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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훈

폴 매카트니의 '짝' 린다 매카트니가 본 세상은?

대림미술관, 6일부터 린다 매카트니 회고전 개최

2014-11-05 17:15

조회수 : 9,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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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다 매카트니 사진전 전시장.(사진제공=대림미술관)
 
[뉴스토마토 김동훈기자] "I am Paul, and you?"(난 폴이에요. 당신은요?)
 
미국 뉴욕의 '싱글맘' 사진작가 린다가 영국 런던의 어느 바에서 우연히 만난 비틀스의 폴 매카트니에게 들은 '작업 멘트'였다고 한다. 그런 만남이 있었고, 둘은 결혼한다.  
 
이 사연의 주인공이자 세계적인 사진작가인 고(故) 린다 매카트니(1941~1998)의 작품 회고전 '생애 가장 따뜻한 날들의 기록'이 오는 6일부터 대림미술관에서 열린다. 린다는 롤링스톤즈, 비틀스, 더 도어스, 지미 헨드릭스, 에릭 클랩튼 등 1960~1970년대 전설의 뮤지션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포착한 사진작가로 유명하다. 
 
대림미술관은 5일 이번 전시와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린다는 직업적 성공으로 화려한 삶을 살았으나, 가정에 충실하고 채식주의·동물권리보호 등 사회적인 메시지도 전달하며 새로운 여성상으로 주목받았다"며 "전시회가 우리나라 여성에게 희망을 전하고, 중장년층에게는 비틀스를 사랑했던 젊은 시절을 추억하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린다 매카트니가 촬영한 지미 헨드릭스. (사진제공=대림미술관)
미술관 2층부터 4층까지 마련된 이번 전시에서는 린다가 비틀스 등 뮤지션을 촬영한 작품과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작품 외에도 매카트니 가족의 모습, 지인들이 린다를 찍은 사진 등 200여 점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전시 기획에 참여한 폴과 딸 메리, 스텔라의 메시지도 전시장 곳곳에서 읽을 수 있다.
 
린다가 뮤지션을 촬영한 작품들은 수퍼스타들의 자연스러운 순간을 포착한 것이 특징이다. 치아로 기타를 물어뜯는 등 과격한 퍼포먼스로 유명한 지미 헨드릭스가 순박한 표정을 짓고 있는 사진이 대표적이다. 미술관 관계자는 "린다는 무릎을 카메라에 올려놓고 이야기하면서 모델을 '무장해제'해 그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카메라에 포착했다"고 설명했다.  
 
◇린다와 폴 매카트니가 결혼하기 1년 전 모습.(사진제공=Paul and Linda, London © 1968 Paul McCartney / Photographer: Linda McCartney)
가족의 일상을 담은 사진을 보면 그녀의 따뜻한 시선이 느껴진다. 폴이 비틀스 탈퇴 이후 스코틀랜드의 한 농장에서 머물며 자녀들과 함께 행복한 표정을 짓는 모습, 폴이 자메이카에서 다이빙하는 순간을 담은 사진에선 파란 구름과 푸른 나뭇잎, 흰 구름 등의 배경과 폴의 멍한 표정이 아름답게 어울린다. 매카트니 부부가 결혼하기 1년 전 '달달'한 모습을 감상하는 것도 재미다. 매카트니 가족은 1년에 한 번 가족이 모두 모여 가족사진을 감상할 정도로 사진을 많이 찍었다고 한다.
 
양의 심장, 토끼 고기가 진열된 상점, 광부의 모습 등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사진들도 주목된다. 아울러 다른 예술가가 린다를 촬영한 사진들도 여럿 전시됐으며, 그녀와 함께 사진 작업을 한 예술가들이 전하는 이야기, 그녀가 참여했던 레코드, 인터뷰, 사진실험기법 등 다양한 콘텐츠도 선보였다.
 
린다는 지난 1998년 유방암으로 사망하기 전까지 활발한 작품 활동을 했다. 린다에게 사진은 처음에는 생계 유지 수단이었으나 그녀의 삶 자체였다고 한다. 유명인을 촬영하던 린다의 작품 세계가 후기로 갈수록 삶·자연·일상 등으로 이동하고, 예술적인 시도 또한 진행한 모습이 이번 전시에서 드러나고 있다.
 
이날 폴 매카트니는 영상 메시지를 통해 "린다는 우리 가족과 우리가 기르던 동물을 촬영하곤 했는데 내게는 그 수많은 시간이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있다"며 "저의 추억을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 싶다"고 전했다. 전시는 내년 4월 26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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