 총액이 1억원을 넘으면 개인 단위 DSR 규제 40%가 적용된다. 1억원 넘게 신용대출을 받은 개인이 1년 이내 규제지역에서 주택을 사면 신용대출이 회수된다.
 
이에 규제 적용 전 국민·신한·하나·농협·농협은행 등 5대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빠르게 늘어나는 양상이다. 발표 시점이 이후인 이달 13~18일까지 1조3604억원 늘었다. 이달 초부터 12일까지는 잔액이 4152억원 증가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부 대책이 고소득층을 대상으로 하지만 다른 수요자들을 자극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대책 시행 전까지 잔액이 더 증가할 것"이라고 했다.
 
더구나 이 같은 대출 증가는 은행들이 지난 9월부터 주요 신용대출이나 고신용자 신용대출 관련 총량규제를 실시한 상황에도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올 6월부터 은행 신용대출 잔액이 급증하자 은행에 총량 조절을 주문한 상태다. 이에 은행들은 지난달부터 2조100억원 수준으로 조절하고 있는데 이미 18일까지 1조7756억원까지 잔액이 차올라 추가 대출심사 강화 등이 불가피해졌다. 은행 일각에선 우회 대출 우려와 총량 조절에 따른 은행 간 대출량 형평성 등의 불만들도 나오고 있다.
 
주요 은행들이 높아진 신용대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를 올리고, 한도를 줄이는 총량 조절 카드를 다시 꺼내들었다. 사진은 한 시중은행 영업점 사진. 사진/뉴시스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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