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시장 공략 나선 K조선, 현지화 전략은 ‘동상이몽’
HD현대, 현지서 조선소 건립 추진
투자 비용 상승·발주 지연 변수로
전문가들 “결국 정부 간 협상 필요”
2026-10-27 16:12:46 ㅣ 2026-10-27 16:21:43
[뉴스토마토 안정훈 기자]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가 본궤도에 오르면서 국내 조선3사의 현지 공략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한화오션(042660)이 미국 조선소를 인수하며 가장 먼저 속도를 내는 가운데 HD현대(267250)는 아예 조선소를 새로 짓기로 했습니다. 반면 삼성중공업(010140)은 현지 기업과의 협력을 늘리며 파트너십 확대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결국 수익성을 확보하는 게 관건인 만큼, 최종적으로 정부 간 협상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HD현대중공업 조선소 야드. (사진=HD현대)
 
27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는 최근 미국 현지 조선소 건립을 추진하기 시작했습니다. 앞서 HD현대는 지난 22일(현지시각) 미 건설·엔지니어링 업체 키윗과 ‘HD키윗조선’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지난 7월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선박 공동 건조 및 선박용 블록·모듈 생산 협력을 추진한 데 이어 협력 범위를 확대한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HD현대는 미국 내 산업부지에 첨단 스마트 조선소를 건립할 계획입니다. 오는 2027년 착공에 들어가 2029년부터 본격 가동할 방침입니다. HD현대가 추진하는 ‘미래 조선소’ 모델과 디지털 생산 기술을 적용해 생산성과 품질, 안전성을 높이는 한편 숙련 인력 부족 문제도 해소할 계획입니다.
 
HD현대가 자체 기술을 적용한 조선소 신설에 나섰다면, 한화그룹은 기존 조선소를 인수해 설비를 확대하는 방식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앞서 한화는 지난 2024년 필리조선소를 약 1억달러에 인수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50억달러의 추가 투자 계획을 밝혔습니다. 도크와 부두를 늘리고 첨단 생산 장비를 도입해 건조 능력을 연간 2척 미만에서 최대 20척까지 확대할 계획입니다.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사진=한화오션)
 
한화는 일찌감치 현지 투자를 확대한 만큼 사업 수주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지난 3월 미 해군의 차세대 군수지원함 개념설계 하도급 계약을 따냈고, 지난 7일에는 미사일방어청(MDA)의 미사일 추적 및 계측함 건조 계약도 확보했습니다.
 
삼성중공업은 현지 기업들과의 협력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지난 7월 미국 MRO 전문 조선사 비거 마린 그룹과 미 북서부 지역의 해양산업 기술교육센터 조성을 위한 공동개발 협약을 체결하는 등 인력 양성에 투자하는 한편, 미 해군 군수지원함 유지·보수·정비(MRO) 시장 진출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국내 기업들의 공격적인 투자는 미국에서도 높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 25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데이브 맥코믹 공화당 상원의원의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방문을 소개하며 “미국이 조선업이 부흥하기 위해선 동맹국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사진=삼성중공업)
 
천문학적인 투자가 이어지는 만큼 수익성 확보 역시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권효재 COR 에너지 인사이트 대표는 “국내 기업들이 투자하고 있어도 결국 상선 발주가 많아져야 하는데, 이에 대한 미국 내 행정절차가 늦어지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미국 정부는 (마스가 프로젝트에서 투자하기로 한) 1500억달러를 (발주에) 이용하자고 하지만, (투자를 해야 하는) 한국도 계획이 뚜렷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권 대표는 “미국으로서는 타국 자본으로 배를 짓는 것에 대한 개념이 부족하고, 한국도 배의 소유에 관련된 부분을 미국 정부가 행사하는 것에 대한 뚜렷한 규칙이 없다”며 “각 나라가 어디에 어떻게 투자해서 배를 짓느냐에 대한 절차가 까다로운 만큼 정부 간 협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안정훈 기자 ajh760631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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