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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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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의 각성한 네오처럼, 세상 모든 것을 재테크 기호로 풀어 전하겠습니다....
연준은 도대체 금리 언제 내려요?

시장금리 오르고 엔달러 다시 고점으로

2024-02-17 02:00

조회수 : 5,5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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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미국에서 발표하는 물가 지표가 번번이 금융시장의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경기가 예상보다 좋아서 실망이 반복되는 아이러니입니다.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은 또 미뤄질 것 같지만 이젠 증시도 점차 무뎌지는 분위기입니다. 미국도, 한국도 잠깐의 충격은 잊은 채 다시 상승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지난 13일(현지시각) 미국 노동통계국은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 대비 3.1% 상승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시장이 예상했던 2.9%를 웃돈 것이었습니다. 에너지와 식품을 뺀 근원CPI 상승률도 예상(3.7%)보다 높은 3.9%를 기록했습니다. 이에 금융시장이 즉시 반응, 금리와 주가가 크게 출렁였습니다. 
 
일반인들로서는 예상보다 0.2%포인트 높았던 것이 그렇게 큰 충격인지 의아할 수 있으나, 이는 연준의 물가 관리 목표와 이를 달성하기 위한 금리 정책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요인이기 때문입니다. 물가 목표는 2%인데 아직도 3%대를 맴돌고 있으니 연준으로선 금리 인하에 보수적인 태도를 유지할 가능성이 커진 것입니다. 
 
이에 앞서 이달 초에 나온 1월 비농업일자리 숫자도 전월 대비 35만3000건 증가했습니다. 예상(18만건)을 크게 넘어선 결과여서 충격이 컸습니다. 일자리가 예상보다 훨씬 많았으니 그만큼 미국인들의 주머니 사정이 좋아져 소비가 늘어나고 이것이 곧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의미로 연결됩니다. 경제가 좋아지는 것이 금리 하락을 기다리는 시장 참여자들에겐 반갑지 않은 소식이 되는 겁니다. 
 
여기에 중동전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언제 끝날지 기약이 없고, 언제든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불안감도 존재합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연준 첫 금리인하 5월에서 6월로? 
 
지난해 말부터 연초까지는 시장이 고금리에 어느 정도 익숙해져 연준 관계자들의 발언에도 조금씩 무뎌지는 분위기였는데 2월에 나온 지표에 연준의 존재감이 다시 부각된 셈입니다. 
 
사카고상업거래소(CME)의 페드워치(FedWatch)는 현지시각 15일 오전 7시 현재, 연준이 3월에 기준금리를 동결할 확률을 89.5%로 예측했습니다. 한 달 전만 해도 3월에 금리 인하 확률이 76.9%였으나 완전히 달라진 것입니다. 더구나 5월 FOMC에서도 동결할 확률을 63.8%로 예측했습니다. 동결 확률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높아지고 있으며 반대로 5.00~5.25%로 0.25%포인트 인하할 확률은 37.1%로 낮아졌습니다. 일주일 전엔 5.00~5.25%로 인하할 확률이 53.2%이었습니다. 또한 지금은 5월이 아니라 6월에 인하할 확률도 53.2%로 높아진 상태입니다. 
 
페드워치에 반영되는 시장의 금리 전망은 그날그날 분위기에 따라 큰 변동성을 나타내고 있다는 점에서 신뢰도가 많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만큼 금리 정책에 미치는 실물지표의 영향력이 크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글로벌 금융시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금리 인하 기대감에 들떠 먼저 내달렸습니다. 미국채금리는 큰 폭으로 하락했고 주가는 크게 올랐습니다. 하지만 금리 인하가 미뤄지면서 이제는 앞서갔던 만큼 실망감도 크게 반영하는 중입니다. 
 
CPI 발표 직후 주식시장이 하락했지만, 사실 시장금리는 고용지표가 발표된 2월 초에 이미 상승했던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미 국채금리는 1월까지 잘 버티다가 2월부터 다시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미국채 2년물은 1월12일 4.13%였고, 1월 하순에도 4.2~4.3%대에서 움직였으나 2월2일부터 강하게 올라 5일에는 4.4%를 넘어섰습니다. 이후 CPI가 발표된 13일엔 4.66%까지 올랐습니다. 미국채 10년물도 연말 연초 3.9%까지 떨어졌다가 2월2일 4%대로 복귀했고, 13일엔 4.3%대로 올라섰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연준 금리 인하시 엔화 특히 강세”
 
외환시장은 금리보다 한 달 먼저 움직였습니다. 달러인덱스는 지난해 101.33으로 마감했는데 1월 초부터 다시 상승을 시작해 1월말 103.27, 지난 14일엔 104.72까지 올라섰습니다. 
 
여기에 엔화는 한발 더 나아간 모습입니다. 지난해 말 1달러당 140엔 초반까지 하락했던 엔달러환율이 1월부터 고갤 들더니 두 달도 안 돼 150엔을 찍으며 작년 고점 영역으로 돌아온 것입니다. 
 
일본의 경우 마이너스 금리 종료 시점이 예상보다 늦어지는 것이 엔화 약세를 부추기고 있습니다. 시장은 1월 마이너스 금리 종료를 선언한 후 4월쯤 금리를 올릴 것으로 인상을 예상했으나 2~3개월씩 미뤄진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의 국내총생산(GDP)이 2개 분기 연속으로 역성장한 것이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를 비롯해 주요 인사들이 완화적인 금융 여건이 지속될 것이라고 발언하는 것도 이같은 맥락이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연준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감이 약해진 것도 엔달러환율에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이에 비해 원달러환율은 크게 변하지 않아 원엔환율만 900원대 밑으로 다시 하락한 상태입니다. 
 
미국의 금리 인하와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탈출을 기다리며 채권과 환율 관련 상품 등을 매수했던 투자자들은 예상을 벗어난 금융시장의 행보에 당황하고 있습니다. 그 사이 국내 증시에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테마가 뜨면서 상대적 박탈감도 커진 상황입니다. 
 
다만 고금리 국면이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을 뿐 금리 하락이라는 방향이 변한 것은 아니어서 기다릴 필요는 있습니다. 국제금융센터는 연준이 연내에 정책금리를 인하하면서 미 달러화의 약세 압력이 커지고, 일본은행과의 정책 차별화도 점차 축소될 것이라는 중기적 전망을 유지했습니다. 미국의 자산운용사 인베스코는 연준이 금리 인하를 시작하면서 약달러가 진행될 경우 엔화가 특히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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