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발표에 한숨 돌린 로톡…스타트업계 "신산업 성장 적극 독려해야"
공정위, 로톡 가입 변호사 징계한 변협 등에 과징금 20억원
스타트업계 '환영'…이용자 의견 반영·적극적인 중재 요구
2023-02-23 15:31:34 2023-02-23 15:31:34
[뉴스토마토 이선율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로앤컴퍼니와 변호사단체 간 갈등에서 로앤컴퍼니측 손을 들어주자 스타트업계가 환영의 뜻을 전했습니다. 더불어 업계는 정부가 국민 전체의 편익을 증진하는 쪽으로 방향성을 잡고 신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 독려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신동열 공정거래위원회 카르텔조사국장이 23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대한변호사협회와 서울지방변호사회가 구성사업자인 소속 변호사들에게 특정한 법률플랫폼 서비스 이용금지 및 탈퇴를 요구, 구성사업자인 변호사의 광고를 제한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총 20억 원을 부과한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23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소속 변호사들에게 법률 플랫폼 로톡 탈퇴를 요구하는 등 수임 광고를 금지한 대한변호사협회와 서울지방변호사회의 행위에 대해 위법이라고 판단 내렸습니다. 이에 따라 이들 단체에 시정명령과 함께 총 20억원(각각 10억원)을 부과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사업자단체 금지행위 위반 관련 최고 과징금 액수입니다. 공정위는 변호사에게 특정 법률 플랫폼 서비스 이용금지 및 탈퇴를 요구하는 것은 구성 사업자의 사업 활동을 과도하게 제한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봤습니다.
 
로톡을 둘러싼 갈등을 주시해온 스타트업계에선 이번 공정위 결정에 환영의 뜻을 밝혔습니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이번 결정이 특정 직역 이기주의를 제재하고 국민 전체의 편익을 증진하는 혁신 서비스의 정당성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환영한다"면서 "이번 제재를 기점으로 리걸테크 산업계에서도 다양한 서비스와 플랫폼이 활성화되길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로톡 광고물 앞에 행인들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앤컴퍼니)
 
그러나 공정위의 발표에도 로톡은 마냥 웃을 수 없는 처지입니다. 당장 사업 존폐 위기에 직면해 있기 때문인데요. 로앤컴퍼니는 변협 등 변호사단체와의 지난 8년여간 갈등에 따른 여파로 최근 전체 임직원 중 절반을 감원했습니다. 4000명에 달했던 변호사 회원도 절반 이하로 감소한 상황입니다. 지난해 6월 확장 이전한 서울 강남 신사옥도 매물로 내놓았습니다. 
 
로앤컴퍼니 측은 "명백한 합법 서비스인 로톡을 상대로 변협과 서울변회가 감행한 압박은 대한민국 스타트업이 감당하기에 너무나 버거웠던 불법행위"라며 "로톡이 마지막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정부와 국민 여러분의 관심이 절실하다. 법의 도움이 필요한 국민들이 갈 곳을 잃지 않도록 힘을 모아달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이날 변협은 "변호사 광고에 관한 규제 업무는 국가의 공행정사무와 공권력의 행사에 해당한다"면서 공정위 결정을 규탄하고 법적 대응을 예고했습니다. 이에 따라 양측의 갈등은 장기화될 전망입니다.
 
로톡을 비롯해 기존 산업과 갈등을 빚어온 스타트업들은 이번 로톡 사태를 예의주시하며 정부가 신산업 성장을 위해 더욱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구산업과 신산업 간 대표적 갈등 사례로 꼽히는 타다 플랫폼의 공유 서비스 시장 퇴출과 같은 사태가 또 다시 벌어져선 안된다는 겁니다.
 
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직역 간 갈등이긴 하지만 직역뿐 아니라 산업계, 이용자들까지 모두 고려해 의견을 공유하고 조율해야 한다"면서 "그러나 현재 정부는 한 테이블에 이해관계자를 모두 불러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 따로따로 의견을 듣고 이야기를 전하는 수준에 그쳐 의견 조율이 잘되지 않고 있다. 국민에게 혜택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면서 정작 실제 이용자들의 의견도 듣지 않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스타트업들은 경기 불황에 스타트업들이 버틸 체력이 부족한데 기존 산업과의 갈등 양상이 장기화된다면 플랫폼 활성화는 요원해질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또 다른 스타트업 관계자는 "정부가 기존 산업단체와의 갈등에서 중재 역할을 해주긴 하나 시형령 하나 내리기까지 1~2년이 소요된다"면서 "경기침체 상황에서 스타트업들에게는 한 달의 기간에도 생사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 정부의 판단까지 마냥 기다리기엔 속도전 경쟁에서 밀릴 수 있어 좀 더 빨리 결정을 내려줬으면 한다"고 의견을 내비쳤습니다.
 
이선율 기자 melod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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