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허지은 기자] 아시아 금융허브로 불리는 싱가포르에서도 핀테크 육성이 화두입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싱가포르의 핀테크 기업은 1000개 이상입니다. 100개였던 2015년에 비해 10배 가량 성장했습니다. 핀테크 종사자 수도 5년 전 1100명에서 2020년 1만명을 넘어서며 산업의 규모가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핀테크 기업들을 발굴하고 투자로 연결시키는 정부 차원의 핀테크 페스티벌을 세계적 규모로 성장시키고, 우리나라처럼 규제샌드박스를 운영하면서 실험적인 혁신 사업을 지원하고 있었습니다.
싱가포르 통화청(MAS) 갤러리에서는 핀테크를 위한 규제 샌드박스가 금융권 전체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 전시하고 있습니다.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실험한 새로운 기술은 MAS 등 싱가포르 금융당국의 검토 후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됩니다. (사진 = 뉴스토마토)
싱가포르는 금융당국 내 핀테크 전담조직을 중심으로 핀테크 생태계를 구축했습니다. 우선 싱가포르통화청(MAS) 산하의 핀테크 전담조직인 FinTech & Innovation Group(FTIG)을 운영 중입니다. FTIG는 핀테크와 관련한 기술이 금융시장에서 일으키는 위험성을 파악하고 개선하면서 금융 서비스가 더욱 효율적으로 혁신될 수 있도록 기술개발을 지원하고 이를 위한 정책을 수립합니다. 또한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싱가포르의 금융정책을 혁신하고 있습니다. 이곳은 금융과 관련한 규제를 실험하는 테스트베드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6박7일간 싱가포르의 금융환경을 취재하면서 핀테크 육성 열기를 체감할 수 있었던 대표적인 사례는 '핀테크 페스티벌'입니다. 중소벤처기업부 산하의 KSC 싱가포르점에서 만난 핀테크 스타트업 관계자들에게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는데요. 싱가포르를 거점으로 동남아 진출을 노리는 이해영 비씨랩스(BC Labs) 디렉터와 오주현 케이크랩스 대표는 핀테크를 중점 육성하는 싱가포르에서 스타트업을 하고 있는 장점 중 하나로 '핀테크 페스티벌'을 꼽았습니다.
이 행사는 싱가포르 통화청(MAS)의 후원으로 2016년부터 매년 싱가포르에서 열리고 있는데요. 단순한 전시가 아니라 네트워킹과 투자자 확보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싱가포르 정부가 주도하고 있지만 참가 기업은 아시아만이 아닌 전세계 160개 이상의 기업으로 확대돼 이미 세계적인 행사가 됐습니다. 매년 행사가 열릴 때마다 전세계의 400여명의 투자자가 이곳에서 핀테크 기업들의 상황을 보고 투자를 결정하고 있습니다. 지난해까지 누적 방문자 수는 6만명 이상이었을 것으로 추산됩니다.
취재팀이 28일 찾은 MAS 갤러리 '금융의 미래' 부스에서는 '금융 기술과 핀테크는 싱가포르의 미래 금융 지형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며 "블록체인, 전자결제에서 인공지능 및 데이터 분석에 이르기까지 기술 중심의 혁신은 개인의 삶을 개선하고 보다 역동적인 경제를 구축한다"는 문구를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사진 = 뉴스토마토)
핀테크 페스티벌은 인재들도 주목하고 있는 행사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싱가포르경영대학(Singapore Institute of Management)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있는 김나연(23)씨는 "매년 핀테크 페스티벌이 굉장히 크게 열리고 있어 IT 전공자들도 2, 3순위로 핀테크 취업을 고려할 정도로 최근들어 관심이 크게 높아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스타트업 관계자들의 말을 들어보면 싱가포르 금융당국은 혁신사업자를 선정하는 동시에 제도 개선을 실행한다고 합니다. 핀테크 기업에 특례를 제공하는 것 뿐만 아니라 당국도 특례 기간 동안 기존 제도를 수정하고, 신생 기업들이 정부가 끝난 뒤에도 자생할 수 있도록 제도 환경을 갖추는 것이었습니다. 혁신사업자를 선정하고 기존 규제를 한시적으로 면제해주는 우리나라와 차이가 있는데요. 혁신적인 서비스인데도 불구하고 제도가 뒷받침되지 않아 좌초됐던 '타다 사태'을 반복하지 않으려면 싱가포르의 규제 혁신 사례를 배워볼 만합니다.
핀테크를 집중 육성하고 있는 싱가포르에서는 이미 전자결제 방식이 보편화됐습니다. 31일 싱가포르 시내 한 지하철역에서 시민이 스마트폰과 카드를 이용해 이용권을 충전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일상 속 스며든 핀테크의 일면을 엿볼 수 있는 장면입니다. (사진 = 뉴스토마토)
싱가포르=허지은 기자 hj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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