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자백’ 김윤진 “이 정도로 치밀한 구성, 본 적 없다”
“극중 ‘신의 한 수’, 마지막 엔딩…쿨 한 척 하고 호소하지 않는 감정 담아”
“소지섭, 감독 의도 파악한 대사 수정…장담하는 데 소지섭 출연작 TOP3”
2022-10-31 00:01:01 2022-10-31 00:01:01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그가 출연한 영화가 개봉했다. 이 영화 장르를 빗대어 이 배우를 스릴러 퀸이라 부르는 여러 기사가 쏟아졌다. 사실 이 칭호, 그에겐 다소 무례하다. 그가 출연해서 설득이 안된 작품을 찾아봐야 한다. 단 한 작품도 없다. 어떤 배우가 어떤 작품에 출연한다고 해도 관객이 설득이 안되는 작품을 찾는 단 것 자체가 어불성설일 수 있다. 배우란 직업을 하면서 관객을 설득하지 못한다면 그건 배우 스스로에게도 문제가 있지만 작품 자체에도 문제점이 많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배우에게 ‘000 이란 타이틀, 즉 장르적 존재감을 뜻하는 별칭을 부여한다는 것 자체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다. 이미 이 배우의 이름 석자가 장르이면서 얘기이고 영화 자체로 인식되는 보증수표인데 말이다. 배우 김윤진, 그가 출연하면 장르가 의미가 없게 되고 스토리가 무의미해지며 기타 다른 무엇도 상관이 없게 된다. 김윤진이 만들어 버리면 그 자체로 얘기가 된고 인물이 된다. 오죽하면 이번 영화 속 상대역 소지섭이 너무 놀란 대목이 있다. 두 사람이 함께 출연한 이 영화의 연출자 윤종석 감독도 같은 말을 했다. 영화 전체 대본을 전부외워 버린 김윤진의 내공. 그는 촬영 전 이 영화의 모든 걸 머릿속에 집어 넣고 그 인물이 된 채 현장에 왔단다. 영화 자백속 양신애 변호사. 김윤진은 자백을 통해 이런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 배우에게 ‘~이란 타이틀, 무의미하다.
 
배우 김윤진.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자백은 국내에서도 개봉한 바 있는 스페인 영화 인비저블 게스트가 원작이다. 원작 자체가 너무도 강력한 반전을 담은 작품이라 영화 마니아들에겐 유명하기도 하다. 참고로 김윤진은 처음 캐스팅 제안을 받을 당시에도 그리고 시나리오를 다 읽었을 시점에도 자백이 리메이크 작품이란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한다. 이 정도로 치밀한 구성은 단 한 번도 본적이 없었다며 다시금 혀를 내둘렀다.
 
제가 변호사 캐릭터란 점만 알고 시나리오를 봤어요. 너무 놀랐죠. 이 정도로 치밀하게 구성된 내용은 근래 본적이 없을 정도였어요. ‘자백의 반전도 너무 놀라웠고. 근데 나중에 원작이 있단 얘기에 더 놀랐어요. 그래서 원작도 찾아 봤는데 더 신뢰가 쌓였어요. 원작을 한국적 상황에 맞게 각색한 지점이 진짜 대단했어요. 후반부 엔딩도 너무 마음에 들었고. 시나리오만큼만 나오면 대박이겠다 싶었는데 기대 이상으로 결과물이 더 잘나온 것 같아요.”
 
배우 김윤진.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김윤진은 자백의 최고 장면으로 엔딩을 꼽았다. 원작인 인비저블 게스트는 마지막 크게 터트리는 한 방의 반전이 있다. 하지만 자백은 마지막 엔딩 직전 반전이 드러난다. 그러나 진짜 반전은 김윤진이 꼽는 엔딩이었다. ‘자백의 엔딩은 이 영화의 장르인 스릴러 그리고 연출을 맡은 윤종석 감독의 스타일이 집대성된 최고의 명 장면이라고 김윤진은 스스럼 없이 꼽았고 양손의 엄지를 추켜 세웠다.
 
진짜 최고 중에 최고에요. 사실 영화 속 엔딩과는 다른 엔딩을 찍었어요. 근데 감독님이 과감하게 그걸 편집하신 거에요. 뭐랄까, 감정에 질척대지 않고 또 쿨 한 척 하면서 호소하지도 않는 느낌 이랄까. 원래 편집 전 장면이라면 마지막 한 방이 있는데, 그걸 포기한 게 전 자백신의 한수라고 봐요. 보시면 왜 제가 신의 한 수라고 했는지 반드시 아실 거에요.”
 
