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누누티비, 누누티비2, 티비몬'. K-콘텐츠가 전세계 이목을 끌면서 이 같은 불법 영상 스트리밍 사이트도 활개를 치고 있습니다. 정부가 해당 사이트들을 발견할 때마다 접속 차단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이름만 바꾼 유사 사이트들은 끊임없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정부와 불법 사이트 사이의 쫓고 쫓기는 싸움이 지속되는 양상인데요, 인력의 한계에 봉착한 정부는 탐지 즉시 사이트를 차단하는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지적재산권(IP) 침해의 근원을 발본색원 하겠다는 의지입니다.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은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사이버공격이 오면 자연스럽게 대응하는 것처럼 불법사이트가 뜨면 자동으로 대응하는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불법 영상 스트리밍 사이트의 즉시 차단 시스템 구축을 추진 중이다. (사진=과기정통부)
앞서 과기정통부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은 누누티비로 대표되는 불법 영상 스트리밍 사이트 수천 건을 차단했는데요. 누누티비 서비스가 종료된 4월14일부터 누누티비2가 등장한 6월19일까지 두 달 간 접속이 차단된 사이트만해도 1310개에 이릅니다. 이 중 10개는 신규 사이트였고 나머지 1149건은 접속차단 조치를 회피하기 위해 URL만 변경한 사이트였습니다.
이처럼 과기정통부와 유관 단체들이 면밀한 모니터링 등을 통해 불법 콘텐츠 유통을 막고 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습니다. 불법사이트 탐지와 대응이 인력 투입에 기반한 수작업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데다, 신규 사이트의 경우 저작권 침해 사실 확인을 거쳐 접속 차단 결정에 이르기까지 최소 2주의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입니다.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들은 "하루에도 수백 개씩 늘어나는 사이트들을 모조리 잡아내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토로하지요.
탐지부터 차단까지 물리적 시간이 지나가는 사이 콘텐츠 업계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습니다. OTT, 방송사 등으로 구성된 영상저작권협의체가 누누티비의 불법 스트리밍으로 인한 저작권 피해를 약 5조원으로 추산하고 있는데, 다수의 유사 사이트를 통한 누적 피해 규모는 더 클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정부는 탐지와 동시에 차단이 되는 시스템을 만들려 합니다. 인공지능(AI) 기술을 기반으로 불법사이트를 탐지·채증하는 식인데요. 불법 사이트의 스크린샷 등 증거자료를 확보해 인터넷서비스사업자(ISP)에 전달하는 체계를 자동화한다는 구상입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현재 관련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R&D)을 기획하고 있는 단계"라며 "내년도 사업 과제로 진행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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