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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실명질환 녹내장…어려운 초기 자각에 주의

국내 환자 80~90% 안압은 정상…말기에도 시력 유지되는 경우 빈번

2021-01-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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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녹내장이란 눈과 뇌를 연결하는 신경(시신경)에 무언가 이상이 생겨 시야 결손이 생기는 질환이다. 시야 결손이란 한 눈을 감았다 떴을 때 보이는 전체 범위내에 보이지 않는 부분이 생기는 것을 말하며, 어느날 갑자기 심한 시야결손이 급성으로 발생하지 않는 한 만성 녹내장처럼 서서히 발생하는 시야결손은 자각하기 어렵다. 녹내장은 방치할 시 실명으로 이어지기도 해, 황반변성, 백내장(우리나라는 당뇨망막병증)과 함께 3대 실명 질환으로 꼽힌다. 
 
녹내장의 발생 원인은 다양하다. 안압이 높은 경우 고안압으로 인해 시신경이 압박을 받아 시야손상으로 이어진다. 또 안압은 정상이어도 안압의 일중 변동 폭이 크거나, 근시로 인해 시신경이 약해진 경우, 시신경 혈액 순환이 잘 안 되는 경우, 혹은 유전자 이상 등의 이유로 녹내장이 생기기도 한다. 국내 녹내장 환자의 약 80~90%는 안압 수치는 정상인 '정상안압녹내장'을 앓고 있다.
 
정상안압녹내장을 포함한 원발개방각녹내장의 경우 초기에 증상을 자각하는 것이 매우 힘들다. 초기에는 주변부 시야부터 손상이 시작되고 서서히 중심 시야까지 진행하기 때문이다. 중심 시야는 말기까지 보존되기도 한다. 때문에 말기 녹내장이라 하더라도 시야만 좁아지고 시력은 1.0까지 유지되는 경우가 빈번해 좁아진 시야를 인식하지 못하고 뒤늦게 진단을 받는 경우가 많다. 국내 국민건강영양조사 연구에 의하면 녹내장인지율은 8%, 즉 녹내장 진단 받은 환자 100명 중 92명은 녹내장이 있다는 걸 모르고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한번 손상된 시신경은 다시 회복되지 않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때문에 계단을 헛디디거나 자주 넘어지고, 낮은 문턱에 머리를 부딪히거나 운전 중 표지판과 신호등이 잘 보이지 않을 때는 녹내장을 의심하고 안과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 무엇보다 정기적으로 안과 검진을 받아 눈건강을 확인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녹내장은 한번 진단 받으면 평생 치료를 받아야 하므로 신중하고 정확하게 진단해야 한다. 특히 높은 안압은 녹내장 발병의 주요 원인이기 때문에 안압검사가 필요하며, 안압이 정상이더라도 녹내장일 수 있으므로 반드시 시신경검사를 해야 한다. 또 전문의 판단에 따라 전안부 검사, 시신경 및 망막신경섬유층 검사, 시야 검사, OCT 검사 등을 복합적으로 시행해 정확하게 녹내장을 진단하고, 녹내장의 종류와 현재 병기에 알맞은 치료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녹내장은 종류에 따라 진행 속도가 달라서, 만성녹내장은 일반적으로 서서히 진행하지만 급성녹내장, 폐쇄각녹내장, 거짓비늘녹내장, 신생혈관녹내장 등은 진행속도가 빠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녹내장을 명확히 진단받은 후에는 안압을 떨어뜨리기 위한 약물 요법을 주로 사용한다. 경우에 따라 레이저나 수술적 치료를 시행하기도 한다. 안압 낮추는 효과는 수술치료가 약물이나 레이져에 비하여 우수하지만, 수술치료 후 시력을 떨어뜨리는 합병증의 위험이 있어 일반적으로는 약물치료가 우선 된다. 녹내장 치료는 약물치료가 주를 이루지만 최근에 기존 녹내장수술의 단점을 보완한 최소침습녹내장수술(MIGS) 방법들이 나와서 수술치료 선택의 폭이 조금씩 확장되고 있다. 다만, 각 수술방법마다 장단점들이 있어 안과 전문의와 상의하는 것이 필요하다.
 
유정권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안과 교수는 "녹내장은 실명에 이를 수 있는 주요 안과 질환이지만 특별한 예방법이 없어 주기적인 검진을 통해 조기에 녹내장을 발견하고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최선의 대처법"이라며 "고도 근시, 40세이상, 당뇨, 고혈압, 녹내장 가족력이 있는 경우 안과 전문의 진료를 받아 치료 필요 여부와 검사 주기를 상담하는 것이 좋다"라고 말했다.  
 
실명 위험이 높은 안과 질환 중 하나로 꼽히는 녹내장은 초기 증상이 특별히 없어 진단이 까다로운 편이다. 사진/뉴시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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