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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피해자 측 "서울시 조직적 범죄…인권위가 조사해야"
"책임 주체지 조사 주체 아니야…다음 주 인권위에 진상조사 요청 접수"
입력 : 2020-07-22 오후 1:22:14
[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성추행 등 혐의로 고소한 피해자 측이 "박 전 시장 (성추행은) 개인의 문제를 넘어 권력적인 은폐·비호가 있던 조직적 범죄"라고 규정했다. 피해자 측은 "서울시 자체 조사가 아니라 외부 국가기관이 조사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라며 "국가인권위원회가 조사를 진행하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피해자 A씨를 대리하고 있는 김재련 변호사와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의전화는 22일 오전 11시 서울 모처에서 '서울시장에 의한 위력 성폭력 사건 2차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재련 법무법인 온세상 대표 변호사를 비롯한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의 전화 관계자가 22일 오전 서울 모처에서 열린 '서울시장에 의한 위력 성폭력 사건 2차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 변호사는 피해자가 4년 동안 인사담당자를 포함한 20여명에 가까운 사람들에게 고충을 호소했다고 밝혔다. 그는 "비서로 근무하면서 호소한 사람은 17명, 다른 부서로 자리를 옮긴 뒤에도 3명에게 피해사실을 털어놨다"면서 "피해자보다 높은 직급의 사람들과 인사담당자들이 모두 포함돼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피해자의 호소에 적극적으로 귀를 기울이는 사람은 없었다고 김 변호사는 주장했다. 그는 "'30년 공무원 생활 편하게 해줄 테니 다시 비서로 와 달라', '몰라서 그랬을 것이다', '이뻐서 그랬겠지', '(부서 옮기려면)시장에게 직접 인사 허락을 받아라' 등이 피해자에게 돌아온 대답들이었다"면서 "성적 괴롭힘 방지를 위한 적극 조치를 취하지 않고 책임을 회피해 계속 피해에 노출되도록 한 점이 인정되면 강제추행 방조 혐의가 된다"고 말했다.
 
피해자 측은 진상조사를 외부 국가기관에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은 "서울시는 이 사안에서 책임의 주체이지 조사의 주체일 수 없다"면서 "시장을 정점으로 한 위력적 구조가 바뀌지 않는 한 서울시 공무원으로 계속 근무하게 될 직원들이 내부 조사에서 진실된 응답을 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해자 지원단체와 법률대리인은 이 사건에 대해 서울시 자체 조사가 아니라 외부 국가기관이 조사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라며 "국가인권위원회가 조사를 진행하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해자와 지원 단체, 법률 대리인은 국가인권위 진정조사를 위한 준비를 거쳐 다음 주 인권위에 이를 제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피해자 측은 "서울시는 국가인권위 조사 결과와 권고를 이용해 징계, 관리감독 책임 수위, 재발방지 조치를 진행해야 한다"면서 "여성가족부는 조사에서 드러난 공공기관 성폭력, 고위 선출직의 위력에 의한 성폭력 사안에 대해 실태를 파악하고 교육의 실효성을 대대적으로 개선하며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적 정책적 노력을 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피해자의 고소 사실이 박 전 시장에 사전 유출된 점에 대해 문제제기도 이어졌다.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소장은 "이번 사건에서 경찰과 청와대는 모두 고소 사실 유출을 부인했는데, 경찰청장 후보 청문회에서 피해자가 고소인 조사를 받은 당일 청와대 국정상황실에 이를 보고했다는 답변이 나왔다"면서 "앞으로 고위직의 성폭력을 신고할 피해자에게는 매우 우려되는 내용으로, 추가로 피해자가 진행 중이 경찰 진술과 자료 제출도 청와대 전달되는지 궁금하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박 전 시장의 피소사실이 서울시나 경찰이 아닌 다른 곳에서 유출됐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도 나왔다. 검찰이 경찰보다 먼저 박 전 시장 의혹을 알았다는 증언에 따라서다. 김 변호사는 "경찰 고소장 접수 전날인 지난 7일 고소장 작성을 완료한 후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에 전화를 걸어 부장검사에 면담요청을 했지만 '고소장 접수되기 전 면담은 어렵다'는 입장을 들었다"면서 "검찰에서 피고소인이 누군지 알아야 면담할 수 있다고 해서 대답한 후 8일 오후 3시 면담 약속을 잡았지만 다시 7일 저녁 '일정이 있어 면담이 어렵다'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왕해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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