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선율 기자] 지난해 6월을 기점으로 시작된 쿠팡이츠와 배달의민족의 단건배달 출혈 경쟁으로 라이더(배달기사) 몸값이 높아지면서 배달료 인상 우려가 커지고 있다. 라이더 유치 경쟁 심화에 따라 배달료가 오르면서 소비자와 자영업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새해 바뀐 수수료와 프로모션 정책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쿠팡이츠 라이더. 사진/쿠팡이츠
4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이츠는 배달 수수료 요금제를 개편하며 수수료와 배달비 등을 새롭게 조정했다. 기존에는 중개수수료 15%에 배달비 6000원(고객과 점주가 분담)이었는데, 배달비는 5400원으로 낮추고 중개수수료는 일반형의 경우 기본 15%에서 9.8%로 5.2% 낮췄다. 이외에 수수료 절약형, 배달비 절약형, 배달비 포함형이 있으며 주문금액에 따라 사장님 부담 배달비가 차등 적용된다.
표면적으로는 배달료 부담이 줄어든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단건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던 2019년 5월부터 수수료 1000원에 배달비 5000원만 받는 프로모션을 이어왔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기존 대비 부담이 늘었다고 자영업자들은 토로하고 있다. 예를 들어 2만원대 음식을 주문하면 수수료 9.8%(1960원)에 배달비 5400원이 적용돼 총 배달료가 7360원이 된다. 이는 기존보다 22% 늘어난 수치다. 유형별로도 수수료와 배달비가 다르게 적용되는데, 배달비를 적게 내는 유형을 선택하게 될 경우 고객에게 전가되는 배달 부담이 기존 대비 소폭 늘었다. 게다가 쿠팡이츠는 배달비 5400원 중에서 최대 4000원까지 소비자가 부담할 수 있도록 요금 체계를 변경했다.
마포구 홍대입구 사거리에서 배달의민족 라이더가 정지선을 지키며 정차해 있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최근 프로모션 적용 기간을 3개월에서 30일 단위로 바꿨다. 빠르게 변화하는 배달업계의 시장상황에 더욱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한 조치라는 게 회사 측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배달비 인상을 위한 사전작업이 아니냐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먼저 요금 체계를 변경한 쿠팡이츠의 경과를 지켜보며 추후 가격 정책이 바뀔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단건배달을 하는 배민1은 배달비 6000원에 수수료 12%를 부과하고 있는데, 그간 프로모션 적용으로 실제로는 쿠팡이츠와 비슷한 수준인 배달비 5000원, 수수료 1000원을 부과해왔다.
새해부터 기본요금 인상 바람이 불자 자영업자들은 감당하기 어렵다고 호소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빈번하게 가격 인상을 단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수도권 평균 배달대행료는 지난해 3300원에서 현재 4400원까지 30% 남짓 올랐다. 게다가 피크타임, 연휴 등이 끼면 할증 요금까지 같이 부과돼 부담이 더욱 늘었다.
배달업계에서는 이러한 배달료 인상 조치가 수익성을 올리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항변하고 있다. 특히 단건배달이 보편화되면서 원활한 라이더 수급을 위한 모시기 경쟁이 벌어져 라이더 몸값이 상승한 점이 배달비 인상을 부추긴 요인으로 꼽힌다. 게다가 올해부터 라이더 고용보험 가입 의무화, 소득자료 제출 의무화가 요구되면서 수익보전을 위해 배달료 인상이 불가피해졌다.
배달업계 관계자는 "라이더 고용보험, 오토바이 보험료 등 운영비가 는 것이 배달비 인상을 유인한 일차적 요인이지만 그보다는 쿠팡과 배민의 단건배달 프로모션 경쟁이 라이더 이탈을 부추겨 전반적인 배달료 인상을 불러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라이더 이탈이 심해지면서 대행사들은 이들을 잡기 위해 배달료를 올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경기도 양주에선 한 배달대행사가 보증금 100만원에 3년 계약 조건으로 자영업자들을 묶어두는 극단적 조치를 시도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서울지역에서 자리를 잡은 단건배달이 전국으로 확대될 경우 라이더 수급 불균형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지방은 서울 대비 라이더 확보가 어려워서다. 경기도 양주 사례를 보더라도 라이더 이탈 문제가 심각해 배달비가 빠르게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배달업계 관계자는 "단건배달이 경기 외곽 지역이나 지방으로 확장되면 타격이 클 수 밖에 없다"면서 "이곳은 배달료가 원래 높지 않고, 수요도 많지 않은 지역인데 단건배달 도입으로 배달료가 올라가면 시장 전체를 흔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우아한형제들 측은 배달비 인상 가능성에 대해 "배달비 인상은 물론 배민1 프로모션 변경에 대한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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