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선율 기자] 최근 큰폭의 하락을 보인 암호화폐의 미래가치를 두고 업계의 의견이 갈리고 있다. 높은 변동성 때문에 '디지털 금'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의문이 제기되는 반면 여전히 전체 시총 10위권 내에서 위력을 과시하고 있는 만큼 탈중앙화된 화폐로서 금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반론이 나오고 있다.
세계 자산종합 정보포털 인피니트 마켓캡에 따르면 26일 비트코인 시가총액은 7370억달러(약825조원)으로 10위에 올라있다. 국내 기업으로 비교하면 1위 삼성전자부터 18위 SK이노베이션까지 시가총액을 모두 더한 값과 비슷한 규모다. 테슬라는 5820억달러(약 649조원)로 12위이며 삼성전자는 4780억원달러(533조원)로 18위에 랭크돼있다. 이더리움은 3260억달러(364조원)로 시총 31위다.
비트코인. 사진/픽사베이
1위는 금(12조1130억달러), 2위 애플(2조1180억달러)다. 은은 1조5480억달러로 비트코인보다 두계단 위인 7위다. 여기서 비트코인이 금과 비슷한 가치가 되려면 현재 시가총액의 20배 가량 규모가 돼야 가능하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현재 오후 3시 30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4487만원대로 전일대비 4.37% 상승했다.
비트코인이 가치저장 수단으로서 '디지털 금' 역할을 할 수 있느냐를 두고는 업계 의견이 분분하다. 변동성이 크고 투기적 성격이 짙다는 점에서 전세계 금융당국은 위험자산으로 분류해 제도권내 투자자산으로 포함시키는 것까지는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금리인상 등 실제 우려가 현실이 되면 지금보다 더 큰 등락폭을 보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구겐하임파트너스의 스캇 미너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지난 25일(현지시간) CNBC에 출연해 "돈은 가상화폐를 떠나고 사람들은 여전히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을 찾고 있기 때문에 금과 은이 더 좋은 장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한편에선 코인 등 가상화폐 시장이 이미 무시할 수 없는 투자 자산으로 성장했다는 점에서 가격 상승 여력이 또 한번 재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엇보다 비트코인 광풍이 불었던 2017년 대비 투자여건과 환경이 크게 바뀌었다는 점에서 그렇다. 미국의 경우 암호화폐 예치서비스, 가치평가, 기관용 트레이딩 툴 등 다수 기관들이 비트코인 투자에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인프라를 구축해놓은 상태다. 아크인베스트먼트 최고경영자(CEO)인 캐시우드는 비트코인이 하락세를 보인 지난 19일 "비트코인 하락은 건전한 조정이며, 결국 50만달러까지 갈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세계 최대 헤지펀드 '브리지워터' 창업자인 레이 달리오는 지난 24일 "채권보다 비트코인을 갖고 있는게 낫다"면서 헤지수단으로서의 가치가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지난해말까지만 해도 비트코인이 변동성이 크다는 점에서 투자에 부정적인 평가를 내린 데서 입장을 바꾼 것이다. 다만 각국 정부의 규제가 여전히 비트코인에 큰 리스크 요인이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규제가 다른 한편에서는 제도권으로 가는 과도기적 조치라고 보는 우호적인 의견도 나왔다. 자산관리회사 BKCM의 브라이언 켈리 최고경영자는 "암호화폐 시장은 다른 전통적인 시장과 같은 안전장치가 없다"며 "규제가 도입된다면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승인으로 보여질 수 있고 디지털 자산에 긍정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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