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국민의힘이 이준석 대표와 정진석 의원의 설전으로 촉발된 당 권력투쟁 양상, 원 구성 협상 난항에 따른 국회 공백 사태 장기화, 박순애 교육부 장관·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자질 논란과 인사청문회 지연 등의 현안에 직면해서다. 현안들은 하나같이 국민의힘 정국 운영에 걸림돌이 되거나 민심에 역효과를 초래할 수 있는 암초다. 권 원내대표는 권력투쟁 양상에 대해선 "언론의 프레임이 씌워진 것"이라면서 진화에 나섰고, 국회 공백엔 "국민이 피해를 입는다"며 여론전에 주력하는 등 연일 당을 수습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느라 진땀을 흘리는 모양새다.
11일자로 국민의힘이 8회 지방선거에서 승리한 지 열흘째지만, 당내 모습과 정국은 첩첩산중으로 치닫고 있다. 권 원내대표의 첫 시험대는 당내 권력투쟁 양상이다. 선거 후 당에선 기다렸다는 갈등이 터졌다. 포문은 이준석 대표와 정진석 의원이 열었다. 이 대표가 지방선거 직후 우크라이나로 떠나자 정 의원이 "자기정치"라고 비판했고, 두 사람은 페이스북을 통해 설전을 나눴다. 여기에 김용태·정미경 최고위원, 오신환 전 의원까지 가세해 이 대표를 옹호하고 정 의원을 공박했다. 특히 '윤핵관'(윤석열 핵심관계자) 장제원 의원을 중심으로 의원모임 '민들레'(민생 들어볼래)를 조직키로 했는데, 이 대표가 이를 "사조직", "줄 잘 서는 분들"이라고 꼬집으면서 일련의 사태는 친윤-비윤 구도의 권력투쟁으로 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촉발됐다.
두번째 시험대는 원 구성 협상 난항이다. 지난달 30일 자정을 기해 21대 국회 전반기가 종료됐으나 후반기 국회는 열흘 넘게 개점휴업 상태다. '상임위원회 옥상옥'으로 불리는 법사위원장을 누가 가져갈 것이냐가 핵심이다. 여야의 입장은 팽팽하다. 국민의힘은 법사위를 반드시 탈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21대 국회 전반기 민주당이 법사위를 갖는 대신 후반기엔 국민의힘에 넘겨주기로 합의한 것도 국민의힘이 내세우는 명분이다. 민주당이 제1당 지위로 국회의장을 갖기로 했으니 법사위원장마저 주면 국회 전체를 뺏기는 것과 같다. 반면 민주당은 통상 야당이 법사위를 가졌다며 앞선 합의를 번복했다. 국민의힘은 법사위를 갖기 위해 11 대 7로 나누기로 한 상임위 배분까지 조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민주당이 계파 갈등과 전당대회 준비로 정신이 팔렸고, 당론도 모으지 못하고 있다. 여야의 협상이 실질적 진전을 이루지 못하는 처지다.
10일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권 원내대표의 세번째 시험대는 박순애 교육부 장관·김승희 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통과다. 국회가 원 구성 협상 지연으로 파행을 거듭하고 있어서 두 사람은 인사청문회 없이 임명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두 사람이 각각 음주운전 이력과 로비스트 의혹이 제기, 자질 논란을 겪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인사청문회가 열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두 사람의 임명을 강행하면 민심의 후폭풍이 두렵다. 권 원내대표로선 두 사람을 인사청문회에 세우고 능력 검증을 통해 장관 수행에 이상이 없다는 걸 입증해야 할 부담을 안게 됐다.
어느 시험대도 쉽지 않은 상황. 우선 당내 갈등에 대해 권 원내대표는 최대한 중립을 지키며 당을 수습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6일 이 대표의 출국에 대해선 "방문 시기와 형식에 여러 논란이 있다는 건 잘 안다"면서도 이튿날엔 원내대책회의에선 "당대표 임기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자체가 적절하지 못하고, (당내 갈등을)권력다툼이라고 보는 건 억측"이라고 했다. 또 10일엔 민들레 모임과 관해선 본인이 윤핵관이면서도 "국민의 오해를 받을 수 있는 모임은 부적절하다"며 "의도가 있는 모임이라면 앞장서서 막겠다"고 전했다. 아울러 "잘못하면 계파 이야기가 나오고 윤석열정부 성공에 방해가 된다. 과거 정권에서도 당의 분열로 이어져 정권연장 실패로 이어진 예가 많았다"며 "(민들레 모임)발족을 안 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강조했다.
권 원내대표는 원 구성 협상에 관해선 연일 민생경제가 어려운 시국이라는 점을 지적, "민주당은 얼마나 더 많은 민생현황을 발목잡으려는 것이냐"라면서 "국회 공백이 장기화되면 그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간다"고 주장했다. 국회 공백의 책임이 야당의 '법사위 몽니'에 있다는 여론전을 전개해 민주당을 압박한다는 전략이다. 박순애·김승희 장관 후보자에 대해선 "원칙적으로는 원 구성을 빨리 마무리하고 정상적 절차로 인사청문회를 하는 게 맞지 않나 생각한다"며 국민 앞에서 청문회로 검증을 받아야 한다는 필요성을 거듭 역설했다.
이에 대해 이종훈 시사평론가는 "권 원내대표가 뽑힌 지 두 달 정도 됐는데, 아직 보여준 게 없다"며 "당내 갈등에 대한 대처, 원 구성 등 야당과의 관계, 국정과제 추진을 위한 입법 성과 등을 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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