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배달비①)배달비 급등에 자영업자 '한숨'…포장주문 늘기도
쿠팡이츠·배민1 요금제 개편에 배달비 부담 커져
단건배달 등으로 '라이더 모시기' 경쟁 치열…배달비 인상 부추겨
비싼 배달비에 포장주문·공동배달 수요 급증하기도…근본 해결책은 못 돼
2022-02-22 06:10:18 2022-02-22 09:53:49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배달음식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그러나 주문량 폭증과 함께 배달비도 갈수록 치솟으면서 이를 지불하는 자영업자, 소비자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다 한집에 한건 배달하는 단건배달 방식까지 등장해 라이더 출혈경쟁을 부추기며 건당 배달비 비용이 급등하고 있다. 치솟는 배달비에 대한 원성이 갈수록 높아지는 가운데 이같은 상황을 초래한 근본적 원인이 무엇이며 대안은 없는지 알아본다. (편집자주)
 
배달오토바이 주차된 배민라이더스센터.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이선율 기자]  #. 서울 강남구에 거주하는 회사원 A씨(35)는 단건배달 서비스를 자주 이용해왔으나 최근에는 포장주문으로 바꿨다. 기본 2만원대 음식을 주문하면 많게는 6000원까지 배달비를 추가로 요구하면서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요즘은 포장 주문시 2000~4000원 가량 할인 이벤트도 많아 귀찮더라도 주문한 메뉴를 픽업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최근 배달비가 최대 1만원 가까이 치솟으면서 포장주문을 하는 이용자들이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배달의 편의성을 가릴 만큼 배달비 부담이 커지면서 다른 대안 찾기에 나선 것이다. 2030세대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포장주문을 택하거나, 새해부터 직접 요리해서 먹는 데 도전하는 '배달끊기 챌린지'를 하거나, 배달 공동구매에 적극 나서거나 하는 식으로 배달비 인상에 대응하고 있다.
 
실제로 주요 배달앱들의 포장주문 건수는 눈에 띄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15년 8월부터 포장방문 서비스를 시작한 요기요는 지난 1월 기준 이용자수가 전년 동월 대비 약 90배 뛰었으며, 배달의민족도 올해 초부터 지난해 7월까지 포장 주문 건수가 6배 늘었다. 포장 주문시 요기요는 12.5%의 주문 중개 수수료를 받고 있으며,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는 한시적으로 수수료 무료 정책을 적용 중이다. 
 
배민1과 쿠팡이츠 단건배달 프로모션 개편 내용 표. (그래픽=뉴스토마토)
 
올해 들어 포장주문 건수가 늘어난 이유는 배달비가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배달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바로고, 생각대로 등 배달대행업체들은 배달대행 수수료를 500~1000원 가량 인상했다. 수수료 인상으로 수도권 평균 배달료는 5000~6000원 수준으로 올랐다. 악천후나 피크 타임 배달, 장거리 배달의 경우엔 할증 적용으로 최대 7000~9000원에 육박한다. 여기에 최근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가 단건배달 관련 요금제를 개편하고 프로모션 중단에 나서면서 배달료 인상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쿠팡이츠는 지난 3일 요금제를 개편하고 서울지역에서 프로모션을 중단했다. 쿠팡이츠의 경우 일반형 기준으로 보면 주문금액의 9.8%인 중개수수료에 배달비 5400원이 붙게 된다. 3만원짜리 음식을 주문한다고 치면 일단 수수료 2940원을 쿠팡이츠에 부과해야 한다. 또 라이더나 배달대행사에 주는 배달비 5400원은 자영업자 판단에 따라 소비자와 나눠서 부담하게 된다. 
 
배달의민족은 다음달 21일부터 단건배달 서비스 배민1 프로모션을 중단하고 22일부터 서울, 경기, 인천 지역에서 개편된 요금제를 적용한다. 배민1 기본형의 경우 배달앱 사용료격인 중개수수료가 주문금액의 6.8%로 책정되고, 또 자영업자와 고객이 분담하는 배달비 6500원이 붙는다. 마찬가지로 3만원 음식을 단건배달로 주문시 자영업자가 음식가격의 6.8%(2040원)을 배민에 수수료로 지불하고, 배달비 6500원은 자영업자 판단에 따라 나눠내게 되는 것이다. 배달앱들은 배달료 인상이 아닌 배달료 현실화를 위한 조치라고 설명하지만 자영업자들의 원성은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배달앱을 가입해 이용하고 있는 자영업자 A씨는 "손님이 많이 주문해도 수익은 비례해서 오르지 않는다는게 모순적"이라며 "심지어 배달비 때문에 가게 접는다는 말을 하는 분들도 있다. 단가가 낮은 음식을 배달하면 더 남는 게 없는데, 프로모션까지 종료하면 손님이 더 줄 것 같아 걱정이다"고 토로했다. 또다른 자영업자 B씨는 "배달앱을 하나만 이용하는 것도 아니고 최소한 2~3곳의 배달앱 가입을 하는데 떼어가는 수수료 부담이 만만치 않다"면서 "최근 식자재값 인상에 앱에 잘 노출될 수 있도록 별점·리뷰 관리 등을 해야하는 스트레스도 엄청난데, 거기다 또 배달료를 올리면 우리는 남는 게 별로 없다"고 한숨지었다.
 
최근 오른 배달비 인상의 근본 요인으로 단건배달 등으로 인한 라이더 출혈 경쟁이 지목되고 있다. 단건배달의 불을 지핀 건 쿠팡이츠로, 뒤이어 배달의민족까지 경쟁에 뛰어들며 라이더 모시기 전쟁이 과열됐다. 한집에 한건 배달을 하려면 라이더 수가 더욱 많이 필요한데, 효율이 좋지 않아 꺼리는 라이더들을 대거 끌어오려면 공격적인 프로모션 등을 통한 배달료 인상이 불가피해졌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배달업계 한 관계자는 "쿠팡이 먼저 단건배달로 드라이브를 많이 걸어 라이더 출혈경쟁을 부추겼다"면서 "배민도 경쟁에 도태되지 않기 위해 이 시장에 뛰어들며 불을 지폈다. 특히 이들 업체들은 그간 라이더를 잡기 위해 경쟁적으로 프로모션을 벌였는데 그렇게 되면 배달료를 올릴 수 밖에 없는만큼 배달료 인상이라는 악순환이 반복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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