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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폭스' 지역사회 전파 '비상'…"검사·추적·치료 'K-방역 3T' 가동해야"

17일 13번째 확진자 발생…추가 확진 예상

2023-04-17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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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주혜린 기자] 국내 엠폭스(원숭이두창) 감염 확진자가 일주일 사이 8명으로 늘어나면서 지역 사회 불안감이 커질 전망입니다. 전문가들은 해외 여행력이 없고 국내 감염으로 추정되면서 지역사회 전파의 '시작 단계'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연결고리가 없는 확진자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면서 코로나 초기처럼 K방역을 통한 '검사·추적·치료(3T)'가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옵니다.
 
17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14일 10번째 엠폭스 확진 환자 발생 이후 현재까지 국내에서 3명의 추가 환자가 발생했습니다. 지난 7일 이후 불과 열흘만에 엠폭스 확진자가 8명이 늘어난 것입니다. 
 
이들은 모두 해외여행력이 없는 것으로 모두 국내 감염으로 추정됩니다. 확진자들은 뚜렷한 연관성이 없어 엠폭스 확진자는 당분간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바이러스 감염병인 엠폭스는 중서부 아프리카의 풍토병으로 지난해 5월 이후 세계 각국으로 확산됐습니다. 엠폭스에 감염되면 발열, 발진, 두통, 근육통, 허리 통증, 무기력감, 림프절 부종 등의 증상이 생깁니다. 발열 후 1~3일 이내에 얼굴, 손바닥, 발바닥에 집중적으로 발진이 나타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해 6월 첫 엠폭스 확진자가 나왔습니다. 초기 확진자들은 모두 해외에서 감염돼 입국했습니다. 하지만 감염병 전문가들은 일주일 새 해외여행력이 없는 확진자가 연이어 8명이 나온만큼, 지역사회 전파의 시작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17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14일 10번째 엠폭스 확진 환자 발생 이후 현재까지 국내에서 3명의 추가 환자가 발생했습니다. 사진은 원숭이두창 감염병 주의 안내문. (사진=뉴시스)
 
정재훈 가천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지역사회 감염의 정의는 해외에서 유입이 특정되지 않고 우리나라 안에서 전파로 추정되면 지역사회 전파 사례인 것이다"며 "지금 사례들이 특정 불가이기 때문에 지역사회 전파 시작 단계로 봐야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감염원 찾기 쉽지 않지만 코로나 19처럼 스치기만 해도 감염이 되는 것은 아니다"면서 "감염됐을 때 중증화나 사망 위험이 높냐가 중요한 문제인데 아직까진 치명률이 높진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정 교수는 "일단 신고랑 보고가 잘 이뤄 질 수 있게 해야 한다. 보통 신고와 보고는 일선에서 진료하는 선생님들의 의심에 따라 이뤄질 것인데, 이분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해야한다"며 "주로 감염이 많이 이뤄지는 분들 대상으로 진단 받을 수 있는 방법 등에 대한 교육 등 방역당국의 체계 수립이 중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잠복기 환자가 증상 있기 전부터 전파 가능하다. 전파 가능한 시기에 노출이 여러 건 있었고 여기저기서 조금씩 전파가 됐던게 잡히기 시작하는 상황"이라며 "역학조사 자체가 어려워 전파를 못 끊고 있다. 첫 환자 지표 환자도 못 찾을 것으로 보인다. 숨겨진 감염자도 있을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어 "고위험군이나 감염 대상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엠폭스 정보 전달을 해야한다. 왜 예방이 필요한지 충분히 설득하는 과정이 가장 중요하다"며 "치료제나 백신 제한적으로 사용 가능하지만, 감염이 더 진행돼 조절이 안 되는 상황이 오면 고위험군은 백신 접종해야 할지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일주일 새 발생한 5명 다 연결고리가 없고 전남·경기·서울 등 지역도 다 다르다"면서 "해외여행력도 없고 연결고리가 전혀 없는 확진자가 동시다발적으로 나왔다는 건 저변에 그만큼 퍼지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 교수는 "엠폭스 잠복기가 3주로 길어 노출자들이 많이 있을 것"이라며 "빙산의 일간만 노출된 것이고 숨어있는 감염자가 존재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개인정보를 이유로 어떤 정보 공개도 안되고 있다. 7·80세 노인, 청소년, 여자, 성수자 커뮤니티 위주인지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이라며 "비밀주의가 감염을 더 확산시킬 수 있다. 코로나 초기처럼 K방역, 검사·추적·치료(3T)를 잘해야 한다"고 꼬집었습니다.
 
이어 "한국인들이 올해 오사카와 도쿄로 여행도 많이 간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한국은 일본과 지역적으로도 가까워, 일본의 발생 상황과 한국이 비슷한 규모로 갈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방역당국은 9번째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엠폭스에 대한 위기경보를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 대응에 돌입한 상황입니다. 청주시는 대응 준비태세에 돌입했고 관광특구인 제주자치도는 5개반·26명으로 구성된 방역대책반을 가동했습니다.
 
방역당국 측은 "충분한 경계는 필요하지만 과도한 불안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며 "엠폭스는 직접 접촉을 통해 감염이 이뤄지는 만큼 코로나19 바이러스처럼 대량의 확진자를 발생시키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17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14일 10번째 엠폭스 확진 환자 발생 이후 현재까지 국내에서 3명의 추가 환자가 발생했습니다. 여행객 엠폭스 감시 강화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주혜린 기자 joojoos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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