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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소자부담주의는 정의일까?)③"공익소송 개념·범위 확정이 먼저"

법조계 "패소자부담 개선 필요성 절실" 공감

2021-11-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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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박효선·이범종 기자] 한국 민사소송법이 규정하는 소송비용 패소자부담주의가 사회적 약자의 공익소송을 위축시킨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된다. 적어도 ‘공익소송’에 대해서는 패소자부담주의의 예외로 둬야 한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린다.
 
법조계는 패소자 부담 완화 이전에 공익소송에 대한 정의와 범위부터 정해야 한다고 제시한다.
 
대한변호사협회 전 인권위원회 부위원장인 박종운 변호사(법무법인 하민)는 “공익소송 패소부담 문제를 놓고 시민단체와 의원실 등 여러 의견을 조율하고 있다”며 “우선은 공익소송에 관한 정의를 좀 더 구체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익소송은 여러 가지 종류(환경오염피해, 의료소송, 정보공개청구 등)가 있는데 처음부터 그 범위를 너무 넓게 가져가기엔 무리한 면이 있다”며 “먼저 공익소송의 범위를 어느 정도 정하고 입법을 하게 되면 관련 사례들이 축적돼 판례들이 형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익소송에 대한 정의와 범위부터 정한 뒤 법원 재량권을 넓힐지 여부 등을 논의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현재로서 가장 고민되는 부분이 (공익소송) 범위를 정하는 것”이라며 “인권 보호와 인권 의식 향상, 국민의 건강과 안전, 소비자 보호 등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고 이에 부합하지 않는 것들을 솎아내는 식으로 범위를 정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이르면 다음달 중 공익소송 관련 공청회를 열고 법사위 여당 간사인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과 논의를 거쳐 내년 민사소송법 및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소송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할 계획이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는 민사소송법 98조 및 109조 등을 개선해야 한다고 본다.
 
서채완 민변 공익변론센터 변호사는 “근본적으로 (소송비용 패소자부담주의)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며 “일부 승소하더라도 판결 비율에 따른 상대 측 변호사 비용을 감당해야 하는 등 구조상 공익소송을 제기한 자가 비용 부담을 상당히 많이 떠안아야 하는 문제점이 있다”고 꼬집었다. 구조적 문제로 개인의 재판청구권이 과도하게 제약받고, 패소 시 비용 관련 또 다른 소송으로 이어져 2차 피해까지 이어진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공익소송에 대한 패소자 소송비용 부담을 완화할 경우 소송 남발(남소)이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패소자부담주의’가 훼손되면서 정치적인 목적 또는 자신의 이해관계가 얽힌 소송이 남발하고, 이는 민생사건 처리에 상당한 지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의료소송이 공익소송으로 인정될 경우 의협 등 의료계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의사 출신 박호균 변호사(법무법인 히포크라테스)는 이 같은 시각에 반론을 제기했다. 박 변호사는 “대기업 등이 (공익소송을 제기한) 개인에게 변호사비를 청구하게 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생각한다”며 “재판청구권을 보장함으로써 보험금, 의료사고 등에 대한 소송을 (수월하게)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병원이나 보험사 등을 상대로 한 의료소송처럼 입증의 부담이 큰 전문소송의 경우 남소의 폐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이런 소송에선 개인이 승소할 가능성도 낮은데다 패소할 경우 재판청구권을 행사한 것에 대한 과도한 제재를 받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변호사비 각자부담주의를 취하고 있는 일본의 사례만 봐도 남소가 많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며 “독일, 미국 등 다른 나라들도 개선하면서 가고 있다. 이렇게 (한국처럼) 일방적으로 대기업 같은 강자가 사회적 약자에게 소송비를 청구하는 국가는 없다”고 비판했다.
 
박 변호사는 “개인이 소송을 하려면 에너지가 굉장히 많이 드는데 그런 불필요한 소송(남소)을 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싶다”며 “사람들이 (공익)소송을 하는데 (각자부담주의는) 결정적 요인이 아니고, 그에 따른 남소 우려는 근거가 없다는 얘기”라고 역설했다.
 
이어 그는 “재판 청구권을 보장하면서 남소를 방지해야지 남소를 막아야 한다는 이유로 재판 청구권을 위축시키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며 “재판 청구권을 보장하면서 남소를 방지하는 투트랙으로 가야한다”고 덧붙였다.
 
서울 서초구 대법원 정의의 여신상. 사진/뉴시스
 
박효선 기자 twinseve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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