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이 뒹구는 가을이 오자 지우는 이제 이곳을 떠나 다시 세상으로 나갈 준비를 합니다. 하지만 예전처럼 불안하거나 초조하지 않습니다. 1년 동안 이곳에서 보낸 시간은 지우에게 '나만의 속도'를 가르쳐주었기 때문입니다.
떠나기 전날, 지우는 동네 사람들을 초대해 작은 잔치를 열었습니다. 직접 수확한 고구마를 굽고, 사과를 깎아 나누어 먹었습니다. 민수는 지우에게 자기가 직접 그린 마당 풍경화를 선물했습니다. 지우는 짐 가방을 챙기며 생각했습니다. 거창한 성공이 없어도, 매일 먹는 밥 한 끼와 진심 어린 대화 한 마디가 인생을 얼마나 풍요롭게 만드는지를요. 지우는 기차역으로 향하며 뒤를 돌아보았습니다. 할머니의 낡은 집은 여전히 그 자리에서 누군가에게 또 다른 봄을 선물할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지우의 발걸음은 그 어느 때보다 가벼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