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그린벨트 해제 논란은 일단락됐지만 서울 주택 공급 부족이라는 문제는 남았다. 정부가 국공립 부지의 주택 부지 사용을 검토하면서 도시공원을 활용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하지만 일몰제로 해제된 토지들을 대상으로 이미 소유주들의 소송이 이어지고 있어 활용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 곳곳에서 서울시를 상대로 도시자연공원구역을 지정한 고시 취소를 요구하는 도시관리계획 변경 결정 취소 소송이 이어지고 있다. 법무법인 명경(서울)은 지난 3일 서울 서초구 말죽거리근린공원 지주들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를 대리해 서울행정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도봉구 초안산근린공원 부지에 대해서도 소장을 접수했으며 조만간 관악구 상도근린공원 부지에 대해서 추가 소송을 진행할 예정이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6월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도시공원 일몰제 등의 입법 추진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방자치단체는 일정 부지를 도로, 관공서, 공원 등을 도시계획시설로 지정하는데 해당되는 부지는 개인 소유라 하더라도 함부로 개발할 수 없다. 하지만 1999년 헌법재판소가 '사유지를 도시계획시설로 정해 놓고 장기간 집행하지 않는 것은 국민의 재산권을 보장한 헌법에 위배된다'고 결정하면서 2000년 도시공원 일몰제가 도입됐다. 그에 따라 20년이 되는 이달 1일로 모든 도시공원이 해제되는 참이었다. 서울시는 "도심에는 녹지가 필수적"이라면서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상당 부분을 도시관리계획상 용도구역인 도시자연공원으로 지정 고시했다. 도시자연공원으로 지정된 부지는 시간이 흘러도 지나도 해제되지 않는다.
소유주들은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명경의 김재윤 대표변호사는 "원칙적으로는 시가 소유주에 보상한 후 수용을 하거나 도시계획 시설에서 해제해야 하는데 재원이 충분하지 않은 점을 들어 일부 토지만 보상하고 나머지는 도시자연공원으로 지정하면서 차후에 단계적으로 보상하겠다고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소유주들은 도시공원 지정으로 1977년부터 과도한 제한을 받았고 일몰제로 토지 활용을 기대했는데 다시 묶는 것은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면서 "정당한 보상으로 시에 수용하든지 아니면 개발할 수 있도록 풀어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소송이 이어지는 데는 20년 동안 구체적인 활용 및 보상 방안을 제대로 마련하지 않고 미뤄온 지자체 책임이 있다는 분석이다. 이미 진행되고 있는 행정소송은 물론 충분치 않은 보상으로 인한 민사소송, 도시자연공원 지정 자체가 재산권을 침해한다는 헌법소원이 제기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법무법인 매헌의 성승환 변호사는 "일몰 전에 지자체나 정부에서 대비가 됐어야 하는데 비용이 많이 들기도 하고 예산도 적어 안 된 측면이 있다"면서 "앞으로도 소유주들의 부지 사용료 지급 소송과 헌법소원, 환경단체의 일몰제에 대한 헌법소원 등 관련 소송이 많이 제기될 것 같다"고 말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