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지속가능성과 향후 성장의 기반이 되는 중요한 모델인 아르카나(XM3 수출명)를 중심으로 생산할 계획입니다."
르노삼성 부산공장에서 만들어 '르노 뉴 아르카나'란 이름으로 수출되는 XM3를 소개하는 이해진 르노삼성자동차 제조본부장의 목소리에는 기대와 자신감이 함께 묻어났다.
기분 좋게 선선한 바람이 부는 지난 9일 르노삼성 부산공장을 찾았다. 르노삼성 부산공장에서는 품질 만큼은 최고란 자부심과 희망찬 기운이 가득했다. 공장을 채우고 있는 생동감은 XM3로부터 시작된 듯 보였다.
XM3(수출명: 아르카나)가 검사라인에 서 있는 모습.사진/르노삼성
XM3는 지금은 끊긴 닛산 로그 위탁생산 물량을 대체해 르노삼성이 수출절벽에서 탈출할 수 있도록 했고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 XM3 수출 물량은 최근 5만대를 돌파했고 연말까지 6만대를 넘길 전망이다. 내년에는 10만대 수출이 예상된다. 내수까지 포함하면 르노삼성은 XM3만으로 13만대 생산이 가능하다. 부산공장이 2교대 근무 형태를 유지할 수 있는 최소물량 15만대의 상당 부분을 확보하게 되는 것이다.
XM3 덕분에 부산공장의 가동률이 높아지고 손익이 개선되면 고용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양질의 제품공급이 지속되면 르노그룹 내 신규 프로젝트를 확보할 가능성도 커진다.
공장에 도착해 현황에 대해 설명을 들은 뒤 생산라인을 둘러봤다. 견학은 프레스공장을 시작으로 차체공장, 도장공장, 조립공장 순으로 진행돼 쇳덩어리가 도로 주행이 가능한 자동차로 완성되기까지의 전 과정을 빼놓지 않고 볼 수 있었다.
통상 완성차 공장은 외부인에게 차체가 만들어진 뒤 조립되는 과정부터 공개한다. 르노삼성이 이번에 모든 공정을 보여준 것은 그만큼 효율적 시스템과 최고의 품질을 위한 노력에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공장을 둘러보는 내내 아무런 제한 없이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한 것도 마찬가지다.
프레스 공장 작업자 모습.사진/뉴스토마토
헬멧을 쓰고 들어선 프레스공장은 거대한 몸집의 기계가 쿵쿵거리는 소리로 가득했다. 이곳에서는 평평한 강판을 수천 톤에 달하는 강한 힘으로 눌러 모양을 만드는 스탬핑 공정이 이뤄진다. 스탬핑은 자동차 외관 디자인의 출발점인 동시에 외관 품질을 결정한다.
르노삼성 부산공장에서 만든 차량의 외관 품질은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내에서 최고 수준이다. 외관 불량률은 0.4%에 불과하다.
몸집이 큰 기계가 만들어 하부, 상부, 좌측면 우측면 등 차체가 부분별로 나뉘어 쌓인 길을 지나 차체공장으로 이동했다. 차체공장은 혹시나 모를 용접 불씨로부터 눈을 보호하기 위해 고글을 착용하고 들어갔다.
차체 하부 모습.사진/르노삼성
차체는 하부부터 측면, 상부, 도어 등의 순으로 하나씩 더해지면서 자동차로서의 모양을 갖추게 된다. 한 번에 최대 8개 모델을 생산할 수 있는데 현재는 SM6와 XM3, QM6 등 3개 모델을 만들고 있다.
차체공장에서 로봇이 쉴 새 없이 움직이면서 차량의 각 부분을 들어 올리거나 옮기면서 용접을 한다. 차체 공장에는 용접용 474대, 이송용 205대 등 총 679대의 로봇이 투입돼 있다.
차체 제작공장에서는 최상의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설비와 작업자, 검사 등 3단계의 검증 과정을 거친다. 르노삼성은 용접과 실러 자동화율이 100% 수준이고 에러 검출 시스템도 작동한다. 20대의 수치제어 로봇 등을 통해 최상의 차체 골격을 완성하고 루프와 힌지와 같은 부분의 맞춤새 최적화를 위한 설비도 운영하고 있다. 작업자들은 정해진 시간이나 차량 대수에 맞춰 비파괴 검사 등을 진행하고 정기적인 감사도 이뤄진다.
작업자가 차체의 상태를 확인하는 모습.사진/뉴스토마토
골격이 완성된 차량을 검사하는 작업자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차체공장을 빠져나와 버스를 타고 도장공장으로 이동했다. 아쉽게도 도장공장은 작업 현장을 직접 볼 수 없었다. 이날 방문자들이 모두 오염방지 과정을 거쳐 안으로 들어가기에는 시간이 부족해 영상을 보는데 만족해야 했다.
