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이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에서 윤석열 정부의 110대 국정과제를 발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윤석열정부 국정과제에서 지난 대선과정에서 약속했던 주요 공약 대부분이 후퇴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1호 공약이었던 50조원 규모의 소상공인 손실보상이 대표적이다.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 페이스북과 현장 유세 등을 통해 소상공인에게 최대 1000만원의 손실보상을 거듭 약속했다. 하지만 일괄지급은 차등지급으로 바뀌었고, 약속했던 소급적용도 없던 일이 됐다.
안철수 인수위원장은 3일 통의동 인수위에서 브리핑을 통해 '국민께 드리는 20개 약속과 110대 국정과제'를 공개했다. 안 위원장은 공약 파기 논란을 일으킨 소상공인 손실보상에 대해 구체적인 손실보상 규모는 기획재정부에서 발표키로 했고, 인수위는 손실 추계로 역할을 다했다는 면피적 입장만 내놨다.
그는 "현금 보상, 세제 혜택, 대출 등 거시경제에 최소한의 영향을 미치는 방법을 경제1분과에서 고민하고 있고, 기획재정부에서 현재 상황에서 실현 가능한지를 한 번 더 점검해서 구체적인 안을 만들 것"이라며 "코로나특위는 전체 손실 액수를 발표한 것이고 구체적인 구제 방안은 기재부가 발표할 것"이라고만 했다. 또 "제가 맡은 코로나특위는 54조원이라는 피해 규모를 처음으로 확인해 대한민국 역사상 처음으로 제대로 숫자를 만들었다"는 자평과 함께 "저희 역할은 거기까지"라고 단정했다.
안 위원장은 지난달 28일 코로나 100일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손실 정도에 따른 보상금 차등지급 및 소급적용 불가 방침 등을 밝힌 바 있다. 윤 당선인의 약속만 믿고 기다렸던 자영업자 등 소상공인들은 허탈감에 빠졌다. 소상공인연합회는 논평을 통해 "윤 당선인은 대선 1호 공약으로 '50조원 이상 재정자금을 확보해 정당하고 온전한 손실보상'을 확약했으나 이번 발표안에서는 지원의 총규모도 나오지 않은 데다 소급적용 관련한 부분도 언급되지 않았다"며 "특히 차등 지급안은 현 정부의 지원안보다 크게 퇴행한 것으로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반발했다.
인수위는 병사 월급 200만원 공약에 대해서도 단계적 인상 방침을 밝혔다. 인수위는 "병사 봉급과 자산형성 프로그램으로 2025년 병장 기준 월 200만원을 실현하겠다"고 했다. 당초 윤 당선인이 대선후보 시절 내걸었던 취임 즉시 사병 월급 200만원 인상 공약과 비교하면 크게 후퇴했다는 지적이다. 이는 병사 월급을 200만원으로 올릴 경우 직업군인들의 급여도 함께 인상되고 이에 따른 연금 인상 등 세밀한 부분을 살피지 못한 채 '남성청년 표심'에만 집중했기 때문이다. 결국 '이대남'(20대남성) 전략은 재정의 한계 앞에 빈 말이 될 위기에 처했다.
1기 신도시 재정비와 관련한 공약도 구체적인 공급 방법이나 물량 등의 계획이 담기지 않았다. 이에 대해 심교언 인수위 부동산TF팀장은 "1기 신도시는 현재 구체적으로 기획을 한다고 나서기에는 무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1기 신도시는 여야 공통 공약 상황이기 때문에 법안이 먼저 준비될 것이고 그 동안 주민과의 소통을 통해 어떻게 할지 고민할 것"이라며 "올해 말이나 내년 마스터플랜을 통해서 종합적인 발전 구상을 내놓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인수위는 1기 신도시 재정비 사업을 정부의 중장기 계획으로 발표해 논란과 반발을 자초했다. 서둘러 "약속대로 할 것"이라고 정정했지만 신뢰에는 금이 갔다.
윤 당선인이 공약했던 여성가족부 폐지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추가 배치 등도 국정과제에 포함되지 않았다. 대선 공약이었던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E·F 노선 추가계획도 '신규노선 확대방안 검토'라고 완화돼 명시됐다. 추진이 아닌 검토로, 임기 내 불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인수위는 해당 국정과제를 이행하기 위해 209조원이 추가로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인수위는 "강력한 재정지출 재구조화와 경제성장에 따른 세수 증가 등을 통해 충분한 재원을 마련함으로써 국민께 약속드린 국정과제를 차질 없이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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