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송희 기자] 신라젠, 헬릭스미스 등 바이오 기업의 임상 관련 문제로 시장이 떠들썩해지면서 거래소와 평가기관의 기업공개(IPO) 심사가 강화되고 있다. 실제로 최근 IPO에 도전하는 비상장 바이오 기업들은 수차례 낙방을 할 정도로 상장 허들이 높아지면서 IPO 시장 위축 우려가 커지고 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재까지 코스닥 기술성장기업(우회상장 제외)으로 상장한 기업은 총 18개사다. 이 가운데 제약·바이오 관련 업체는 네오이뮨텍과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 등 2개사에 불과하다. 작년 전체 25개사 가운데 절반이 넘는 14개사가 상장한 것과는 상반된 분위기다.
기술성장기업은 코스닥시장 상장규정에 따라 기술평가특례와 성장성특례에 따라 상장된 기업을 통칭한다. 성장성 특례는 기술특례상장의 한 종류로, 상장 주관사(증권사)의 추천을 통해 코스닥 상장심사청구가 가능한 제도다. 기술특례 상장은 회사의 보유 기술이 유망하다고 판단될 경우 재무제표상 적자가 있더라도 상장 기회를 제공한다. 대신 거래소에서 지정한 전문평가기관 2곳으로부터 각각 A등급과 AA등급을 받아야 한다.
앞서 신라젠과 헬릭스미스 모두 기술특례로 상장하다 문제가 불거진 기업들이다. 지난 2016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신라젠은 시장 퇴출 위기까지 놓였다. 신라젠 소액 주주 측은 거래소의 기술특례 상장 기준을 믿고 투자했다며 거래소의 책임까지 거론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005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기술특례로 상장한 헬릭스미스도 한때 시가총액 2위로 오를 만큼 기업가치가 높았지만, 현재는 시총 1조원으로 쪼그라들었다.
바이오기업에 대한 잣대는 엄격해질 전망이다. 유전자교정 전문기업인 툴젠은 코스닥 이전상장 추진만 네 번째다. 이 외에 지난 2019년 기술성 평가에 탈락한 보로노이도 재상장을 추진하고 있으며 샤페론도 기술성평가에 탈락한 이력이 있다.
한국거래소는 우선 기술특례 기업이 받아오는 기술성 평가를 통해 1차적으로 미자격 요건을 갖춘 기업을 제외하고 이후의 검토를 통해 상장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다양한 업종의 기업들이 기술성장기업으로 상장 의뢰를 추진 중인 가운데 제약·바이오 기업도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면서 “기술성 평가를 받은 이후의 기업의 상장을 검토하고 있어 상장 문턱을 높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비상장 제약·바이오 업체는 상장 전부터 불안한 기색이 역력하다. 비상장 바이오 업체 관계자는 “심사 단계에서부터 기관에서 요구하는 자료의 수준이 높아지고 있는 데다 한번 기술성 평가에 실패하게 될 경우 꼬리표가 남아있게 돼 상장 시도 자체에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면서 “임상을 위해 필요한 자금 조달이 지연될 경우 기업의 가치도 낮아지게 되고 악순환으로 이어갈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자금조달이 필요한 제약·바이오 업체 중에서는 IPO에서 M&A쪽으로 눈을 돌리는 경우가 있다”면서 “기업에 유리하게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곳이 어디인지 고심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제약바이오 기업의 연구모습. 사진/뉴시스
신송희 기자 shw1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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