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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연

잘해도 벤치?…이대호·김현수, 아쉬운 팀 궁합

여전히 플래툰시스템 적용 대상…컨디션 유지가 관건

2016-06-01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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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광연기자] 이대호(시애틀 매리너스)와 김현수(볼티모어 오리올스)가 전날 각각 홈런을 치고 출루 행진을 펼치고도 선발에서 제외됐다.
 
이대호는 1일(한국시간) 워싱턴 주 시애틀의 세이프코 필드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홈 경기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다. 7회말 대타로 나서 볼넷을 기록했다. 김현수도 이날 메릴랜드 주 볼티모어 오리올 파크 앳 캠든 야즈에서 열린 보스턴 레드삭스와 홈 경기에서 벤치를 지켰다.
 
둘은 바로 전날 선발로 나서서 제 기량을 발휘했지만, 상대 투수에 따라 선발 라인업을 달리하는 팀의 플래툰 시스템 적용 대상이 됐다. 특히 이대호는 지난달 31일 샌디에이고전에 선발 출장해 시즌 7호 홈런을 날리는 등 4타수 2안타(1홈런) 3타점 맹타를 휘둘렀지만 이날 상대가 오른손 선발 투수 제임스 쉴즈를 내세우자 어김없이 벤치를 지켰다.
 
'전날 홈런 후 다음 달 선발 제외'는 그간 이대호가 많이 겪은 양상이다. 이대호는 지난달 21일 신시내티 레즈전에서 올 시즌 6호 홈런을 터뜨린 뒤 다음 날 선발 출격한 걸 제외하고 홈런을 친 5경기 모두 다음 날 선발 라인업에 빠졌다. 이후 대타로 나서거나 결장하며 한껏 달아오른 타격감을 이어가지 못했다.
 
김현수도 모처럼 지난달 26일부터 31일까지 6경기 연속 선발 출장해 타율 3할 3푼 3리(21타수 7안타) 1홈런 1타점 3볼넷을 기록했으나 1일 보스턴이 좌완 투수 에두아르도 로드리게스를 선발로 내세우자 역시 벤치로 밀렸다.
 
둘의 결장은 플래툰 시스템을 신봉하는 스캇 서비스 시애틀 감독과 벅 쇼월터 볼티모어 감독의 의중이 담겼다. '좌타자와 우타자는 상대적으로 각각 좌완 투수와 우완 투수에 약하다'는 속설을 믿은 결과다.
 
하지만 '우타자' 이대호는 올 시즌 왼손보다 오른손 투수에 더 강했다. 왼손을 상대로 2할 5푼(44타수 11안타) 3홈런 9타점 2볼넷 9삼진을 기록한 이대호는 오른손 투수를 맞아선 2할 9푼(31타수 9안타) 4홈런 7타점 2볼넷 8삼진을 올렸다. 타점만 뒤질 뿐 오른손 투수 상대 타율과 홈런 기록이 왼손 대비 성적보다 더 낫다.
 
김현수는 올 시즌 왼손 투수를 상대한 기록이 아예 없다. 아예 기회 자체를 받지 못했다. 김현수는 오른손 투수로만 상대해 올 시즌 타율 3할 6푼(50타수 18안타)으로 맹활약하고 있지만, 왼손 상대 투수만 나오면 벤치를 지키고 있다. 아무리 잘 쳐도 왼손 투수가 나오면 벤치를 지키니 제 컨디션 유지가 힘들 수밖에 없다.
 
시간이 갈수록 메이저리그 순위 싸움은 더 치열해진다. 이때 포스트시즌 진출을 넘보는 감독들은 모험을 걸며 새로운 수를 쓰기보다는 기존의 방법들을 고수하며 성적 유지에 힘쓴다. 따라서 이들의 플래툰 시스템도 더 공고해질 가능성이 크다. 현재 팀이 각각 지구 공동 1위와 2위인 이대호와 김현수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이대호(왼쪽)와 김현수가 1일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다. 사진/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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