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김성은 기자, 통영=송정은 기자]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와 8월 전당대회가 맞물리면서 민주당의 재·보선 공천이 복잡한 고차방정식으로 격상했습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재·보선에 출마할 후보로 이광재 전 강원지사를 띄우면서 수도권 출마를 염두에 뒀던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와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입지가 모호해졌습니다. 특히 송 전 대표와 김 전 부원장은 이재명 대통령과 가까운 친명(친이재명)계 인사라는 점에서 향후 공천 결과가 8월 전당대회의 전초전이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사법 리스크를 안고 있는 김 전 부원장의 경우엔 재·보선 출마를 두고 당내 찬반 입장이 갈리는 만큼 당 지도부가 그 부담을 떠안을지도 관건입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지난 19일 오후 경기 성남 모란시장 민속5일장에서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에게 사탕을 건네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광재 등판 수순에…송영길·김용 행방 '오리무중'
21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6·3 재보선 공천 퍼즐의 핵심 3인방인 이 전 지사와 송 전 대표, 김 전 부원장의 갈림길은 각각 '동그라미'(O), '세모'(△), '엑스'(X)로 나뉩니다. 이 전 지사는 정 대표의 제안으로 공천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송 전 대표의 출마를 막을 순 없으나 정 대표와의 당권 경쟁이 예고되는 만큼 재·보선의 길을 쉽게 열어줄 순 없는 지경입니다. 김 전 부원장은 비토 여론을 뚫고 출마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민주당은 오는 29일 이전에 일부 재·보선 지역 후보자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현재 수도권에서 기존 국회의원의 의원직 상실과 지방선거 후보자의 사퇴 계획으로 재·보선이 확정시된 지역은 인천 계양을·연수갑, 경기 안산갑·평택을·하남갑입니다.
거물급 정치인들이 포진한 만큼 공천 방향에 촉각이 모아지고 있는데요. 현재 이 전 지사의 하남갑 보궐선거 공천이 유력한 상황입니다. 다만 이 전 지사는 이번 강원지사 선거에 힘을 싣겠다는 기조를 견지해 온 터라 재·보선 출마를 고민하는 분위기입니다.
이 전 지사의 하남갑 등판이 최종 확정될 경우 송 전 대표와 김 전 부원장은 모두 낙천 수순을 밟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송 전 대표가 갈 마땅한 지역이 없기 때문입니다. 평택을에는 범여권의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와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 야권의 황교안 자유와혁신 대표가 이미 출사표를 냈습니다. 송 전 대표가 참전하면 전·현직 당대표 4명이 맞붙는 형국이라, 이 지역을 받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안산갑에선 친명계인 김남국 민주당 대변인과 친문(친문재인)계 전해철 전 의원이 '계파 대결'을 펼치게 됐습니다. 송 전 대표 입장에서 안산갑 출마는 처음부터 배제했을 것이라는 게 정치권 시각입니다.
송 전 대표의 지지세가 강한 인천을 다시 돌아봐도 자리가 없는 건 마찬가지입니다. 송 전 대표가 5선을 했던 계양을은 김남준 전 청와대 대변인이 거의 낙점된 데다, 연수갑은 박남춘 전 인천시장이 버티고 있습니다. 그나마 송 전 대표가 연수갑으로 눈을 돌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이에 제일 갑갑해진 사람은 송 전 대표가 됐습니다. 앞서 송 전 대표의 하남갑행 가능성도 거론됐으나 이 전 지사의 등판으로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제기됩니다.
김 전 부원장은 경기 안산갑 또는 하남갑 출마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혔습니다. 그는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안산, 하남갑 이 두 군데가 남아 있다"면서 "당에서 복합적인 요소들을 감안해서 결정해 주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경기 지역 공천을 바라는 김 전 부원장 또한 조 대표가 있는 평택을은 부담스러워하는 눈치입니다.
'사법리스크' 김용에 부정적…정청래 '선 긋기'
무엇보다 당내에선 김 전 부원장의 출마를 달갑게 보지 않는 시선이 존재합니다. 김 전 부원장이 대장동 개발 민간업자들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1·2심에서 유죄를 선고받고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어 사법리스크가 여전하다는 우려입니다.
정 대표가 전날 국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주요 재보선 후보 3명에 대한 발언 '온도차'에서도 이를 엿볼 수 있습니다. 정 대표는 인재 영입 기준에 부합하는 인사로 이 전 지사를 예로 들며 "강원지사 유력 후보임에도 우상호 후보에게 선당후사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치켜세웠습니다.
그러면서 "이 전 지사를 안타깝게 생각하는 목소리가 크고, 이번 국회의원 재·보선에서 기회를 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다"며 "핫플레이스(명소)로 떠오르는 곳에 출전해도 매우 경쟁력 있다고 생각한다. 내부적으로 (공천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전 지사에 대한 취재진 질문이 없었으나 정 대표가 먼저 말을 꺼내며 긴 시간을 할애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반면 송 전 대표와 김 전 부원장 관련 질문에는 짧게 답했습니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를 공천 대상으로 보고 있느냐는 취재진 물음에 "염두에 두고 있다"고만 했습니다. 공천 대상으로 보고 있으나 다소 선을 긋는 뉘앙스로 해석됩니다.
김 전 부원장의 출마 여부를 두고는 "차차 말씀드릴 날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실상 부정적 뉘앙스를 보이며 공천 가능성을 일축한 겁니다.
김 전 부원장은 당 지도부의 뜻과 별개로 안산갑을 타깃으로 김 대변인과의 혈전에 돌입했습니다. 그는 김 대변인을 두고 "지난번(21대 총선)에 전략공천을 한 번 받았다"며 "그렇기 때문에 또 전략공천을 받는 건 특혜라는 얘기가 많이 있다"고 견제구를 날렸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정 대표도 말을 아끼며 누구의 편도 들지 않는 모습입니다. 정 대표는 이날 경남 통영 욕지도에서 고구마 재배 현장 방문 후 기자들과 만나 김 전 부원장의 발언에 대해 "노코멘트하겠다"고 했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통영=송정은 기자 johnnyso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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