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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새나

"뭘 잘못했다고"…대국민 사과 무색하게 만든 의대생 반응

2020-10-08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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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권새나 기자] 전국 주요 대학병원장들이 의대생 국가고시 응시 문제를 해결하고자 대국민 사과에 나섰지만 정작 당사자인 의대생들은 ‘뭘 잘못했냐’는 반응을 보여 논란이 되고 있다. 심지어 국민들을 향한 원색적인 비하표현까지 사용해 병원장들의 사과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8일 의대생들 전용 커뮤니티 '넥스트메디신'에서 캡처된 것으로 보이는 '대국민 사과를 본 의대생 반응'이란 제목의 사진이 각종 온라인과 SNS에 퍼졌다. 사진에는 의사와 의대생들의 게시글과 댓글 내용이 담겨 있다.
 
해당 게시물에는 'X같고 눈물 난다'는 글과 함께 병원장들의 사과 동영상이 올라왔고, 회원들의 댓글이 잇따랐다. 댓글에서 일부 회원들은 "정말 꼴보기 싫다", "도대체 뭘 잘못했다고 사과해야 하나", "정부가 알아서 해결할 일을 노친네들이 나서서 사과를 하나. 어이가 없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들은 국민을 '개돼지', '냄비근성'이라고 칭하는 등 원색적인 비하 표현도 서슴지 않았다.
 
이 같은 의대생들의 반응을 접한 누리꾼들은 "저런 집단에게 절대 국시 재응시 기회는 없을 것", "아직도 정신 못 차리고 반성할 줄 모르네", "선민의식으로 국민 무시한다"며 분노했다.
 
김영훈 고려대학교 의료원장이 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코로나19 위기상황에서 의대생들의 국가고시 미응시 문제' 관련 사과성명을 발표하고 의사 국가시험 재응시 기회를 요청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동섭 연세대의료원장, 김연수 서울대학병원장, 김영훈 고려대학교 의료원장, 김영모 인하대의료원장. 사진/뉴시스
 
앞서 이날 김영훈 고려대학교 의료원장 등 주요 병원장들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의대생들이 의사국가고시에 응시하지 않은 것에 대해 사과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코로나19로 인해 매우 힘든 시기에 의대생들의 국가고시 문제로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하다"며 "6년 이상 학업에 전념하고 잘 준비한 의대생들이 미래 의사로서 태어나 국민 곁을 지킬 수 있도록 국가고시 기회를 허락해 주시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요청했다.
 
하지만 정부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 이날 이창준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브리핑에서 "하루 전인 어제 이미 정부 입장을 밝혔고, 하루 사이에 달라질 상황은 아니다"며 "(의사들이) 국민에게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 여러 경로로 국시 허용에 대해 말하고 있지만, 아직은 기존 입장이 달라진 것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병원장들의 대국민 사과와 관련,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 공식 입장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권새나 기자 inn137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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