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자는 상처입은 이재명 하나…뒤바뀐 여야 '인물' 풍경
국민의힘, 이준석·홍준표·오세훈·안철수·유승민·한동훈·원희룡 등 다수 포진
민주당, 5년 전엔 이재명·이낙연·안희정·박원순·김경수·정세균·김부겸 등 쟁쟁
2022-06-14 16:51:12 2022-06-14 16:51:12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처한 상황이 뒤바뀌었다. 대선과 지방선거 패배로 극심한 후유증에 시달리는 민주당은 이재명 의원 외에 이렇다 할 주자가 없다.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문계가 당권 탈환을 벼르고 있지만 세력에 비해 무게감과 인지도를 갖춘 인물이 없다는 점이 취약점으로 평가될 정도다. 불과 5년 전만 해도 이재명, 안희정, 박원순, 이낙연, 정세균, 김부겸, 김경수 등 쟁쟁한 인물들이 포진됐지만 이중 생존자는 이재명 의원 하나다. 그조차 지방선거 참패 책임론에 시달리며 상처를 입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준석, 오세훈, 안철수, 홍준표, 유승민, 한동훈, 원희룡 등 인물들이 넘쳐난다. 황교안 대표 체제에서 출발, 당내 주자가 없어 문재인정부 검찰총장을 지낸 윤석열 대통령을 옹립하는 궁색한 처지였던 것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다만 양당 모두 권력투쟁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점은 매한가지다. 국민의힘 경우 이준석 대표가 지방선거 승리 직후 혁신위원회를 꾸려 공천제도를 손보겠다고 공언하면서 권력투쟁의 포문이 열렸다. 이 대표는 지난 12일 당대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는 "제대로 자기정치를 하겠다"고 선언, 윤핵관(윤석열 핵심관계자)들에게 사실상의 선전포고를 했다. 이들이 다음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를 잡을 경우 과거 학살과도 같은 공천 전횡이 일어날 것을 우려, 사전에 시스템공천으로 자리를 잡겠다는 게 이 대표의 목표다. 윤핵관들도 반격을 노린다. 당 안팎의 우려에도 친윤계로 꾸려지는 '민들레' 모임을 발족, 세력화를 준비 중이다. 이 과정에서 윤핵관 중의 윤핵관으로 불리는 두 사람, 권성동 원내대표와 장제원 의원이 마찰을 빚기도 했다.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분당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당선으로 원내로 복귀한 안철수 의원도 보폭을 넓히며 차기 당권 도전 준비에 돌입했다. 
 
14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서울시 중구 장충동 서울 앰배서더 풀만 호텔에서 열린 포럼 '푸드테크 혁명'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당권과는 일정 부분 거리를 두면서도 일찌감치 차기 대권을 그리는 이들도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을 필두로 홍준표 대구시장, 유승민 전 의원 등이 이 같은 그룹에 해당한다. 유 전 의원은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경선에서 윤심을 등에 업은 김은혜 후보에게 일격을 당한 뒤 잠행을 이어가다 지난 11일 북 콘서트를 열고 활동을 재개했다. 그는 이날 "충실하게 야수의 본능에 따라 남은 인생을 살겠다"며 변화된 모습을 예고했다.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가 사실상 복원이 어려워진 만큼 개혁보수를 기치로 반윤의 정점에 서겠다는 뜻으로 읽혔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연일 페이스북을 통해 자기 목소리를 내며 중앙무대에서의 존재감을 부각하는 중이다. 그는 13일엔 "가까스로 정권교체를 이루고 지방선거에도 선전했으면 당이 하나가 돼야 한다"며 "대통령을 도와주지는 못할 망정 당권투쟁에만 열을 올린다면 국민을 배신하는 것"이라고 내홍의 중심에 선 이준석 대표와 윤핵관들을 싸잡아 비판했다. 이보다 앞서 10일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폐지를 주장하는 등 대구시 현안보다는 중앙정치에 열을 올리는 모습을 보였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김동연 경기도지사, 유정복 인천시장과 수도권 3자 협의체를 조직키로 하는 등 수도권 민심잡기에 주력하고 있다. 오 시장은 헌정사상 최초의 4선 서울시장을 간판으로 차기 대권에 나설 걸로 예상된다. 이외에 김진태 강원도지사, 박형준 부산시장 등 간판 지자체장도 있다. 여권 안팎에서는 이들 외에도 윤 대통령의 절대적 신임을 얻고 있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비롯해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등도 유력 주자로 분류한다. 
 
반면 민주당은 극심한 인물난에 시달리고 있다. 8월 전당대회를 앞둔 상황에서 이재명 의원을 빼면 대중성과 무게감을 갖춘 '간판스타'가 없다. 전당대회 도전이 유력한 홍영표, 전해철, 이인영, 우원식 의원 모두 대중성에서는 이재명 의원에게 크게 밀린다. 이는 세력과 조직에서 앞선 것으로 평가되는 친문계의 최대 고민이기도 하다. 민주당은 앞서 지방선거에서도 인물난 끝에 부산과 경남을 사실상 포기했다. 지방선거의 꽃인 서울시장 후보마저 돌고 돌아 송영길 전 대표에게 돌아갔다. 결과는 참패였다. 
 
정치권에선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처한 상황이 5년 만에 역전된 데 주목한다. 당시 민주당은 과거 한나라당의 9룡 시대를 방불케 할 정도의 쟁쟁한 인물들이 다수 포진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과 탄핵으로 보수세력 자체가 괴멸됐다. 재건조차 장담하지 못할 고난의 시기였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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