물론 최상의 품질을 향한 르노삼성의 노력을 느끼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부산공장에서는 도장 품질을 위해 생산라인부터 공장출할때까지 다섯번의 검증 과정을 거친다. 도장 표면이 고른지, 차체와 범퍼 미러 등의 색상이 일치하는지, 이물이 없는지 등을 반복해서 확인하는 것이다. 부산공장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전용 측정실도 운영한다. 외부 날씨 환경이나 평가자간 오차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하는 시설이다.
엄격한 관리로 르노삼성 차량의 도장 품질은 완성차 업체 중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르노삼성이 도장면의 매끈함 정도를 나타내는 '오렌지 필'을 측정한 결과를 보면 SM6는 경쟁하는 모델 중 가장 좋은 수치를 기록했다.
도장공장에서는 차에 물이 들어오지 않도록 하는 실링 작업도 이뤄지는 데 판넬 접합부 전체와 누수와 관련된 부분은 기본이고 누수 가능성이 큰 곳은 내외부에 2중으로 작업을 한다. 실링이 끝난 뒤에는 작업자가 한번 확인을 하고 시간당 1800~2200mm의 비가 내리는 것과 같은 상황에서 5분간의 누구 검사를 진행한다. 시간당 100mm의 비를 12시간 동안 맞게 하는 '보슬비 테스트'도 이뤄진다.
조립공장에서 AGV가 작업자에게 부품을 공급하기 위해 이동하는 모습.사진/뉴스토마토
도장공장을 나와 차가 완성되는 조립공장으로 향했다. 조립공장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처음 눈에 들어온 것은 자동차부품 공급 장치(AGV, Auto Guided Vehicle)다. AGV는 부품을 작업자에게 전달하는 데 현재 220여대가 운영 중이다. 이를 통한 물류 자동화율은 95%다.
조금 안쪽에 자리한 라인에서는 섞여서 늘어선 차체와 부품을 조립하는 작업자들이 보였다. 부산공장의 가장 큰 특징인 다차종 혼류생산 모습이다. 여러 모델을 한 번에 만드는 혼류생산은 차종별 수요 변동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부산공장은 최대 4개 플랫폼의 8개 모델 생산이 가능하다. 2016~2019년에는 7개 차종을 동시 생산했고 현재는 XM3와 QM6, SM6 등 3개 모델을 만들고 있다. 부산공장은 혼류생산으로 다른 부품이 잘못 장착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차량 부위별로 구분한 부품을 차량 한대에 필요한 만큼 한 번에 모아 공급한다.
작업자가 부품을 조립하는 모습.사진/르노삼성
작업자들 옆에는 체결품질보증 장치가 있었다. 이 장치는 볼트와 너트의 체결 상태와 미체결된 여부를 확인하는 데 문제가 있으면 라인이 멈추고 품질정보시스템에 해당 내용이 저장된다. 작업이 제대로 마무리되지 않으면 더 이상의 작업이 진행되지 않도록 해 품질을 높이는 것이다.
라인에서는 태블릿 PC를 통한 실시간 피드백으로 부품이 잘못 조립되지 않도록 관리하고 불량도 잡아낸다. 공정의 끝단에는 초고화질 CCTV를 설치, 24시간 녹화해 흠집이나 요철, 사양 불량을 체크하고 추후 문제가 발생했을 때 추적관리도 하고 있다.
조립까지 모두 마친 차량은 검사라인에서 외관, 성능·기능, 주행 등의 검사를 통해 다시 한번 품질 검증을 거쳐 이상이 없으면 소비자에게 가게 된다.
'유럽 수출 50000호'란 이름표가 붙은 아르카나.사진/르노삼성
공정별로 최소 3번 이상의 품질 검사가 이뤄진 덕분에 부산공장의 불량은 르노그룹 전 세계 20개 공장 중 가장 적다. 조립공장 기준 대당 불량수는 0.15건에 불과하다. 부산공장은 까다로운 품질관리를 하면서도 세계 공장 생산성 지표인 '2019년 하버 리포트' 평가에서 126개 공장 중 6위에 오르는 등 최고 수준의 생산성도 갖고 있다.
공장 견학의 마지막은 '유럽 수출 50,000호'란 이름표가 달린 아르카나를 만나는 것이었다. 공장을 둘러보는 내내 느껴진 생동감이 수출 가속으로 이어져 하루라도 더 빨리 '수출 500,000호'란 이름표를 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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