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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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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의 각성한 네오처럼, 세상 모든 것을 재테크 기호로 풀어 전하겠습니다....
S&P500 5천 돌파…‘골디락스’ 직행하나요?

연준 태클에도 신기록 행진

2024-02-13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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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미국 S&P500지수가 사상 최초로 5000선을 돌파했습니다. 연방준비제도(Fed)의 김 빼기에 실망했던 시장이 어느새 골디락스를 꿈꾸는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다른 한쪽에선 여전히 우려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일단 시장의 관심은 이번 주에 발표될 실물지표로 향해 있습니다. 
 
설 연휴로 아시아 증시가 쉬는 지난 주말 미국 증시는 새로운 대기록을 달성했습니다. 9일(이하 현지시간) S&P500지수가 사상 최초로 5000선을 돌파한 것입니다. 이날 S&P500지수는 28.70포인트 상승해 5026.61포인트로 마감했습니다. 
 
2023년 상반기 강세행진을 벌이던 지수는 3분기에 뚜렷한 조정세를 보였으나 11월부터 다시 상승을 시작해 랠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주가 상승의 배경엔 기업 실적 호전이 있습니다. 
 
같은 기간 나스닥지수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면서 사상 최고가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나스닥지수 최고가 기록은 2021년 11월19일 마감가인 1만6057포인트이며 장중에 기록한 최고가는 다음 영업일인 11월22일에 찍은 1만6212포인트입니다. 지난주 나스닥이 1만5990까지 치고 오른 상황이어서 오늘 신기록을 달성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한 상황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연준 제동에도 시장 앞서가
 
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된 강세장이 새해에도 이어지면서 현지에서는 경기침체를 언제 걱정했었냐는 듯이 낙관론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침체를 피해 연착륙하길 꿈꾸던 시장이 이제는 연착륙을 넘어 골디락스를 기대하는 분위기입니다. 골디락스는 경기가 지나치게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상태를 의미합니다. 즉 물가는 잡히고 금리는 일정 수준을 유지한 채 경제성장을 이어가 증시가 호황을 누리는 장세입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도 지난주 “미국 경기가 지나치게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골디락스에 진입해 연착륙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특히 미국 금융시장을 쥐락펴락하고 있는 연준이 시장의 금리 조기 인하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은 상황에서도 강세장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비롯해 연준 위원들과 연은 총재들은 지난해 말부터 강성 발언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3월 기준금리 조기 인하를 기대했던 시장도 예상 시점을 5월로 미루는 분위기입니다. 현재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FedWatch)는 3월 기준금리가 동결될 확률을 82.5%로, 5월에는 5.00~5.25%로 인하될 확률을 69.8%로 가리키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는 않습니다. 다니엘 모리스 BNP파리바자산운용 시장전략가는 최근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미국의 경제성장이 둔화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그는 “연착륙이란 경제성장이 둔화하는 동시에 인플레이션도 둔화하는 것”이라며 “경기침체보다는 낫지만 경제성장이 둔화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강조했습니다. 
 
도이체방크는 보고서를 통해 월가에서 논의되는 미국 경제 시나리오를 연착륙과 경착륙, 무착륙(노랜딩), 완벽한 디스인플레이션 등 네 가지로 구분하고 현재 분위기가 연착륙 쪽에 가깝다고 분석했습니다. 경기침체 기준은 웃돌면서 인플레이션이 둔화하는 경우, 즉 안정적인 물가 잡기에 성공하는 정도입니다. 
 
대형 변수 상존…실물지표 지켜봐야
 
이처럼 시장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면서 실물지표에 대한 주목도는 더욱 높아지고 있습니다. 각각의 수치들이 어느 쪽에 무게를 실어줄지가 관심사입니다. 
 
13일에는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됩니다. 작년 12월엔 전년 동월 대비 3.4%로 반등했으나 이번엔 2.9% 정도로 다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월 대비로는 0.3%에서 하락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근원(Core) CPI는 지난달 전년 동월 대비 3.9%로 전월보다 소폭 하락했는데 이번에도 3.7%로 추가 하락이 예상됩니다.
 
15일엔 미국 1월 소매판매와 산업생산이 나옵니다. 소매판매는 작년 12월 전월 대비 0.6%로 2개월 연속 상승했으나 이번엔 0.2% 안팎으로 크게 하락할 전망입니다. 16일에 발표되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지난달 1.0%로 소폭 반등한 데 이어 이번에도 추가 반등할지가 관심입니다.
 
지난 2일에 발표됐던 실업률은 연준이 긴축을 시작한 2022년 3월 3.6%에서 올해 1월 3.7%로 미미하게 오른 것으로 나타나 미국 경제의 체력이 좋아졌음을 보여줬습니다. 그 사이 미국의 GDP는 지난해 4분기 3.3%를 기록했습니다. 
 
이번 주엔 연은 총재들의 연설도 예고돼 있어 그들이 발언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12일엔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가, 14일엔 오스탠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 15일 라파엘 보스틱 애틀란타 연은 총재, 16일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의 연설이 예고돼 있습니다. 지난주 연준 위원들은 금리 인하에 신중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실물지표가 시장의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만 않는다면 지금의 낙관론이 깨지기는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연준 관계자들 발언의 영향력도 예전 같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시장의 발목을 잡을 대형 변수는 여전히 많아 이를 무시할 수도 없습니다. 대외적으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지역의 전쟁으로 인한 지정학적 리스크, 대내적으론 미국 상업용 부동산 대출과 소비자 신용대출(카드)로 인한 지역은행들의 스트레스입니다. 1월 말 터진 뉴욕커뮤니티뱅코프(NYCB)발 상업용 부동산 부실 대출 문제는 많은 지역은행들이 안고 있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대내외 변수 모두 어떤 식으로 확대될지 예측이 어렵습니다. 
 
유럽도 사정이 좋지는 않습니다. 14일 유로존은 4분기 경제성장률 잠정치를 발표합니다. 작년 3분기엔 전기 대비 –0.1%를 기록했다가 1월 말 발표된 4분기 예비치는 0.0%로 나와 2개 분기 연속 위축을 피했으나 이번에 잠정치로도 0%를 지킬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마이너스로 하향될 경우 경기침체로 볼 수 있습니다. 영국도 15일 4분기 경제성장률을 발표합니다. 작년 1, 2분기 각각 0.1%, 0.2%를 기록하다가 3분기에 –0.1%로 추락했는데 4분기에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유럽도 실물경제는 어려운데 주가는 고공행진 중이어서 경기 호전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는 상황입니다. 
 
아직 안정을 찾지 못한 경제상황에서 펼쳐지는 신고가 랠리가 언제까지 계속될지 주목됩니다. 많이 오른 만큼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질 가능성도 충분합니다. 
 
한국과 일본은 12일까지 휴장이며 홍콩은 13일, 대만은 14일, 중국은 16일까지 설 연휴가 이어집니다. 아시아가 쉬는 동안 발표될 미국의 실물지표들이 힌트가 될 전망입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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