배우 김윤진.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상대역인 소지섭을 통해 처음 공개된 김윤진의 시나리오 전체 암기는 개봉 전부터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은 이슈이기도 하다. 이 질문에 김윤진은 큰 웃음을 터트리며 실제 다 외우고 들어가긴 했다고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김윤진은 자백에서 변호사 배역을 맡았다. 변호사 배역은 대부분 법률 용어부터 시작해서 여러 잡다한 주고 받는 대사가 많을 수 밖에 없다. 김윤진은 이 대목에서도 다시 한 번 크게 웃으며 다 외웠지만 진짜 대사가 많기는 했다고 웃었다.
 
제가 그래도 나이도 제일 많고 제일 선배인데, ‘대사라도 제대로 하자란 심정으로 외워요(웃음). 드라마는 그렇게 못하는 데 영화는 대부분 촬영 전 대사를 통으로 다 외우고 들어가요. 그럼 진짜 연기하기 쉬워져요. 특히 자백은 감독님의 절실한 마음이 너무 고스란히 제게 전달이 돼 더 철저하게 준비를 하자는 심정으로 외우고 또 외웠죠. 그런데 진짜 대사가 많기는 했어요. 어휴~(웃음)”
 
배우 김윤진.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자백은 극중 김윤진이 연기한 양신애 변호사그리고 소지섭이 연기한 유민호두 사람이 전체의 흐름을 이끌어 가는 구조다. 두 사람의 대화를 통해 사건의 전후 맥락이 퍼즐조각처럼 맞춰져 가는 과정을 그려나간다. 김윤진은 상대역인 소지섭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당연히 한 작품의 상대역에 대한 의례적인 칭찬일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김윤진은 자백을 하면서 소지섭에게 새로운 필모그래피가 될 것이라고 진심을 전했다.
 
소지섭이란 배우가 얼마나 자백에 진심이었는지 극중 대사를 보면 아실 거에요. 제가 수 없이 질문을 하면 ’ ‘아니오정도로만 짧게 대답하는 게 많아요. 그런데 그게 지섭씨가 계산을 해서 줄인 거에요. 감독님이 유민호가 뭘 생각하는지 관객들이 모르면 좋겠다고 주문한 걸로 알아요. 그 주문에 완벽한 대답을 지섭씨가 파악한 거라 확신해요. 제가 확신하는 데 자백은 지섭씨 필모그래피 TOP3 중 한 편으로 자리할 겁니다.”
 
배우 김윤진.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극중 또 다른 상대역인 배우 최광일에 대한 고마움도 전했다. 최광일이 알게 모르게 너무 많은 배려를 해줘서 감사했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특히 일부 장면에선 카메라 밖에서 자신의 감정 콘트롤을 도와주며 함께 힘듦을 공유하는 모습에 눈물까지 날 정도였다고. 인터뷰 도중 김윤진은 최광일의 눈빛을 연기하며 아주 잠시 그가 자신을 진심으로 좋아하는 것 같았다며 크게 웃었다.
 
제가 촬영하는 데 감정을 잡아가는 장면이었어요. 그때 카메라 뒤에서 절 바라보면서 절 도와주는데 정말 눈물을 쏟더라고요. 너무 놀라기도 하고 그런 배려에 나도 감정이 순식간에 잡혀 어려운 촬영을 잘 끝낼 수 있었고. 사실 전 되게 담담하게 준비를 했는데 광일씨 때문에 너무 큰 도움을 받았어요. 진짜 나중에는 극중의 양신애인 저를 좋아한다고 생각할 정도였어요(웃음) 제겐 이번 작품에서 광일씨가 진짜 나무 같은 존재였어요.”
 
배우 김윤진.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앞서 언급한 바를 한 번 더 짚고 넘어갔다. 김윤진에게 어느 순간부터 스릴러 퀸이란 타이틀이 붙었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스릴러 장르는 상업 영화 시장에서 외면 받아 왔다. 하지만 2007년 김윤진이 출연한 세븐 데이즈이후 스릴러 장르가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김윤진이 출연하면 성공하는 스릴러란 공식이 성립된 셈이다. 그래서 자백도 큰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세븐 데이즈는 정말 제겐 너무 고마운 작품이에요. 사실 여전히 배우 김윤진을 얘기하면 제 주연 데뷔작인 쉬리를 여전히 얘기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1999년에 개봉했으니 벌써 23년 전 영화에요(웃음). 물론 쉬리는 제가 한국에서 배우를 할 수 있게 만들어 준 작품이라 너무 의미가 커요. 이젠 자백이 그런 큰 의미로 관객 분들에게 다가설 수 있었으면 하는 게 제 바람이에요. 정말 단 한 장면도 눈을 떼면 안되는 영화가 자백이에요. 즐겁게 꼭 관람해 주세요.”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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