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대장동 개발사업의 토목사업권을 받는 대가로 남욱 변호사에게 20억원을 준 토목건설업체 대표가 사업권을 얻지 못하게 되자 대장동 민간사업자의 로비 의혹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해,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100억원을 주고 이를 무마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이준철)는 11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 등 5명의 21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증인으로는 화천대유가 확보한 대장동 부지 5개 블록의 아파트분양대행사업을 맡은 이모 씨가 나왔다.
검찰에 따르면, 지난 2014년 10월~11월 사이, 이씨는 토목사업자 나모 씨와 남 변호사,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사업팀 투자사업파트장으로 일했던 정민용 변호사와 서초구 소재 한 식당에서 만났다.
검찰은 이 씨에게 “남 변호사가 나 씨에게 토목 사업권을 어떻게 준다고 했느냐”고 물었고, 이 씨는 “그때까지만 해도 '이 사업은 내가(남 변호사) 추진하고 있는 내 사업이니 수의계약을 통해 토목사업을 줄 수 있다'고 했다”며 “그 부분은 나 씨도 확인했다”고 답했다.
또 나 씨가 남 변호사에게서 토목사업권을 받는 조건으로 이 씨를 통해 남 변호사에게 20억원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이 추가로 “정 변호사가 자리에 참석했던 이유는 무엇이냐”고 묻자 이 씨는 “제 생각엔 성남도개공과 결합도시개발이 되더라도 토목사업을 줄 수 있다는 신뢰를 주기 위해서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씨는 또 “정 변호사가 자신을 뭐라고 소개했는지 정확히 기억하지는 않지만, 성남도개공에서 대장동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나 씨가 제공한 20억원이 민간사업자의 선정을 위한 로비로 쓰인 게 아니냐"고 물었으나 이 씨는 “그런 내용은 저에게 한번도 얘기하지 않았다”면서도 “대규모 프로젝트를 하다 보면 초기 사업비가 대부분 그런 용도로 쓰여서, 일부는 그런 쪽(로비)으로 흘러갔을 것이라고 추측한다”고 답했다.
나 씨는 토목사업권을 기대하고 남 변호사에게 20억원을 줬으나, 정작 사업권을 얻지는 못했다. 대장동 개발사업의 사업권이 남 변호사에서 김씨에게로 넘어갔기 때문이다. 이 씨 증언에 따르면 이 씨는 김 씨에게 토목사업권을 나 씨에게 줘야 한다고 설득했지만, 김 씨는 본인이 책임질 이유가 없다며 나 씨에 토목사업권을 주지 않겠다며 나씨의 요청을 거절했다.
결국 나 씨는 토목사업을 수주했을 경우 예상된 이익 100억원을 주지 않으면, 본인이 이 씨를 통해 남 변호사에 제공한 20억원이 로비로 사용됐다고 폭로하겠다며 이 씨를 협박했다. 이 씨가 이같은 사실을 전해오자 김 씨는 100억원을 나 씨에게 지급했다.
이에 검찰은 이 씨에게 “인허가와 관련해 로비한 사실이 없다면 김 씨가 100억원을 나 씨에게 줄 이유가 없지 않느냐”며 “김 씨가 협박을 느낀 건지 내심은 알 수 없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이 씨는 “제가 듣기론 나 씨가 정 변호사와 유동규 전 성남도개공 기획본부장 관련 부분을 얘기하면서 선정 비리를 폭로하겠다고 했다”며 “저는 압박한 것으로 느꼈다”고 답했다.
검찰이 “선정 비리가 폭로되면 김 씨도 좋을 게 없지 않느냐”며 “그래서 100억원을 부담한 게 아닌가”하고 재차 묻자, 이 씨는 “(김 씨도)좋을 게 없었다”며 “여러가지 복합적이었겠지만 그 부분이 컸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 중 한명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지난해 11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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