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유승 기자] 보험사들이 자회사형 법인보험대리점(GA) 키우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전속설계사에 대한 규제가 점점 강화되면서다. 다양한 보험사의 상품을 판매할 수 있고 상대적으로 높은 수수료를 받을 수 있는 GA를 향한 전속 설계사 이탈을 방지하기 위한 전략으로도 분석된다.
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자회사형 GA 설립을 검토하는 보험사들이 늘고 있다. 현대해상은 지난달 11일 채널전략TF(특별전담조직)를 구성해 중장기적 관점으로 자회사형 GA 설립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AIA생명도 올해 자회사형 GA 설립을 위한 실무적인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자회사형 GA를 보유하고 있는 보험사들은 역량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ABL생명은 최근 자회사형 GA인 ABA금융서비스의 유상증자에 약 20억원을 출자했다. 이번 출자금은 비대면 영업 지원을 위한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하는 데 쓰일 예정이다. 미래에셋생명의 경우 전속 설계사들을 자회사형 GA인 미래에셋금융서비스로 이관하는 방안을 논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자회사형 GA는 지속 증가 추세다. 신한생명은 지난 8월 자회사형 GA 신한금융플러스를 출범했다. 금융지주계열 보험사 중 최초다. 삼성생명(삼성생명금융서비스), 한화생명(한화금융에셋·한화라이프에셋), 메트라이프생명(메트라이프금융서비스), 라이나생명(라이나금융서비스), ABL생명(ABA금융서비스), 미래에셋생명(미레에셋금융서비스), 신한생명(신한금융플러스), 삼성화재(삼성화재금융서비스), DB손해보험(DBMnS·DB금융서비스), AIG손해보험(AIG어드바이저) 등 총 13개의 자회사형 GA가 현재 운영 중이다.
보험사들의 시선이 자회사형 GA에 쏠리는 것은 급성장하고 있는 일반 GA를 향한 전속 설계사 이탈을 방지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GA는 제휴를 통해 여러 보험사의 상품을 취급하는 보험대리점으로 업계 내 입지가 점점 커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중·대형 GA의 신계약 건수는 1461만건이다. 전년(1278만건) 보다 14.3%(183만건) 증가했다. 이 기간 중·대형 GA의 수수료 수입도 20.8%(1조2788억원) 올랐다. GA 설계사 수 역시 지난 2015년말(20만4000명)부터 전속 설계사 수(20만3000명)를 넘어섰다. 지난해 생보사 전속 설계사 수는 최근 3년 새 약 2만명 줄었다.
설계사 모집 수수료를 제한하는 '1200%룰'이 내년부터 시행된다는 점도 보험사들의 자회사형 GA 키우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수수료 먹튀'를 방지하기 위해 만들어진 1200%룰은 설계사에게 초년도 지급하는 수수료를 월 납입보험료의 1200%로 제한하는 것이 핵심이다. 업계에선 GA 설계사들은 전속 설계사보다 이 제도로부터 자유로울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유능한 전속 설계사들이 GA로 대거 빠져나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자회사형 GA라고 하더라도 같은 업권에선 모회사의 상품판매가 주로 이뤄진다"며 "자회사형 GA 설립은 급성장하는 GA를 견제하고 전속 설계사의 이탈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권유승 기자 kys@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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