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재테크)고배당 비상장주 한국증권금융 유증 투자해볼까
돈 빌려주고 이자받는 증권사들의 은행…조달자금도 대출 등에 투입
유증가 9천원, 주당가치보다 40%·시세보다 30% 낮아
입력 : 2020-10-30 14:00:00 수정 : 2020-10-30 14:44:46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고배당 비상장주로 개인들에게도 알음알음 알려진 한국증권금융이 운영자금 조달 목적으로 발행주식을 2배로 늘리는 대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한다. 주당 발행가는 현재 장외시세보다 30%가량 낮은 9000원으로 정해졌다. 투자자들의 반응은 기대와 실망이 엇갈리는 분위기다. 
 
30일 한국증권금융은 지난 20일 이사회에서 결정한 유상증자의 내용을 확정한 투자설명서를 이날 오전 공시했다. 
 
이에 따르면 한국증권금융은 오는 12월에 보통주 6800만주를 주당 9000원에 발행해 6120억원을 조달할 예정이다. 조달자금 중 3900억원은 신용융자, 증권담보대출 등 기관여신 확대, 160억원은 일반 담보대출 등 본업을 키우는 데 사용하고 나머지 2060억원은 유동성 관리자금으로 집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증권금융은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에게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금융투자업계의 은행 같은 곳이다. 여신에 필요한 자금은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유상증자를 결정한 것은, 코로나 충격과 관련이 있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 3월 코로나 여파로 증권사들이 ELS에서 마진콜이 발생하는 등 문제가 생기면서 6조원가량을 지원했는데 평소보다 많은 돈이 들어가면서 이번엔 유증을 하는 것이 좋겠다는 결정에 이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재무적으로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니다. 사업모델 특성상 한국증권금융이 자본금을 늘려 대출 등에 활용한다는 것은 곧 성장을 위한 투자라고 해석할 수 있다. 특히 올해 동학개미운동 등의 영향으로 증권사들의 살림살이가 좋아져 이들을 상대로 사업을 하는 한국증권금융의 곳간도 풍성한 편이다. 
 
한국증권금융은 상반기 매출액 5928억원, 영업이익 1492억원, 당기순이익 116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보다 매출은 감소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36%, 31%씩 증가했다. 지난해 주당순이익(EPS)이 2060원이었는데 올해는 반기에 벌써 1708원을 채웠다. 
 
 
한국증권금융은 비상장기업임에도 이렇게 안정적인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아는 금융투자업계 종사자들이 선호하는 주식으로 알음알음 알려져 상반기말 현재 1754명의 적지 않은 소액주주들이 보유하고 있는 종목이기도 하다.
 
다만 소액주주가 많다 보니 이번 증자를 두고 잡음도 들리고 있다. 증자 자체에 대한 문제제기라기보다는 새로 발행하는 주식 6800만주 중 5%에 해당하는 340만주를 우리사주조합에 배정한 것을 비판하는 내용이다. 기존 주주는 신주 발행으로 보유주식 가치가 하락하는 피해가 발생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유증에 참여하는데, 우리사주는 그런 피해 없이 9000원에 주식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지적한 것이다. 
 
이에 대해 한국증권금융 관계자는 “규정에 따르면 신주를 발행할 때 우리사주조합에 20%까지 배정할 수 있는데 5%만 한 것”이라고 답했다. 
 
현재 한국증권금융의 최대주주는 11.34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한국거래소다. 우리은행(7.809%), 하나은행(6.978%), NH투자증권(6.169%), 산업은행(5.191%)도 주요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이들도 이번 증자에는 모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증권금융이 대규모 유증을 발표하면서 장외시장에서 주가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장외주식업체 ‘증권플러스 비상장’의 체결가 기준으로 증자 발표 전까지 주당 1만3000원대에서 거래되던 주가는 현재 1만2400원까지 하락했다. 현재 발행주식 6800만주가 증자 후 1억3600만주로 불어나게 되니 주당 가치가 희석될 것을 우려하는 투자자들의 생각이 시세에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증자를 하는 이유를 생각해 봐야 한다. 어디에 구멍이 생긴 걸 막기 위함이 아니라 덩치를 키우는 목적이다. 새롭게 조달한 돈은 새로운 돈을 버는 데 투입된다. 자본을 조달한 만큼 이자를 채권을 발행해 돈을 빌리는 일도 줄어들 것이다. 
 
특히 한국증권금융은 매년 배당을 실시하고 있다는 점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지난 결산에서는 700원을 배당했다. 현재 장외가 대비 5%가 넘는 배당수익률이다. 이번에 발행되는 신주의 배당기산일은 올해 1월1일이므로 증자로 발행되는 주식도 배당을 받을 수 있다. 주식 수가 배로 늘어나니까 산술적으로는 700원의 절반인 350원이 되겠지만, 올해 실적이 증가한 것과 소액주주들의 원성을 감안하면 그 이상도 기대해 볼 수 있는 상황이다.  
 
이번 증자의 발행가격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삼일회계법인이 현금흐름할인법(DCF)으로 평가한 한국증권금융의 주식가치는 주당 1만5295원이었다. 이를 41% 할인한 9000원으로 정한 것이다. 이 정도면 기존 주주는 당연히 증자에 참여해야 하고, 새로 주식을 매수해 증자에 참여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주주 대상 증자이므로 참여하고 싶다면 주식이 있어야 한다. 구주주의 주식 청약일은 12월15일과 16일이지만 신주 배정 기준일은 11월10일이다. 기준일 이틀 전(D-2일)에는 주식을 보유해야 하기 때문에 다음주 중에는 매수해야 한다. 
 
장외주식 거래는 38닷컴, pstock 등 장외주식을 전문으로 중개하는 업체를 통해 매매하거나 증권사의 장외주식 거래 서비스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장내주식과는 달리 현재 나와 있는 매물 중에서 골라 1대 1로 거래하는 방식이다. 
 
증권사 연계업체인 증권플러스를 이용하는 경우 ‘증권플러스 비상장’ 앱을 깔고 거기에 올라있는 호가를 참고해 주문을 내면 매도 희망자에게 알림이 올 것이다. 가격조건이 맞으면 따로 연락할 필요 없이 앱 안에서 매도매수가 진행된다. 단, 매수가의 1%가 수수료로 별도 부과된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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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창경

<매트릭스>의 각성한 네오처럼, 세상 모든 것을 재테크 기호로 풀어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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