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품 논란 IPO)몸값 측정은 짜맞추기식?…ECM 본부도 곤욕
ECM 본부 "사전 미팅서 제시한 피어그룹, 문제 여지 있어"
2021-07-19 06:00:00 2021-07-19 06:00:00
[뉴스토마토 신송희 기자] 공모기업의 가치선정에 있어 피어그룹(비교그룹) 선정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고 있다. 기업의 적정가치를 끌어내기 위해 사업이나 재무 등 유사한 업체를 선정하는데, 해당 기업과는 거리가 멀거나 지나치게 가치가 높은 회사를 피어그룹에 넣고 몸값을 부풀렸다는 의혹이다.
 
ECM 본부 측에서도 이번 논란에 대해 일부 수긍하는 분위기다. 최근 비상장기업의 주관사 계약을 맺기위해서는 소위 증권사간 경쟁을 해야 하는데, 주관사 제안 단계에서부터 피어그룹 선정이 기업 눈높이에 맞춰졌다는 얘기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어급 기업인 크래프톤과 SD바이오센서, 카카오뱅크를 두고 고평가 논란이 일고 있다.
 
크래프톤은 피어그룹에 월트디즈니, 워너뮤직그룹 등 글로벌 콘텐츠 업체 2곳으로 삼아 기업가치를 35조736억원(주당 45만8000원~55만7000원)으로 추정했다가 금융당국으로 제지를 당하면서 논란에 불씨를 태웠다. 결국 크래프톤은 새 공모 희망가는 40만∼49만8000원으로 처음 제시한 수준보다 5만원가량 내렸다.
 
SD바이오센서 역시 비교기업의 선정에 문제 제기가 나왔다. 매출의 90%가 진단키트에서 나오는 상황에서 비교 기업에 해외 바이오 기업들을 대거 넣어 평균 PER(주가수익비율)을 부풀렸다는 지적이다.
 
진단키트주인 SD바이오센서는 비교 기업에 미국 바이오 기업인 써모피셔 사이언티픽과 퍼킨엘머를 넣었다. 결국 금융당국에 정정 신고서를 두번이나 다시 제출했으며 휴마시스, 랩지노믹스, 바이오니아 등 3곳을 비교 기업에 추가했다. 희망 공모가 밴드는 6만6000~8만5000원에서 4만5000~5만2000원으로 낮췄다.
 
카카오뱅크 역시 논란의 대상이다. 비교회사에 미국 여신중개사와 브라질 경제서비스사, 스웨덴 증권사, 러시아 은행 등이 선정돼 있는데, 유사성이 떨어지는 해외 기업들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카카오뱅크. 사진/카카오뱅크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높은 PBR(주가순자산비율)을 가진 회사 선정을 위해 유사성이 떨어지는 해외 기업들을 물색한 것 아닌가라는 의문이 든다”면서 “카카오뱅크는 국내 은행인데, 은행보다 7~12배 높은 PBR을 제시하는 공모가 범위는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꼬집었다.
 
시장에서는 기업이 상장하기 전 상장 사다리 역할을 하는 주관사에 일부 책임을 돌리고 있다. 공모가를 무리하게 높여 시장에 왜곡을 발생시켰다는 것이다.
 
증권사 ECM 본부 관계자는 “주관사 계약 전 단계인 사전 미팅과정에서 피어그룹에 대한 의견을 나누게 되는데 기업에 가치를 높여줄 피어그룹을 제시해야 주관사 계약을 맺게 된다”면서 “피어그룹이 시장의 눈높이 보다 기업 눈높이에 맞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기업의 적정 밸류에이션 측정을 위한 분석 기법에 대해서는 문제가 없었다고 말한다.
 
또다른 ECM 관계자는 “밸류에이션에 문제가 있을 경우 지금의 크래프톤 사례처럼 논란이 생길 것을 뻔히 아는데 무리하게 측정 값을 높인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면서 “기업의 적정 가치를 평가하기 위해 철저한 기업 실사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신송희 기자 shw1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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