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선율 기자] "배달앱은 이용할수록 더 손해같아요. 가뜩이나 코로나 풀리고 배달손님 줄고 물가가 올라 힘든데 더 독하게 광고 수수료로 떼어가고 있어요." (A음식점 자영업자)
배달앱을 이용하는 자영업자들의 불만이 연일 쏟아지고 있다. 최근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주문건수가 큰 폭으로 줄었는데, 배달비와 배달 수수료 부담은 오히려 커지면서 자영업자들의 분노가 극에 달한 상황이다. 일부 외식업 자영업자들은 배달의민족, 쿠팡이츠를 중심으로 강화되는 수수료 체계를 개선해야한다며 소송 등 집단행동에 나서면서 갈등 국면이 고조되는 모양새다.
서울 종로구 한 가게 앞에서 배달 노동자가 음식을 배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자영업자들의 집단행동은 최근 배달의민족의 클릭당 과금방식 광고 상품 도입에서 촉발됐다.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오는 28일부터 '우리가게클릭'이라는 CPC(클릭당 과금) 방식의 광고 상품 운영을 시작한다고 알렸다. 이 상품은 음식점주가 일정 광고비를 배민에 예치한 뒤 소비자가 선택하는 만큼 광고비를 차감하는 형식으로 선택(클릭)에 따라 200~600원이 차감된다. 주문을 하지 않고도 광고비용이 차감되는 구조로, 자영업자들은 배달비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이런 광고 상품까지 출시하는건 도를 넘어섰다면서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현재 배민은 광고상품으로 울트라콜과 오픈리스트를 운영중이다. 오픈리스트는 음식 카테고리 최상단에 3곳을 무작위로 노출하는 상품으로, 주문건당 6.8%의 수수료를 받는 정률제 광고다. 배민이 최근 도입한 클릭당 과금 형식의 상품은 오픈리스트를 이용하는 업주들만 추가로 신청할 수 있다. 울트라콜은 오픈리스트 아래 노출되는 광고로, 일명 깃발꽂기로도 불린다. 자영업자가 월 8만8000원에 특정 지역(반경 2km)에 깃발을 꽂아 가게를 노출하는 정액제 광고 형태다. 이 깃발꽂기 상단에 노출되지 않으면 배달이 잘 들어오지 않는다고 자영업자들은 말한다.
이전에도 배달앱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는 누적되던 중이었다. 특히 한집에 하나 배달하는 단건배달의 요금 체계를 개편하면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쿠팡이츠는 지난 2월초, 배민은 지난달 22일부터 그동안 운영해온 단건배달 프로모션을 종료하고 새로운 요금체계를 내놓았는데 업주들은 이를 배달비 인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배민의 경우 배민1 요금제를 개편하면서 소비자가 지불하는 배달팁을 음식점 매출에 반영해 정산하고 있다. 배달팁을 반영한 매출로 잡히다보니 결제수수료와 부가세가 늘어나 업주가 챙기는 몫이 크게 줄어든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한 자영업자가 배민에서 27000원짜리 음식을 판매하고 결제정산수수료에 중개이용료, 배달비 6600원 등이 차감돼 2만390원만 지급받았다고 인증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예를 들면 2만7000원짜리 음식을 소비자가 주문하고 배달팁으로 3000원을 내면 음식점 매출은 3만원으로 잡힌다. 여기서 결제수수료 990원(매출액의 3%, 부가세 별도), 중개이용료 2020원(주문금액의 6.8%, 부가세 별도), 배달비 6000원(부가세 별도)을 합한 9610원이 차감된다. 즉 음식을 판매한 자영업자 손에 쥐어지는 입금금액은 9610원이 차감된 2만390원이다.
한 자영업자는 "이번 배민의 바뀐 수수료 개편을 보면 해도해도 너무한 것 같다"면서 "초창기 배민 등장할 때는 사장들과 상생을 얘기했지만 지금은 자영업자들의 등골을 빼먹고 있다. 안 그래도 코로나 상황이 풀려서 배달손님이 줄고 있는데 답답하다"고 한숨지었다.
쿠팡이츠의 경우엔 지난 주말 서버오류로 업주들의 불만이 커졌다. 주문이 몰리는 지난 24일 정오부터 오후 3시까지 주문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하루 장사를 망쳤다는 불만이 쇄도했지만 쿠팡측은 3000원짜리 할인쿠폰 지급 외에 별다른 보상안을 내놓지 않은 상황이다.
배달앱업체들의 불만이 쌓이면서 일부 자영업자들은 단체행동에 나서는 중이다. 코로나피해자영업총연합(코자총) 소속 한국외식업중앙회,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 한국자영업연대 등은 이들 업체를 상대로 한 집단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배달플랫폼 횡포 대응 배달사장 모임’에 동참한 자영업자 300여명이 소송 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민상헌 코로나피해 자영업 총연대(코자총) 대표는 "배달앱의 문제가 최근 들어 더욱 심하게 드러나고 있다"면서 "배민의 경우 불공정한 부분이 발견돼 변호사와 만나 회의를 한후 소송에 나설 계획이며, 쿠팡이츠 건은 지난 주말 서버 오류에 대해 문제 삼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민 대표는 이어 "구체적인 단체 행동과 관련한 내용은 26일중으로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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