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선율 기자] 갈수록 오르는 배달비를 잡고자 정부가 내놓은 대안인 공공배달앱과 배달비 공시제를 두고 실효성 의문이 커지고 있다. 공공배달앱은 참여기업수가 적고 편의성이 떨어진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고, 배달비 공시제는 시행 전부터 배달비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한 상태에서 추진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공배달앱은 중소상공인의 배달 중개수수료 부담을 줄여주고자 1%대의 착한 수수료를 모토로 내걸고 등장했으며, 2020년 12월 경기도 배달특급을 시작으로 서울시를 포함해 전국 전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서울 도심에서 라이더들이 비가 내리는 가운데 배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부 주도 공공배달앱은 소상공인과 상생을 강조하고 공익성을 내세워 전국으로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민간업체 배달앱과 비교하면 좀처럼 활성화 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배달수요가 많은 서울시의 경우 예산 투입 대비 이용자 모객 효과가 미미한 실정이다. 최근 서울시 공공배달앱 중 상위 3위권 내에 들었던 '띵동'은 사업을 중단한 상태다.
공공배달앱의 참여도가 민간배달앱 대비 저조한 이유는 이용 편의성 부족이 첫손에 꼽힌다. 착한 수수료라는 취지는 좋지만 불안정한 앱 UI(사용자 인터페이스), 이용자 모객을 위한 할인 등 프로모션 부족, 빠른 배달의 전제조건인 라이더 공급이 잘 이뤄지지 않는 점 등 여러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심지어 소상공인들마저 적극적인 참여를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공공배달앱에 가입한 한 자영업자는 "가입은 했는데 주문이 너무 안와서 쿠팡, 배민 등에도 다시 가입해 배달앱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면서 "취지만 좋을 게 아니라 좀더 손님들을 유인할 수 있는 대책,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해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시 제로배달 유니온 참여업체중 하나인 띵동. (이미지=앱 첫 화면 캡처)
공공배달앱 운영에 뛰어들었던 참여사들마저도 앱의 편의성이 많이 떨어지는 점을 가장 큰 문제로 지적했다.
띵동 운영사인 허니비즈에 근무했던 한 관계자는 "서울시 공공앱은 사실상 실패한 모델"이라며 "띵동의 경우 초반에 부채가 심한 상태에서 공공배달로 반등을 노리려고 했는데 고정비 과다 지출에 내부 투자 비용 등이 맞물리며 부채가 감당하지 못한 상황까지 이르면서 운영이 중단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시의 앱 모델은 공공배달앱 자체를 띄우기보단 슬로건(프로젝트)을 띄우는 것에 쏠려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본다"면서 "이용자들이 많이 알아야하는데 어떻게 찾아서 들어가야 하는지 널리 알려지지 않았고, 앱들도 여러 개로 분산돼 효율이 생기지 않았다. 또 배달비가 소비자에게도 저렴하다는 게 체감돼야 하는데 기존 배달앱과 별로 차이도 없고, 입점업체도 부족하니 이용할 이유가 생기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 중 선보이는 정부의 '배달비 공시제' 시행에 대해서도 시작 전부터 실효성 의문이 나오고 있다.
배달비 공시제는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 감시센터가 한달에 한번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등 주요 배달앱 3사를 대상으로 배달비를 비교 공시하도록 조치한 것으로 2월말께 첫 공시가 이뤄질 예정이다.
배달비 공개를 통해 플랫폼간 가격 경쟁 유발을 일으켜 건당 배달비를 낮추겠다는 취지지만 업계에서는 소비자들이 부담하는 배달비 공시만으로 배달비를 낮추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보고 있다. 각 플랫폼업체들이 정한 기준에서 실제 소비자가 부담하는 배달비를 결정하는 주체는 음식점주에게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배달비가 올라간 근본 요인은 라이더 공급 부족인데 공시제가 이 문제의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폭발적으로 늘어난 주문량 대비 라이더 수는 한정돼 있어 라이더 모시기 경쟁에 계속해서 불이 붙고 있는데, 이 문제를 해소하는 일이 보다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배달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배달앱 내 요금이 다 나오고 있고, 시간대, 주말, 날씨 등에 따라 배달비는 시시각각 변하는데 한달마다 공시한다고 효과가 있을까 싶다"면서 "중요한 것은 라이더수 부족인데, 해결이 쉽지 않다. 인건비도 높아져서 더 배달비가 올라가는 추세로 업체들 간 가격 인상 물결이 이어지지 않도록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고민이 필요해보인다"고 말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빠르고 정확한 배달을 하는 라스트 마일 서비스가 활성화되면서 배달원(라이더) 수요가 더욱 급증했다"면서 "단기간에 수요가 급증한 만큼 배달원 공급은 따라가지 못하다보니 몸값이 올라가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배달이 중요해진 만큼 배달원들의 몸값도 높아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소비자들이 배달의 편리를 맛 봤는데 안 시킬 수는 없을 것이다. 현재 배달 시장은 과도기적 상태로, 배달 플랫폼업체들이 의도적으로 배달비를 올려 재미를 보려고 한다기보단 더 많은 트래픽을 만들어 몸값을 높이려는 욕구가 더 크다. 좀더 플레이어(선수)들이 많아지고, 이들간 선의의 경쟁을 통해 가격을 합리화시킬 수 있도록 놔두는 것이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제언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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