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웃는땅콩, 도토리소풍, 아지뜰'…생소한 이 단어들은 국내 대표 IT 기업들의 사내 어린이집 이름이다.
플랫폼·게임사 등 IT 기업들은 우수 인력 유치의 방편으로 직원 복지 확충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 중 필수로 꼽히는 것이 어린이집이다. 맞벌이 직원들의 육아 고충을 해소할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이면서도 효과적인 수단이기 때문이다. 젊은 직원들이 늘고 있는 추세에 맞춰 어린이집을 확장하고 있는 곳들이 잇따르고 있다.
최근 네이버는 분당 판교에 첫 번째 사옥 내 어린이집 '푸르니판교'를 열었다. 앞서 네이버는 지난 2004년 서초와 분당 지역의 어린이집을 시작으로 수지, 이매 등지에 총 6개의 임직원 전용 어린이집을 운영해왔지만 네이버 사옥 안에 어린이집이 개설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판교역 인근의 테크원 사옥에 들어선 푸르니판교는 연 면적 4603㎡(약 1395평)에 정원 300여명 규모로 세워졌다. 설계 전 국내외 케이스 분석으로 다양한 공간 구성을 시도했고, 시공 단계부터 교직원이 참여해 사용자 친화적 공간을 조성했다.
특히 푸르니판교는 아이들의 안전과 발달이란 콘셉트 아래 △헬시(Healthy) 스페이스 △인조이어블(Enjoyable) 스페이스 △크리에이티브(Creative) 스페이스 등 세 가지 테마 공간을 마련했다. 크리에이티브 스페이스에는 분당권 사옥 내 어린이집에서 보기 드문 실외 놀이터도 조성됐다.
네이버 사내 어린이집 '푸르니판교'의 아름드리 놀이터. (사진=네이버)
지난 7월 신사옥 '아지트'에 입주한 카카오도 사옥 2층에 어린이집 '아지뜰'을 마련했다. 아지뜰은 뚝딱뚝딱 자라나는 소리가 들리는 공간, 크루의 새싹들이 모여서 뚝딱뚝딱 만들고 성장하는 이미지를 상징한다. 300여명 정원의 아지뜰은 기존에 여러 지역에 분산돼 있던 어린이집을 한 데로 모았다는 장점도 있다. 아이들과 학부모, 교직원의 소통과 교류가 이뤄질 스퀘어 광장과 실내 활동놀이를 마음껏 할 수 있는 영·유아 특별 활동실 등으로 구성됐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송파구 방이동 소재 '숲속의 오두막' 콘셉트의 우아한어린이집에 이어 제2 우아한어린이집을 신축 중이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이 "좋은 어린이집을 만들기 위해 영혼을 갈아 넣어서 욕심을 내고 있다"고 말할 만큼 직접 신경을 쓰고 있다는 전언이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3월 판교 알파리움타워에 사내 어린이집 '웃는땅콩'을 추가 신설했다. 2008년 4월 첫 사내 어린이집을 개원해 2013년 판교 R&D 센터로 사옥을 이전하면서 시설과 운영인원을 확대한 이후 약 10년만에 두 번째 어린이집 '알파리움 웃는땅콩'을 개원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3월 판교 알파리움타워에 두 번째 어린이집 '알파리움 웃는땅콩'을 개원했다. (사진=엔씨소프트)
웃는땅콩은 '아이와 가정의 행복이 직장의 행복으로 연결되고 나아가 세상에 즐거움을 준다'는 철학으로 운영된다. 아이들이 집처럼 좋아하고 편안한 일상을 보낼 수 있는 환경과 정서적 안정 및 공간 지각력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을 지향한다. 판교 R&D센터 웃는땅콩의 정원은 200명, 알파리움 웃는땅콩은 100명으로 최대 300명의 직원 자녀 보육을 지원한다. 영유아 1인당 면적을 법적 기준의 2배 수준으로 설계해 아이들이 여유로운 공간에서 생활을 하도록 했고, 교사 대 원아 비율도 법정 비율보다 낮게 운영해 보다 세심한 보육을 가능하게 했다.
엔씨의 웃는땅콩은 정부의 어린이집 평가인증에서 가장 높은 등급인 A등급으로 최우수평가를 받았다. 2015년 첫 평가 당시에는 최고점인 100점을 받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넥슨은 지난 2011년 '선릉원'을 시작으로 판교 사옥 인근의 도토리소풍 넥슨 해 어린이집, 판교 사옥 내의 도토리소풍 넥슨 달 어린이집, 도토이소풍 넥슨 별 어린이집을 운영 중이다. 2020년 이후에는 강남, 대치 지역에도 어린이집을 개원했으며 제주 NXC센터 인근에도 도토리소풍 제주원을 운영하고 있다.
도토리소풍은 아이들이 편안하게 잘 먹고, 바르게 자랄 수 있는 보육환경을 지향한다. 자유롭게 뛰어 놀 수 있는 넓고 쾌적한 공간을 확보하고 아동중심형 가구를 배치했다. 모래놀이터와 텃밭, 연령별 발달 수준을 고려한 영아전용놀이터, 유아전용쿠킹스튜디오 등을 갖춘 것도 특징이다. 도토리소풍 제주원의 경우 자연환경과 함께하는 아동중심의 자연친화 어린이집으로 인정받아 '직장보육지원센터 우수보육프로그램 공모전'에서 '공간환경디지안분야'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같은 시설에 부모들의 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해마다 학부모 대상 만족도 조사에서 5점 만점에 평점 4.5점 이상을 기록하고 있으며 매년 가을 원아모집 시즌이 되면 출산 예정자는 물론 미혼 직원들까지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넥슨 관계자는 전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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